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선한"이라는 단어에 눈이 같기 때문이다. 투자와 선한은 왠지 상충되는 이미지다. 거기에 성공이라는 말이 붙으니 선한과는 더욱 거리가 있어 보인다. 과연 성공투자와 선한 투자가 겹쳐질 수 있을까?
요즘 기업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ESG라는 용어가 종종 눈에 띈다. ESG를 검색하면 "지속 가능한"이라는 단어가 먼저 등장한다. 도대체 ESG가 뭘까? ESG는 E(Environmental, 친환경) S(Social, 사회적 가치가 있는) G(Governance, 공공경영)의 약자로 기업 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비재무적 3가지 핵심요소를 말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낯설거나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사실 ESG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남양유업 불매운동이나, 제품 생산에 유해 물질을 뿜어내는 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 등과 같이 우리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윤리 등에서 기업이 추구해야 할 장기적 관점의 경영을 의미한다.
ESG가 왜 필요한 것일까? 우선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가격차이가 크지 않거나, 가치가 있다고 느껴졌을 때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고, 그런 제품을 구입한다. 기업의 사회적 활동 역시 그렇다. 기왕이면 사회적으로 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기업의 제품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하지만 ESG는 뚜렷한 수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투자자의 입장에서 ESG에 투자하는 돈은 버리는 돈같이 느껴질 수도 있다. 당장에 수익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보자면 시장에 맡겨둘 경우, 누구도 선뜻 투자하려 하지 않는 입장이 있기에 금융이 ESG를 실천하도록 기업을 강제하고 있다.
이 책에는 포괄적이고 윤리적인 의미에 ESG에서 벗어나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ESG에 대한 실제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어떤 면에서는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서 전문적이기도 하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기업의 ESG의 어떤 면을 바라보고 투자를 해야 할까? 기업이라면 투자를 받기 위해 ESG의 어떤 면을 부각시켜야 할까?
책에서는 몬산토의 사례가 여러 번 등장한다. 세계 1위의 GMO 기업인 몬산토는 2016년 바이엘에게 매각되었는데, 문제는 몬산토가 DDT 등의 유해 물질을 제품 제조에 활용했다는 데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몬산토가 활용한 제초제에 맞서는 더 강력한 해충이 등장하게 되었고 살아남은 해충들로 인해 종자를 잃는 사태가 일어난다. 그 일로 손실을 본 농부들의 자살 사태가 일어난다. 2015년 WHO가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이후 100여 명의 원고로부터 소송이 걸린 시점에서 바이엘은 몬산토를 인수한다. 그리고 2주 후 캘리포니아 법원으로부터 징벌적 판결을 받게 된다. 과연 바이엘은 몬산토의 상황을 모르고 인수를 했을까 하는 것이다. 물론 상황 상 바이엘의 투자자들 또한 몬산토의 상황을 알고 있었을 테지만, 이 사건이 이렇게나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는 데 있다. 그만큼 ESG를 고려하는 게 쉽지 않다는 방증이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꼼꼼히 따져봐야 할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특정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모범답안은 아니다. 하지만 그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전문가로서 확인해 볼 여러 방법과 전략 등을 자세히 소개해 준다. 성공투자를 위한 선한 투자의 법칙을 통해 ESG의 가치의 중요성과 투자에 대한 감각을 익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