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독 :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자서전
필 나이트 지음, 안세민 옮김 / 사회평론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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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처럼 분명한 자기 자리와 형식을 가지고 있는 글 양식도 드문듯 합니다. 개인이 자신이 걸어온 길을 반추하고, 과오와 고생 그리고 성공을 진솔하게 고백하는 자서전은 좌절을 이겨낸 과정을 보여주는 ‘인간승리’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나친 자기미화와 합리화, 그리고 한철 장사를 노린 상업주의적 기획의 산물이라는 비판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역경’, ‘고난’이라는 단어는 자서전에 어김없이 등장하고, 자서전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장애나 좌절을 가감없이 보여주면서 경쟁자가 아닌 자신과 싸우는 모습을 진솔하게 써내려갑니다.

이 책은 나이키의 공동 창립자 필 나이트가 쓴 자서전입니다. 주로 젊은 시절 전 세계를 여행했던 1962년부터 백만장자가 된 1980년까지의 사건을 주로 설명합니다. 회사의 시작, 실패 및 지금의 성공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p269 사람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7500보, 평생 동안 2억 7400만보를 걷는다. 평생 동안 지구를 여섯 바퀴나 도는 셈이다. 슈독은 이런 여행에서 한 부분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슈독은 인류의 발이 지구 표면과 접촉하는 경첩을 다듬는 사람들이 아니라 인류를 이어주기 위한 더 나은 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책의 제목인 ‘슈독(Shoe Dog)’은 신발의 제조, 판매, 구매 또는 디자인에 전적으로 헌신한 신발 애호가를 설명하는 용어라고 합니다.

오늘날 나이키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브랜드 중 하나이지만 필 나이트는 거의 죽음에 가까운 경험과 많은 고난을 겪었습니다. 500페이지 넘는 분량에서 인생과 사업에 대한 몇 가지 교훈을 배울 수 있습니다.

p432 나의 경영 스타일은 단계마다 지시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경영 스타일 때문에 자기 능력을 유감 없이 발휘할 수 있었다. 나는 그들을 붙잡지 않고 풀어주었다. 그들이 실수를 해도 내버려두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런 식으로 대해 주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1.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방법을 알아내도록 격려하십시오

훌륭한 리더는 거의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하되 그것을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자유를 주십시오. 이는 회사의 사명에 열정적인 직원을 선택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필의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달리기에 열정적인 사람을 고용하는 것입니다

효과적인 전략을 세우고 개인의 성공보다는 회사의 개선을 위해 일하는 능력이 그들을 효과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초기의 소통을 통해 그들은 오늘날 실리콘 밸리에 퍼져있는 문화와 유사한 편안한 개방과 협력의 문화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p85 신발을 파는 일은 왜 좋아하는 것일까? 그 일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나에게는 달리기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매일 밖에 나가 몇 마일씩 달리면,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내가 파는 신발이 달리기에 더 없이 좋은 신발이라고 믿었다. 사람들은 내말을 듣고 나의 믿음에 공감했다. 무엇보다도 믿음이 중요했다.

 

2. 핵심가치-열정과 믿음

필은 달리기에 열정적이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매일 몇 킬로미터를 달리면 세상이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진심으로 믿었습니다. 그리고 나이키 신발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 열정을 전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처음 몇 년 동안 나이키로부터 거의 이익을 얻지 못했습니다. 대신 그는 더 많은 신발을 사기 위해 모든 이익을 재투자했습니다. 그는 나이키를 거대하게 만들 수 있는 작은 기회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가능한 한 빨리 성장하기를 원했습니다.

돈이 그의 주된 동기였다면 그는 수입이 거의 없이 처음 몇 년 동안 살아남지 못했을 것입니다. 대신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흥미로운 여정을 그 이유로 보았고, 그것은 그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했습니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필의 부와 명성은 높아졌지만 그는 열심히 일하고 스포츠 애호가라는 핵심 가치를 고수했습니다.

 

p210 인생은 성장이다. 성장하지 않으면, 죽은 거나 다름없다.

3. 회사의 성장

나이키의 성장은 브레이크가 없는 기차와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더 빠르고 빨라졌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회사의 성장을 관리하는 것이 었습니다.

자본 부족은 지속 불가능한 위험요소였습니다. 사람들은 그에게 성장을 늦추고 판매가 저조할 경우를 대비하여 약간의 돈을 따로 마련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필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는 나이키가 그의 삶을 더 힘들고 힘들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한 빨리 나이키를 성장시키고 싶었습니다.

많은 성공한 기업가들이 알고 있듯이 명성과 재산에는 항상 장애물과 함정이 있습니다. 필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좌절에 맞서 싸웠습니다.

4. 파트너쉽

첫 신발이 도착했을 때 나이트는 즉시 한 켤레를 오레곤 대학의 전 육상 코치였던 유명한 빌 바우워맨에게 배송했습니다. 신발에 깊은 인상을 받은 그는 파트너가 되어 제품 디자인을 담당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1년 후 그와 파트너를 맺겠다고 제안했으며 두 사람은 1964년에 블루리본스포츠를 설립했습니다.

또, 스포츠에 대한 열정으로 선수들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선수들과 유대감을 형성 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 모두가 아들, 형제 및 가족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스포츠에서 운동 선수들과 강력한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그들의 게임에 참석하고, 필요할 때 그들을 도우며 관계를 맺었습니다.

아이를 잃는 것은 가장 잔인한 형벌이며, 필과 그의 아내 페니는 몹시 고통스러웠습니다. 아들 매튜의 죽음 소식이 알려진 후 모든 나이키 운동 선수는 편지를 쓰고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걸었고 타이거 우즈가 처음으로 애도를 표했습니다. 다른 CEO가 형성 할 수 없었던 스포츠에 대한 열정으로 나이키선수들과 유대감을 형성 할 수 있었습니다.

5.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수영하는 법을 모르고 수영하는 법을 배우지 않고 물에 빠져 익사하기 전에 빨리 수영하는 법을 배우기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새로운 상황에 뛰어 들어 모든 것을 알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필은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위험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 그는 위험에 정면으로 돌진하기로 합니다.

자신의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고 운을 인정하지만, 열심히 일할수록 운이 좋다는 점을 지적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 계획하고, 전략을 세우고,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가족, 직원, 공급업체 및 은행원과의 관계를 나이키를 만드는 여정의 가장 중요한 측면으로 언급합니다. 그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우리의 성공을 만들거나 깨뜨릴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첫번째 대출을 해주었고, 그의 어머니는 그의 첫 고객 중 하나였으며, 그의 여동생은 회사의 첫번째 파트타임 직원이었습니다. 그들의 지원은 처음에 도움이 되었고 그가 시작하는 데 필요한 용기와 격려를 주었습니다.

아내 페니와 결혼하고 아들이 태어나지만, 그는 사업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여러 번 그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의 아들 매튜의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그는 가족과 떨어져 보내기로 선택한 시간을 후회하는 부분에서 그의 슬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p501 나는 승리의 의미를 다시 정의해 다시 패배하지 않는다 혹은 생존한다는 원래의 정의를 뛰어넘어 그 원리를 확장하려고 했다. 원래의 정의는 나 자신과 나이키를 유지하는 데 충분하지 않았다. 모든 위대한 기업들이 그랬듯, 우리도 창의성을 발휘해 세상에 기여하고 싶고, 이런 포부를 크게 외치고 싶었다.

 

성공과 후회로 가득 찬 그의 이야기는 야심 찬 기업가에게 길고 힘든 여정에 대한 경고를 해줍니다.

그러나, 두 가지 중요한 측면을 생략한 것은 아쉽습니다. 운동화가 실제로 어떻게 디자인되었는지와 회사의 브랜드가 수년 동안 어떻게 그렇게 강력 해졌는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습니다. 두 부분에 대한 정보를 포함했다면 조금 더 유익한 이야기가 되었을 듯합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힘든 시련을 겪는 분들에게는 위로를 해주고, 사업, 스포츠 또는 기업가 정신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에게는 동기를 부여를 해주는 책입니다.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내가 만약 실패할 운명이라면 가급적 빨리 실패하는 것이었다. 그래야만 어렵게 얻은 교훈을 써먹을만한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 나는 목표를 두고 많은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목표는 그것이 ‘실패한다면 빨리 하자’는 마음 속의 구호가 될 때까지 계속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 P140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 우리가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 실패했을 때 이를 빨리 털고 일어나 실패를 통해 배우면서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 P364

함께 있는 시간이 몇 시간 더 많아진다고 해서 변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아버지로서의 역할과 기업가로서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나는 그냥 잘하고 있는가, 아주 잘하고 있는가?
- P433

20대 중반의 젊은이들에게는 직업에 안주하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천직을 찾아라.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더라도, 계속 찾도록 노력하라. 천직을 찾으면 힘든 일도 참을 수 있고, 낙심하더라도 금방 떨쳐버릴 수 있다.
- P542

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 자신에게 믿음을 가져라. 이런 믿음에 대해서도 믿음을 가져라. 믿음은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이 정의하는 믿음이어야 한다. 믿음 그 자체는 당신의 마음 속에서 정의된다.

- P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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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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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냄새를 맡아 본 것은 언제였나요?'

'맨발로 풀밭을 걸어 본 것은?’

‘파란 하늘을 본 것은 또 언제였나요?'

엘리자베스와 그의 제자 데이비드 케스러는 죽음 직전의 사람들 수백명을 인터뷰해 그들이 말하는 ‘인생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을 받아적어 살아있는 이들에게 강의 형식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 지상에서 남아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음을 일깨우며, 늘 주먹을 꽉 움켜쥔 채 살아온 우리에게 이제 손바닥 위에 부드러운 깃털이 놓인 것처럼 부드럽게 손을 펴라고 다독입니다.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랑과 용서에 대해, 그 상실의 의미에 대해 ‘삶의 끝’에 선 사람들이 배우고 깨친 것을 들려줍니다.

1. 사랑

p52 다른 사람들과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을 사랑함으로써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신은 우리에게 사랑하고 사랑받을 무한한 기회를 주었습니다.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소유하고, 간직하고, 떠날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유일한 것입니다. 사랑은 삶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 유일한 선물입니다.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감정은 사랑뿐입니다. 사랑은 우리 안에서 숨쉬고 있는, ‘오늘’의 풍요로움입니다.

2. 용서

용서의 첫 단계는 상대방을 다시 인간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들이 그들의 잘못 이상의 존재임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서 실수투성이이고, 부서지기 쉽고, 궁핍하고, 외로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그들 역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로 가득한 인생길을 걷고 있는 영혼들입니다.

3. 상실

p89 상실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는 한눈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장합니다. 상실로 인해 고통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결국 더 강해지고, 더 온전한 존재가 됩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많은 상실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이제 삶이 상실이고, 상실이 곧 삶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상실은 인생에서 무엇이 소중한지를 보여 줍니다. 두려움과 분노, 죄책감조차도 훌륭한 영혼의 교사입니다. 삶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우리는 성장합니다. 삶은 그 특별한 매력을 나타내기 위해 굴곡이 있는 것입니다.

학교라는 곳에서 무언가를 배우지만, 정작 삶을 가르쳐 주는 곳은 없습니다. 우리가 배워야할 과목들은 사랑, 관계, 상실, 두려움, 인내, 받아들임, 용서, 행복 등입니다. 이 수업은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이 진정 누구인가 하는 깨달음으로 우리를 데리고 갑니다. 그것이 수업의 완성입니다.

각 장에는 죄책감, 힘, 관계와 같은 단일 단어 제목이 있으며 각 장은 이야기로 설명함으로써,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관계’ 장에서는 관계의 끝과 일부 관계가 단순히 자연스러운 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것은 그 관계가 주어진 시간에 그 사람에게 옳다는 목적을 달성했을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그 관계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끝났다는 것을 인정할 자유를 제공합니다.

p141 지금 이 순간을 살지 않는다면, 상대방과 자신을 진정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살지 않으면, 행복을 발견할 수도 없습니다. 과거의 문을 닫지 말고 가끔씩 그 문을 들여다보되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인생은 길지만 시간은 짧다’는 말이 가슴깊이 와닿았습니다. 군데 군데 밑줄 긋고 싶은 대목이 많았고, 책에서 풍겨나는 따뜻하고 힘있는 말은 내면을 조용히 바라 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 그것을 지금 당장 하라는 것이 이 책에서 주는 가장 중요한 가르침일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사는 비결이고, 아무 조건없이 지금 당장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입니다.

‘현재’라는 지금 나에게 주어진 지금 이 순간을 즐겁고 사랑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리고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내 인생의 종착점에 도착했을 때 결코 부끄럽게나 후회가 없는 멋진 인생을 살아가야겠습니다.

지금 이 시간을 살고 있다면 누구든 읽어봐야 하는 책입니다. 늘 가까이 두고, 힘들고 지칠 때 한번씩 꺼내 읽어 보고 싶습니다.

배움을 얻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갑자기 더 행복해지거나 부자가 되거나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자기 자신과 더 평화롭게 지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 P19

당신은 스스로를 치유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하기 위해 이 세상에 왔습니다...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게 되면 자신이 해야할 일, 배워야 할 교훈이 보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존재와 안에 있는 존재가 하나가 되면 더 이상 숨기거나 두려워하거나 자신을 보호할 필요가 없습니다. 상황을 초월한 존재로서의 자기 자신을 볼 수 있게 됩니다.
- P33

자신이 특별한 존재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외부적인 어떤 일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당신은 이미 완전한 사람입니다.
- P70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신경 쓰면 정작 자신의 힘을 잃어버립니다. 이 힘을 회복하고자 한다면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삶은 바로 당신 자신의 삶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당신에게는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힘은 없지만,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 힘이 있습니다.
- P113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왜 일어나는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삶은 우리에게 겸허함을 요구합니다. 삶은 신비이며, 때가 되면 모든 것이 밝혀질 것입니다.
- P214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도 치유의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삶에 순종하면 상황은 기적처럼 변할 수 있습니다. 받는 능력은 바로 이 순종 속에서 가능합니다. 삶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길 때 우주는 우리에게 운명을 완성할 수 있는 도구들을 제공합니다.
- P223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신은 세상을 존속시키기로 결정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눈을 뜨는 매일 아침, 당신은 살아갈 수 있는 또 다른 하루를 선물 받은 것입니다. 당신은 언제 마지막으로 그 하루를 열정적으로 살았나요?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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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의 좋은 죽음 안내서 ㅣ 시체 시리즈
케이틀린 도티 지음, 임희근 옮김 / 반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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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죽음에 대해 터놓고 얘기하는 것은 일종의 공포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일이며, 우리에게 일어나기 전에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도 일어날 것입니다.

p21 우리는 최선을 다해 죽음을 가장자리로 밀어내고, 시신을 강철 문 뒤에 두고, 환자와 죽어가는 사람들을 병실에 몰아넣는다. 죽음을 너무나 잘 숨기는 바람에, 우리가 죽지 않는 첫 세대라고 거의 믿어도 될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모두 죽을 것이며 우리도 그 사실을 안다

 

책의 저자인 케이틀린 도티는 20대에 여성 장의사로서 장례업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그녀가 20대 여성으로서 장의사라는 직업을 택한 이유는 어린 시절 목격한 죽음 때문입니다. 우연히 쇼핑몰에서 추락사한 아이를 보고 당시 여덟 살이었던 그녀는 큰 충격에 빠집니다. 그러나 죽음을 부정하는 문화 안에서 그녀는 어떤 설명도, 위로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죽음에 대한 병적인 집착이 시작되었습니다. 대학에서 중세사를 전공한 것도 죽음을 학문적으로 가까이 접하고자 했던 욕망의 결과물이었습니다. 졸업 후 그녀는 화장터에서 일하며, 이 경험을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스스로 치유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습니다.

p200 유해가 납골함에 담겨 나오면 누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손자손녀가 있었는지, 대역죄인이었는지 말할 수 없다. “너는 먼지였으니, 먼지로 돌아갈지어다.” 한 명의 성인으로서 당신의 재와 나의 재는 같고, 남는 것은 1.8-3.2킬로그램의 회색 재와 뼈뿐이다.

 

책에는 화장터에서 일하며 죽음과 함께한 경험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시체 한 구 한 구에 얽힌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와 함께, 시신을 운반하고 화장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저자와 함께 재로 가득한 화장장을 거니는 듯한 간접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방부 처리와 화장을 명확하고 생생한 이미지로 묘사하여 우리가 죽은 후에 우리가 어떻게 되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p240 시신들을 대하다 보면, 나 자신의 죽음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대면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영광스럽게 포장해도 시체는 우리가 먹고 싸고 끝내 죽을 수 밖에 없는 동물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려준다. 우리는 모두 앞으로 시신이 될 사람들인 것이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저자가 샌프란시스코의 장례식장에서 일한 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독자들을 쉽게 슬픔에 빠뜨릴 수 있고 때로는 금기 사항을 접근하기 쉽고 흥미롭게 만듭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면 ‘죽음이 비정상적이거나 숨겨지거나 신비스럽지 않아야한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하게 됩니다.

p323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었을 때 충격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그건 “왜 사람들은 죽는가?” “이런 일이 어째서 나한테 일어나는가?“ 같은 더 큰 실존적 물음의 짐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슬픔에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거라는 뜻이다. 죽음이란 당신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죽음의 역사와 죽음의 의식, 그리고 죽음을 다루는 이상적인 방법에 대한 철학적 사고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역사를 엮어 내면서 많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었습니다. 때로는 불편한 이야기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저자의 재치있고 솔직한 문장들은 매력적입니다.

죽음에 이르는 길은 모두 다르지만 죽음은 누구에게나 끝입니다. 그러나 죽음 이후에도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죽음 이후에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약간 궁금한 분들을 위해, 이 책은 의심할 여지없이, 알고 싶은 모든 (그리고 아마도 그 이상)을 줄 것입니다.

죽음에 대한 우리의 병적인 두려움은 죽음을 어둡고 나쁜 운명 같은 것으로 취급하는 데서 오는 것 같다. 해결책은 ‘전통적’인 장례의 모든 비상식적인 것들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 P69

인간의 대단한 승리는, 우리 뇌가 수백 수천년간 진화하여 우리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일이다. 인간은 슬프게도 자의식이 있는 생물이다. 비록 우리가 죽는다는 사실을 부정할 창의적인 방법들을 찾으려고 하루 종일 움직인다 해도, 자신이 아무리 힘 세고 사랑받고 특별하다 느낀다 해도, 언젠가는 죽어서 썩을 몸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는 이 지상에서 우리 종의 귀중한 일부만이 공유하는 마음의 짐이다.
- P99

죽음은 알려져야 한다. 어려운 정신적, 육체적. 정서적 과정으로서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하고 존중받아야 하며, 있는 그대로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 P183

홀로 내버려두면 인체는 썩고 부패하고 분해되어 영광스럽게 원래 나왔던 흙으로 돌아간다. 이 과정을 막기 위해 시신을 방부처리하고, 무거운 보호용 관을 사용하는 관습은, 불가피한 것을 모면해보려는 필사적 시도이며 우리가 명백하게 해체에 대한 공포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 P228

내가 볼 때 좋은 죽음이란, 지금까지 하던 일을 잘 정리하고, 전할 필요가 있는 좋고 나쁜 말을 전하고, 죽을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다. 좋은 죽음이란 수많은 고통과 괴로움을 견딜 필요없이 죽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좋은 죽음이란 죽음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죽을 시간이 왔을 때 싸우지 않는다는 뜻이다.
-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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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0-27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읽었습니다 ^^. 죽음과 늙고 병듦이 자연스럼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들에 대항하는 과학과 의학 발전에 열광하는 인간들만 남아있어요. 죽음을 경험하고 그 죽음에 애도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모든 사람의 자연스러운 모습일텐데 말이죠.
 
Enola Holmes: The Case of the Missing Marquess (Paperback) - 넷플릭스 '에놀라 홈즈' 원작 ㅣ Enola Homes Mystery (Paperback) 1
낸시 스프링어 / Philomel Books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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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상 전부였고 믿고 의지했던 엄마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떨까요? 그 전에 어떤 언질도 주지 않았고 그렇다고 외적으로 힘든 상황이 닥친 것도 아닌데 사라졌다면, 심한 충격을 넘어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까싶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주인공 에놀라는 자신의 현실과 마주하는 힘을 스스로 길러나갑니다.

에놀라는 어머니와 시골에서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녀의 생일에 어머니는 사라집니다. 에놀라는 어머니가 변덕스럽게 외출 한 것이 아니라 숨막히는 생활 방식에서 고의적으로 탈출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에놀라는 버림받은 것에 대해 상충되는 분노의 감정과 엄격한 사회 규범에서 벗어나 어머니와 함께 하고 싶어집니다.

10년동안 방문하지 않은 오빠인 마이 크로프트와 셜록에게 알립니다. 두 남자는 에놀라가 역에서 그들을 데리러 왔을 때 알아보지 못합니다. (자전거로, 바지를 입고 –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어린 소녀에게는 적합하지 않음). 그들은 어머니의 갑작스런 실종을 여성적인 히스테리로 일축하고, 에놀라를 기숙 학교로 보내야 합당한 젊은 아가씨로 자라 나야한다고 결정합니다.

에놀라는 계획했던 삶에서 벗어나 어머니를 찾기 위해 변장한 채 런던으로 도망칩니다. 그러나, 사라진 투크스베리 후작 사건에 연루되면서 그녀의 여정은 차질이 생깁니다. 그녀는 어린 후작의 행방을 우연히 발견하고 그와 함께 납치됩니다. 탈출하기 위해 서로를 돕습니다. 에놀라가 두 명의 살인 악당에게 납치되는 상황에 처할 때마다 책을 절대 내려 놓을 수없었습니다. 이야기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모든 캐릭터와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에놀라는 여러 가지로 오빠들과 달랐습니다. 그녀는 강한 마음과 고집이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국 엄마를 찾는 여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찾게 됩니다.

특히, 에놀라가 입어야하는 옷에 대한 정교한 묘사가 좋았습니다. 딸을 떠난 어머니와 에놀라가 수수께끼를 좋아했고, 그것이 이야기에서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에놀라의 이름조차도 그 자체로 일종의 수수께끼입니다)

이야기의 약간의 단점을 언급하자면, 에놀라가 해결한 사건은 실제로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전체 시리즈에 대한 소개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주인공 을 제시하고 빅토리아 시대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한 의미 (특히 이 세상에서 독립적이고 강한 소녀가 이질적인 대상으로 보이는 방식)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데 사용됩니다.

이 책이 끝날 때까지 에놀라의 실종된 어머니의 경우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말이 어떻게 계속될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흥미진진하고 모험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런던에 사는 14세 소녀가 엄마를 찾으려고 하는 많은 위험을 안고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작가인 낸시 스프링거는 1923년에서 1927년에 출판된 셜록홈즈 시리즈 10개의 이야기를 참고해 만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미국의 미스터리 작가로부터 영예를 얻었습니다. 그녀는 또한 에드거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작가입니다.

이 책은 많은 의문을 남깁니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은 "왜 에놀라의 어머니가 에 놀라를 데려 오지 않았을까?“입니다. 그 질문은 두 번째 책을 더욱 기대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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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
프레드 울만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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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슈투트가르트를 배경으로 한 이 책은 유대인 의사의 중산층 아들인 한스와 유명한 귀족 가족의 후예인 콘라딘이라는 두 십대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자 유대인 한스는 가장 유명한 학교인 칼 알렉산서 김나지움에 다닙니다. 귀족풍의 우아한 옷을 입은 독일소년 콘 라딘이 전학을 옵니다. 콘라드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한스는 학교에서 튀기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수집하는 오래된 동전들로 그의 환심을 사고, 둘은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서로에게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성장합니다.

한스는 집에 자주 친구를 초대해서 놀지만 콘라딘은 집에 초대하지 않다가 부모가 집을 비울때만 초대합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어머니가 유태인 혐오주의자였습니다.

시간은 흘러 히틀러와 나치가 권력을 잡게 되고 유대인인 한스의 가족은 점점 위기를 맞게 됩니다. 한스의 부모는 더 위험해지기 전에 그를 미국으로 보냅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독일인이었던 그의 부모는 독일에 의해 자살을 강요당합니다.

30년이 지난 후, 미국에서 한스는 하버드로 진학하여 변호사가 됩니다. 삶 전체가 망가진 그는 삶에 회의감을 느끼며 살아가는데 독일에서 모금운동에 참여해달라는 편지를 받습니다. 김나지움에 재학 중 나치에 의해 피해를 본 학생들을 위한 성금인데 그의 친구들의 이름들도 있었습니다. 그 편지를 받고 그는 과거를 회상합니다.

짧지만 누구나 한번쯤 느껴봤을 감정들이 정말 잘 묘사되어있고 책에 빠져서 그런지 실화같이 느껴졌습니다. 콘라딘이 전학 온 이후, 한스는 이 소년을 면밀히 관찰합니다. 쉽사리 그에게 다가가서 그와 친구가 되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른 친구무리들이 그 소년에게 다가가서 친해지려다가 퇴짜를 맞는 장면들을 섬세하게 관찰합니다. 반 학급에서의 미묘한 인간관계를 파악하는 능력, 그리고 콘라드에게 다가가고자 주인공 한스가 취했던 전략들은 흥미롭고 공감이 가기도 했습니다.

히틀러 영향으로 아이들이 잔인하게 유태인 친구를 고립시키고 선생님마저 분위기를 조장하고 괴롭혀도 넘어가고 은유적이지만 누구나 알 수 있게 유태인을 비난하는 모습이 충격적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유대인 입장에서 쓰여진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홀로코스트의 기억들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끔찍한 현실인 것임은 맞는 것이지만, 유대인이 아닌 순수 독일인의 입

장에서 그 순간들을 다시 돌이켜 보게 된다면 독일인에게 있어서는 유대인들이 완전히 다른 형태로 기억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는 1932년 2월에 내 삶으로 들어와서 다시는 떠나지 않았다"

책의 마지막까지 읽고 난 후, 다시 책의 첫 문장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제서야 비로소 그 마지막 문장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짦은 이야기이지만 마지막까지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됩니다.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완벽히 담아낸 작가의 필력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나는 세세한 것들 하나하나까지 다 기억하고 있다. 무거운 책상과 걸상이 있던 교실, 마흔 개의 축축한 겨울 코트에서 풍겨 나는 시큼한 곰팡내, 눈 녹은 물이 고인 웅덩이들, 전에 한때, 그러니까 혁명 이전에 빌헬름 황제와 뷔르템베르크 왕의 초상화가 걸려 있던 자리임을 보여 주는 회색 벽에 남은 누르스름한 선들. 지금도 나는 눈을 감으면 내 급우들의 뒷모습을 볼 수 있다.
- P22

나는 그날 콘라딘이 내게 무슨 말을 했고 내가 그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많은 것을 기억하지는 못한다. 내가 아는 것은 다만 우리가 젊은 두 연인처럼 한 시간쯤 길을 다라 오르내렸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불안해하며 서로를 어려워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그것이 겨우 시작일 뿐이며 이제부터는 내 삶이 더 이상 공허하거나 따분하지 않고 우리 둘 모두에 대한 희망과 풍요로 가득 차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 P52

우리가 생각하기에 가장 시급한 문제는 어떻게 하면 삶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을지 배우는 것이었고 이것은 삶에 어떤 목적이 있는지, 과연 있기나 한지, 또 이 놀랍고 헤아릴 수 없는 우주에서 인간의 조건이 무엇일지 알아내는 것과는 전혀 별개의 것이었다. 우리에게는 히틀러니 무솔리니니 하는 덧없고 우스꽝스러운 인물들보다 훨씬 더 중요한, 진정하고도 영원한 의의라는 문제가 있었다
- P62

이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더 이상 삶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이 가치 없으면서도 어떻게 해서인지 유일하게 가치 있는 삶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인 것 같았다.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슨 목적을 위해? 우리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인류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해야 이 잘 안되는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을까?
- P70

내가 알고 있던 것은 여기가 시작도 끝도 없는 내 나라, 내 집이며, 유대인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붉은 머리가 아니라 검은 머리로 태어났다는 사실만큼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뿐이었다. 첫째로 우리는 슈바벤 사람이었고 그다음은 독일인이었고 그다음이 유대인이었다. 내가 그 외에 달리 어떻게 느낄 수 있었을까?
- P81

나는 우리 부모를 부끄러워해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사실 언제나 그들을 자랑스러워했었다. 그런데 이제 콘라딘 때문에 내가 재수 없는 어린 속물처럼 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소름이 쫙 끼쳤다. 그래서 잠시 동안은 그 책임이 그에게 있다는 생각으로 그가 미워지기까지 했다. 내가 이렇게 느끼게 된 것은 그의 존재 때문이었는데, 만일 내가 내 부모를 멸시한다면 나 자신은 더욱더 멸시하게 될 터였다
- P90

이제는 떨리는 마음으로 그를 따라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 내가 전에 현실과 꿈에서 보았던 것과 똑같이, 그가 오른손을 들어 가볍게 문을 두드리자 문이 그의 명령에 순응해서 그가 들어가도록, 그리고 나도 받아들이도록 조용히 열렸다
- P102

마침내 그들을 보았을 때는 달아나고 싶어졌다. 유대인 아이의 본능적인 직감으로 볼 때, 채 몇 분도 못 가서 내 심장에 들어박히게 될 단검은 피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고통은 피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무슨 이유로 친구를 잃는 위험을 무릅써야 할까? 무슨 이유로 의심이 잠으로 달래지게 놓아두는 대신 증거를 요구해야 할까? 하지만 나는 달아날 용기도 없어서 고통에 대비해 마음을 단단히 먹고 떨리는 심정으로 기둥을 버팀목 삼아 기대어 서서 처형당할 마음의 준비를 했다.
- P111

우리는 전에 그랬던 대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만났고 그도 우리 어머니를 보러 왔지만 차츰차츰 횟수가 줄어들었다. 상황이 다시는 전과 같아지지 않을 것이며 이제 우리의 우정과 어린 시절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우리 둘 모두 알고 있었다.
- P122

그를 다시는 보지 못할 텐데 그가 죽었건 살았건 거기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하지만 그렇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문이 열리고 그가 걸어오는 일은 정말로 불가능한 일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있지 않은가?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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