성공투자를 위한 선한투자의 법칙 - ESG가 돈이 되는 순간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7
홍기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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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선한"이라는 단어에 눈이 같기 때문이다. 투자와 선한은 왠지 상충되는 이미지다. 거기에 성공이라는 말이 붙으니 선한과는 더욱 거리가 있어 보인다. 과연 성공투자와 선한 투자가 겹쳐질 수 있을까?

요즘 기업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ESG라는 용어가 종종 눈에 띈다. ESG를 검색하면 "지속 가능한"이라는 단어가 먼저 등장한다. 도대체 ESG가 뭘까? ESG는 E(Environmental, 친환경) S(Social, 사회적 가치가 있는) G(Governance, 공공경영)의 약자로 기업 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비재무적 3가지 핵심요소를 말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낯설거나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사실 ESG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남양유업 불매운동이나, 제품 생산에 유해 물질을 뿜어내는 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 등과 같이 우리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윤리 등에서 기업이 추구해야 할 장기적 관점의 경영을 의미한다.

ESG가 왜 필요한 것일까? 우선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가격차이가 크지 않거나, 가치가 있다고 느껴졌을 때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고, 그런 제품을 구입한다. 기업의 사회적 활동 역시 그렇다. 기왕이면 사회적으로 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기업의 제품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하지만 ESG는 뚜렷한 수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투자자의 입장에서 ESG에 투자하는 돈은 버리는 돈같이 느껴질 수도 있다. 당장에 수익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보자면 시장에 맡겨둘 경우, 누구도 선뜻 투자하려 하지 않는 입장이 있기에 금융이 ESG를 실천하도록 기업을 강제하고 있다.

이 책에는 포괄적이고 윤리적인 의미에 ESG에서 벗어나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ESG에 대한 실제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어떤 면에서는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서 전문적이기도 하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기업의 ESG의 어떤 면을 바라보고 투자를 해야 할까? 기업이라면 투자를 받기 위해 ESG의 어떤 면을 부각시켜야 할까?

책에서는 몬산토의 사례가 여러 번 등장한다. 세계 1위의 GMO 기업인 몬산토는 2016년 바이엘에게 매각되었는데, 문제는 몬산토가 DDT 등의 유해 물질을 제품 제조에 활용했다는 데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몬산토가 활용한 제초제에 맞서는 더 강력한 해충이 등장하게 되었고 살아남은 해충들로 인해 종자를 잃는 사태가 일어난다. 그 일로 손실을 본 농부들의 자살 사태가 일어난다. 2015년 WHO가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이후 100여 명의 원고로부터 소송이 걸린 시점에서 바이엘은 몬산토를 인수한다. 그리고 2주 후 캘리포니아 법원으로부터 징벌적 판결을 받게 된다. 과연 바이엘은 몬산토의 상황을 모르고 인수를 했을까 하는 것이다. 물론 상황 상 바이엘의 투자자들 또한 몬산토의 상황을 알고 있었을 테지만, 이 사건이 이렇게나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는 데 있다. 그만큼 ESG를 고려하는 게 쉽지 않다는 방증이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꼼꼼히 따져봐야 할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특정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모범답안은 아니다. 하지만 그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전문가로서 확인해 볼 여러 방법과 전략 등을 자세히 소개해 준다. 성공투자를 위한 선한 투자의 법칙을 통해 ESG의 가치의 중요성과 투자에 대한 감각을 익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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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예술을 들일 때, 니체 - 허무의 늪에서 삶의 자극제를 찾는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32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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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 시리즈를 좋아하고, 꾸준히 읽고 있다. 저자의 이름이 낯이 익어서 보니 세 번째 만나는 서가명강 철학 시리즈였다. 에리히 프롬과 쇼펜하우어에 이어 이번에는 니체다. 니체는 내겐 참 친해지기 어려운 철학자다. 그렇다고 니체와 관련된 책을 안 읽은 것도 아니다. 클클 시리즈에서도 만났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읽었고, 니체를 연구한 철학자의 저서도 읽었고, 그와 관련 있는 책도 여러 권 마주했는데도 마주할 때마다 새롭고 낯설다. (아마도 니체에 대해 처음 마주한 "신은 죽었다."라는 문장 자체가 주는 충격 때문에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게 되었는데, 실제 뜻을 마주하고 나서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지금으로 보자면 아주 어린 나이인 20대 초반에 이미 교수로 임용된 니체는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기도 했다. 왠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철학자이기에 이 책에 두 글자 "예술"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왜 자꾸 니체 하면 고지식하고, 고집불통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것 같았다. 근데 그가 얼마나 예술을 사랑하고, 모든 가치와 학문 중 우선순위로 예술을 두었는지는 이 책을 읽으면서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니체의 저서 "비극의 탄생"을 중심으로 니체와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룬다. 놀라운 것은 니체가 이 책을 28살에 썼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인물에는 박찬국 교수가 서가명강에서 이미 다룬 적이 있는 쇼펜하우어가 있다. 그의 철학에 대해 니체는 초반에는 동조하고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이후 생각이 바뀌어서 그의 철학과의 이별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니체는 우상격으로 좋아했다가 추후에 돌아서는 경향이 여러 번 있었던 것 같다. 음악가 바그너와의 관계 역시 그랬다.

니체는 예술을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으로 이야기하는데, 디오니소스적인 예술에의 심취에 더 가치를 둔다. 저자는 예술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예를 들어 설명한다. 바로 BGM에 관한 내용이다. 우리가 영상이나 자막을 볼 때 과연 그 분위기를 깊이 있게 느끼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모르겠다면 공포영화를 상기시켜보자. 우리가 공포를 느끼는 것은 내용일까, 음악일까? 가볍게 생각하는 예술의 힘을 알 수 있는 예가 될 것이다.

이 철학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다름을 느낀다. 맥락만 보자면 현대인들의 생각과 대척점을 가질 수도 있겠다 싶었던 것이 그는 경쟁을 긍정적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회주의나 평등의 개념이 오히려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봤다. 여기서 끝났다면 니체의 철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긍정할 사람이 많지 않을 듯싶은데 저자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느끼는 허무와 고통 등의 비극적 감정들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설명한다.

니체는 오히려 욕망을 인간과 문명의 발달을 위해서 필요한 동력이라고 본다.

인간이 이룩한 모든 위대한 업적과 성취는 욕망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위대한 것을 성취하기 위해 고통을 기꺼이 감수한다.

이 책을 통해 본 니체는 위로보다는 호통을, 당근보다는 채찍을 통해 약해빠진 마음을 강하게 갖기를 종용한다. 오히려 허무와 고통을 장애로 여기며, 장애를 극복해야 강한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여긴다. 그렇다고 욕망의 노예가 되는 것도, 욕망을 억누르고 금기시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욕망을 적절히 조절하여 마침내 강한 인간이 되는 것. 그리고 그 강함은 비극과 같은 현실 세계의 장애들을 이길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들을 그리스의 비극과 같은 예술에서 찾았다.

서가명강 32번째 수업을 통해 비극의 탄생과 그 안에 담긴 니체의 철학을 새롭게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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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와 아키라
이케이도 준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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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케이도 준의 작품을 만났다. 처음 만났던 작품(한자와 나오키)처럼 이번에도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제목이 되었다.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젊은이 아키라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이름과는 달리 그들의 삶의 시작은 확연히 달랐다. 대형 해운회사의 재벌 3세로 태어난 금수저 가이도 아키라와 부도로 외가인 이와타까지 쫓겨가서 살게 된 흙수저 야마자키 아키라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야마자키 프레스 공업이라는 영세한 공장을 경영하던 아버지 고조가 사업에 실패한 후, 야마자키 아키라의 가족은 이와타의 외할아버지 댁으로 오게 된다. 상점가에서 장사를 하던 외할아버지와 외삼촌 그리고 재취업을 한 아버지 덕분에 아키라는 어렸을 때부터 장사와 기업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자라난다. 그리고 얼마 후 대형 슈퍼가 들어오는 개점일 당일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남자아이가 단상에 있는 것을 본다. 그 둘은 이렇게 처음 만나게 된다.

평생 롤 모델이었던 할아버지 가이도 마사쓰네가 갑작스럽게 사망한다. 사망 전에 가이도 아키라의 아버지이자 장남 가즈마와 스스무, 다카시에게 사업 분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던 할아버지는 그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사망한다. 그리고 그 후 진흙탕 싸움이 시작된다. 실제 경영에 대한 수업을 제대로 받지 않은 두 삼촌 스스무와 다카시는 모기업인 도카이 해운의 주식을 넘기는 대가로 자신들의 휘청이는 사업 인수를 형에게 요구한다. 결국 도카이 상회와 도카이 관광을 인수하게 된 아키라의 아버지 가즈마. 아버지가 사업을 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가이도 아키라는 경영자로의 철학을 가지게 되는 한 편, 돈 때문에 의가 상하는 삼 형제의 모습을 보고 착잡함을 느낀다.

한편, 공장이 도산한 후 재취업을 하게 된 아버지 고조가 다시 비슷한 사건에 연루되는 모습을 보며 기울어진 집안 형편 때문에 취업을 하기로 한 야마자키 아키라. 워낙 출중한 성적 때문에 담임교사는 대학 진학을 권유한다. 어린 시절부터 은행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던 야마자키 아키라는 결국 대학 진학 후 은행에 취업하게 된다. 우연의 일치일까? 가이도 아키라 역시 가업을 이어받는 대신 자신만의 길을 가기로 결심하게 되고 둘은 같은 은행에서 만나게 되는데...

어쩌면 뻔한 히스토리로 진행된다 볼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이케이도 준의 소설을 읽으며 마음이 놓이고 따뜻해지는 이유는 결국 진실은 승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름의 두 사람이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일을 처리해가는 모습을 마주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어린 시절의 고통스러운 상처가 긍정적인 방식으로 극복되고 표현되는 장면에서는 나 또한 감정이입이 되며 울컥하기도 했다. 독한 시집살이를 겪은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더 혹독하게 시집살이 시킨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지 않는가? 현실을 이렇지만 책 속 현실은 달라서 더 고개가 끄덕여졌다. 적어도 작품 속에서만이라도 모두가 꿈꾸는 그런 이야기가 펼쳐지면 좋겠으니 말이다.

1970년대부터 30년간의 일본의 경제사가 책 속에 담겨있기에 소설 속 이야기와 함께 일본 경제사에 대해 이해하는 것도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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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다는 착각 - 몸과 마음에 대한 통념을 부수는 에이징 심리학
베카 레비 지음, 김효정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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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읽는 순간, 잘못 읽었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나이가 드는 건 당연한 것이고, 진실인데 왜 "착각"이라는 단어가 쓰인 걸까 싶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놀랐다.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꽤 오래 다닌 직장의 퇴사를 앞두고 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앞자리가 두 번이나 바뀌었으니 적지 않은 시간이었다. 퇴사 후 이직을 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한데, 자기 계발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이직을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공부라는 데 방점이 있다. 그러다 보니 걱정이 앞섰다. 나이가 들어서 하는 공부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머리도 머리고, 체력도 안되고... 여러 가지 부정적인 생각들과 함께, 적지 않은 나이에 이직이 과연 쉬울까? 하는 생각 또한 들었다. 둘 다 부정적인 생각들이다. 그래서일까? 이 타이밍에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은 내게 행운이었던 것 같다.

저자는 노화 심리학을 연구한 전문가다. 그런 그 조차 자신의 경험에서 은연중에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떠올리고, 그렇다고 판단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그래도, 자신은 그러지 말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저자는 궁금했다. 정말 나이가 들면 젊은이보다 모든 능력이 떨어지는 게 당연한 걸까? 하고 말이다.

우선 저자는 노인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5가지 단어를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다. 놀라운 것은, 가령 "굼뜨다. 고집불통이다. 노쇠하다" 등 부정적인 단어를 떠올리는 사람과 "깊이 있다. 현명하다. 너그럽다" 등 긍정적인 단어를 떠올린 사람의 능력에 차이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나이의 차이가 아닌 연령 인식의 차이 말이다.

책 속에는 100세에 가까운 나이에도 현업에 종사하는 인물들이 상당수 등장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나이를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스로 나이의 한계치를 두지 않기에 그들은 여전히 자신의 일을 찾아서 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그린 나이에 관한 선입견은 체화된 것이 아니기에 바꿀 수 있다고 말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노인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이 깊어졌다. 나 역시 노인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아이러니한 것은 사람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노인이 되지만, 그를 인식하지 못하기에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문제는 내가 당장 노인이 아니더라도,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기저가 깔린 상태가 지속되면 나 역시 그렇게 바뀐다는 사실이다.

한참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제목의 노래가 히트를 쳤다. 왜 그 노래가 유독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을까? 우리 사회가 나이에 대한 깊은 편견과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살펴본 가사에는 사실 나이가 많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담겨있긴 하다.)

나이에 대한, 노인에 대한 생각만 바뀌어도 상당한 변화가 일어난다. 저자는 다양한 실험군을 조사하고, 비교하며 결론에 이르렀다. 긍정적인 연령 인식 하나만 가지고도 몸과 마음의 회춘이 일어난다. 모든 것은 내 인식에 달렸다. 원숙하게 익어가는 나이듦의 과정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자. 거기서부터 변화는 시작될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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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그림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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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놀라운...! 읽으면서 반해버렸다. 우스케라는 이름도 제대로 각인이 되어서 전 작에도 관심이 생겼다. 이 작품은 단편소설이기도,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아주 묘하게 이상한 작품이다. 4개의 챕터의 작품들만 봐도 이야기가 된다. 근데, 4개의 작품이 하나로 모이면 또 이어지고 마지막에 "대박!"을 외칠만한 이야기로 연결된다. 그렇게 보면 장편소설인지도 모르겠다. 표지부터 아주 특이하고 이상하다. 표지에 동그랗게 보이는 부분이 있는데, 첫 장을 벗겨내면 속에 또 그림이 있다. 마치 예전에 스크래치 북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오컬트 동아리 사사키 슈헤이는 오랜만에 후배 구리하라를 만난다. 구리하라로부터 한 블로그를 소개받았다.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섭다는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미 몇 년 전의 글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글이 올라오지 않는 블로그의 주인은 자신을 나나시노 렌이라고 소개한다. 일상의 글이 담겨있는데, 아내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아내의 사망에 관한 글이 전부다. 그리고 무슨 비밀을 안 것인지 돌연 블로그를 그만하겠다는 글이 남아있다. 둘은 이 블로그의 비밀을 파헤치고 싶다.

한 남자가 산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다. 그는 미술교사인 미우라 요시하루였는데, 휴일을 맞아 산에서 야영을 하다가 관리인에게 발견된다. 마지막까지 그와 접촉한 사람은 3명이다. 아내와 제자 가메이도 유키, 친구 도오카와 노부오. 하지만 유력 사망시간대에 알리바이를 다들 가지고 있었다. 하필 관련 사건을 취재하던 L 일보 기자 구마이 이사무가 암으로 사건에서 빠지게 되면서 사건은 묻히게 된다. 구마이가 취재부에서 총무부로 자리를 옮긴 후, 신입사원 이와타 ??스케가 입사한다. 그 역시 기자가 되고 싶었지만, 고졸이라는 학력이 발목을 잡는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미우라에게 많은 신세를 졌던 이와타이기에 은사의 사건을 다시 파헤치고자 하는 마음을 먹는다. 그 사건의 취재기자가 사수인 구마이였다는 사실을 힘입어 그는 은사가 살해된 날과 똑같이 행동하며 사건을 재확인코자 한다. 미우라가 사망한 곳에 올랐을 때 마지막으로 남긴 그림과 다른 점을 깨닫게 되는 이와타. 사건의 범인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하지만, 그 역시 미우라오 같은 모습으로 살해된 채 발견된다. 과연 이와타는 누구에게 살해당한 것일까?

작품들은 시간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지 않다. 또한 어떤 작품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야기의 접점이 등장한다는 사실! 그 접점을 토대로 앞에서의 인물이 다음 작품의 누군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더 흥미로워진다. 다른 추리소설과의 차별점이라면 제목 그대로 그림이 여러 장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 그림의 공통점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는 부분을 책보다 앞서서 추리한다면 더 재미있게 책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팁이라면... 선입견을 버리라는 것이다. 나 역시 그 부분에서 무릎을 쳤다. 엄마와 어머니. 정도라면 힌트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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