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혁신
피터 드러커 지음, 권영설.전미옥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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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접하는 경영학 책이었기에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경영은 기업에 필요한 능력’처럼 잘못된 내 지식을 바로잡기에는 충분했으며, 반드시 기업을 운영하지 않아도 생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많은 변화들과 불편한 점을 기회로 생각하는 안목도 조금 가질 수 있었다.

 

 

새로운 것을 위해 조직을 창출하고 지휘하는 능력인 ‘기업자 정신’을 강조하는 저자는(13p) 혁신을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소비자들이 이제까지 느껴온 가치와 만족에 변화를 일으키는 활동”으로 정의한다. 물론 내부에 있는 예상치 못한 모든 것들(실패, 성공, 예상과 현실의 불일치 등)을 기회로 보고 열린 마음으로 변화를 분석하는 자세를 갖도록 권유한다.

 

 

각 상황에 따른 예시들이나, 서로 다른 변화의 양상(산업구조, 인구구조, 사람들의 인식 등)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의 예들을 많이 담고 있어(‘지각 상의 변화에 따른 혁신은 소규모로 시작해야 한다.’, ‘총점 선점 전략은 아주 규모가 작은 혁신에 적합하다.’, ‘혁신은 별도 조직을 만들어 해야 한다’ 등) 혁신에 대해 구호만 외치는 다른 책들보다 구체적이고 분명하다.

 

 

책에는 ‘약점을 드러내는 5가지 습관 외에도 여러 단원들에서 ’실패한 기업들’을 많이 이야기 한다. (벨이나 IBM 등) 덕분에 이 책을 읽으며 ‘혁신의 중요함’을 인식하는 한편, ‘피해야 할 행동들 역시 알 수 있었다.’ 게다가 혁신 기업을 만드는 계획들 외에도 인구나 산업구조, 전문시장 틈새처럼 혁신을 경제학 등 다른 분야와 잘 연결시킨다.

 

 

물론 저자는

“고객의 행동은 항상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고객의 현실이 제조업자의 생각과는 다른 것일 뿐이다.”(129p)

 

등 경제학이나 주식투자 서적들과는 다른 경영학만의 특징들도 명확히 보여준다. (고객의 선택을 항상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경영학의 관점은 대중과 반대로 가라는 수많은 주식투자 서적들이나 투자 격언, 또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다루는 ‘행동경제학’과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예상 독자층은 기업가나 직장인 등 ‘이미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로 보인다. 저자도 “예상치 못한 외부의 사건과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이 전문지식과 경험 면에서 서로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42p)고 말하듯이 학생들은 아직 전문지식과 경험을 쌓는 중이기 때문에 실천해볼 기회는 적을 듯하다.

 

하지만 저자는 ‘목표가 너무 낮은 게 문제다.’ 등 사회생활을 앞두고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알고, 변화와 실패를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일에도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을 해준다.

 

기업 혁신뿐 아니라 정부, 공공기관, 교회, 자선기관 등 비 영리 단체에 필요한 혁신까지 보여주는 저자의 현명한 조언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곳곳에서 새로운 가치를 알게 하고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만족을 주어 세상을 보다 나은 모습으로 바꾸는데 도움을 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아직 조직에 몸담지 않은 사람들이나, 혁신보다는 혁신에 필요한 지식을 쌓아야할 사람들은 저자의 ‘자기 경영 노트’를 함께 보면 더 큰 소득을 얻으리라 생각한다. 그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현신을 생각하며 소감문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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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이해
김흥규 지음 / 민음사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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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정의, 특징부터 구성요소와 가야할 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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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이해
김흥규 지음 / 민음사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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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가 “가능한 넓은 범위의 독자들에게 우리문학의 전체적 윤곽을 살피기 위한 ‘입문적 약도’.”라 말하는 이 책은 한국문학을 이루는 작은 부분들은 물론이고, 그 부분들이 이루어온 ‘국문학’이란 큰 흐름과 함께, 한국문학이 나아가야할 방향까지 제시한다.

 

구비문학을 국문학의 영역에 포함시키거나 한문문학 역시 국문학에 속한다는 말은 당연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이후 내용들을 통해 한국문학사와 연결시켜 각 영역들의 발전상을 자세히 부연한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며 가장 유익한 장인 갈래론은 주로 4분법을 토대로 하지만, 그 사이의 중간적 입장도 인정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 각 개념들은 다른 것으로 대치될 수 있는 개념의 장치들이기에, 유연한 시각으로 봐야한다. 귀족이나 지배층의 정신세계를 반영한다는 ‘10구체 향가’의 성격이나, 고려속요 연구의 한계(이미 조선 초 정리 괴정을 거친 작품들만 남아 있음) 등 연구에 필요한 배경지식도 풍부한 편이고, 초,중장이 보이는 ‘소(평)-평-소(평)-평’구조와 종장의 ‘과음보’로 긴장을 주었다 해소하는 시조의 구조처럼 문학사적 배경 외에도 가능한 자세히 설명해주기 때문에 비전공자들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 게다가 사설시조의 기원 논쟁처럼 학계의 이견들을 볼 수도 있고 ‘창극, 허두가 등처럼 비교적 생소한 장르 소개로 문학 이해에 큰 도움을 준다.

 

‘해에게서 소년에게’등 ‘현대시’가 행 단위 율격을 버리고, 전통적 제약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역사적 배경과 문학사적 흐름 속에서 설명하고, ‘현대 소설’에서도 암울한 시대상 때문에 형이상학적, 심미적 관심보다 사회적 도덕적 관심에 치중했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현대문학의 변화상 중 현대시에서 외재율이 사라지는 과정은 자세하지 않아 아쉽기도 하다. (양성우 시인의 시 등에 남아 있는 건 알지만 현대시에서는 대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각 영역에 속한 장르들에 대한 설명이 충실해서 국문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가 ‘국문학에는 어떤 분야들이 있으며, 각 영역의 특징과 과제는 무엇인가?’를 알기에는 충분하다.’

 

 

 

국어의 특질이나 문체, 율격 등을 다루는 4장 역시 국어학 등 전문서적들처럼 자세하지는 않지만, 시대 순서에 따라 큰 그림을 그리며 설명한다. 문체보다는 율격에 대한 설명이 자세한데, 전통적인 율격과 현대 문학을 조화시키려는 시도도 잊지 않고 설명하는데, 저자가 전통적 율격을 살린 예시로 들고 있는 작가들이 조지훈, 박두진, 김영랑, 김지하 등이라, 지금 이 시대에 전통적 율격이 얼마나 살아있는지는 더 자세히 연구해야 한다. (김지하 시인은 아직 활동하고, 양성우 시인 등 많은 예시가 있지만, 일반인이 보기에는 전통적 율격을 지기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 보인다.)

 

 

 

저자는 전반적으로 국문학의 발전 양상을 시대에 따라 설명하는데, 한국문학 전반을 살피고자 하는 저자의 목적을 이루기에는 적합하지만, 문학비평에서는 시대별 비평 기준의 차이만을 다루기보다, 비교적 최근의 비평 방법들 (작품 분석에 서양의 정신분석학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듯하다.)에 대한 설명을 조금이라도 했으면 한다. 그러나 책의 목적이 ‘소개’이기에 저자는 보다 깊은 공부를 독자들에게 맡기는 듯하다.

 

7장은 한국문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살핀다. 고전문학과 연대문학을 ‘역동적 전입’ 과정으로 보며 ‘문제적 연속성’을 강조하며 한국문학이란 개별문학 역시 ‘세계문학’을 이루고 있는 층위임을 말하는데, 비록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으로부터 수용해야 할 점들은 나와 있지 않았지만, 이렇게 좁은 범위의 기야기에도 불구하고 “민족문학적 과제에 충실함이 곧 세계문학적 이상의 보편성에 로 나아가는 길”(214p)이라 외치는 저자의 외침은 던져주는 의의가 크다.

 

 

 

책의 내용은 (저술 시기를 생각할 때), 새로운 연구들을 비교적 많이 담고 있으며, 필요한 설명을 때론 자세히, 때론 간략하게 잘 조절했다. 그러므로 비전공자라도 읽는데 어려움이 없으며, 한국문학에 어떤 영역들이 있는지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첫판이 1986에 나왔기 때문에 한자를 과하게 사용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그리고 한자 때문에 이 책이 정말 널은 범위의 독자를 위해 나왔는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난 한자를 찾으며 읽다보니 첫 일독은 찾기 바빠서 내용 파악도 못하고 읽었다.]) 하지만 이 작은 책에서 독학사 국문학 개론 등 큰 책에 있는 내용 상당량이 들어 있을 정도로 알찬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우리문학에 기반을 둔 세계문학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 바라면서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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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갤러리 한 장으로 보는 지식 계보도 2
김영범 지음 / 풀로엮은집(숨비소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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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철학들의 뿌리와, 각 사상들이 싸웠던 반대 사상들을 보기 쉽게 정리했다. 이런 대립과 계승 구조화는 이 전에 읽었던 철학사 책들에 비해 이 책이 더욱 빛나게 한다. 그리고 다루고 있는 철학자의 폭도 넓은 편이다. 하지만 이 책 역시 다른 책들만큼, 딱 그만큼 부족한 점들이 눈에 띈다. (따라서 철학사를 공부할 때는 여러 책들을 비교해 접해야 한다.) 근대 철학과 현대 철학에서는 어느 정도 만족하지만 특히 중세에서는 설명 폭이 좁은 경우가 종종 보인다.

 

 

예를 들자면 고대 철학 저자가 “피타고라스의 관심은 질료가 아니라 형식”임을 말하고 플라톤과 연결시킨 건 좋은 설명이다. 그리고 헤라클레이토스가 불을 ‘아르케’로 보지 않고 단지 설명방식으로 보았다는 설명도 효과적이다. (다만 판타레이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빠져서 아쉽다.^^;;) 개별 설명뿐 아니라 플라톤이 기하학을 중시하고 아리스토텔레스가 생물학을 중시 했다는 이야기 같은 비교, 당시의 건축 양식 변화 같은 배경 지식 등 볼 거리도 풍부한 편이다. 견유학파의 교훈처럼 각 철학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도록 하는 내용도 많은 편이다

.

 

그러나 이런 좋은 점들이 중세 철학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면 저자는 단순히 “아우구스티누스가 플로티노스에게 빚을 졌다”(149p)고 말하는데, 아우구스티누스는 초기사상과 후기 사상이 차이를 보인다. 게다가 그는 “신앙은 찾고 이성은 발견한다.”고 하면서 이성의 제한됨을 분명히 말했는데 이런 점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사실 아우구스티누스는 계시에 근거하지 않은 이성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은 결코 완전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의 이성관은 “알기 위해서 믿는다.”는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믿음이 “권위와 이성의 이중적 힘”에 의해 생긴다고 주장한다. 그에게 믿음은 자신에게 권위 있게 증거 된 계시에 의존해서만 시작될 수 있으며 그것이 아우구스티누스의 이성적 탐구의 기초 조건이 된다. 따라서 저자가 데카르트 편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차이를 언급하지만 아우구스티누스 편에서 데카르트를 언급하는 건 줄여야 했다.

 

 

(그리고 아벨라르의 연애 사건은 언급하는 저자가 왜 아벨라르가 당한 거세 사건은 말 안했을까? ^^;;)

 

 

 

근대는 대부분 설명이 좋다. 하지만 부족한 점 위주로 지적하면, 먼저 저자의 이야기처럼 데카르트의 신 개념이 이신론에 ‘가까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과학 법칙 등을 발견한 뒤에 성당에 예물을 드리기도 했으며 그의 사상에 ‘상각하는 나’를 보장해주는 존재는 ‘신’이었다.(라이프니츠가 말한 단자와 실체를 이야기에서도 신의 존재는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스피노자 이야기에서도 스피노자의 신론이 ‘범신론’이 아니라는 점은 잘 지적했지만, ‘범재신론’이란 표현은 사용하지 않아서 아쉽다.

 

 

그러나 이런 부족한 점에도 불구하고 근대철학과 현대철학은 칸트의 ‘물자체’ 설명처럼 깊이도 있는 편이고, 피히테나 바슐라르, 또는 후대의 라캉처럼 넓은 영역을 다루기에 다른 철학사 책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러셀이 빠진 건 아쉽다.)

 

 

‘일반 교양 독자’를 위한 책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건 무리일지 모른다. 그리고 이정도 두께에 이만하면 충분한 설명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가 보여주려 했다고 말한 ‘서로 교차하며 싸우고 보충, 수정하는 과정’은 충분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그래서, 책에서 강조하던 핵심 하나가 흐릿하게 남아서, 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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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의 세계에 신의 공간은 없다
빅터 J. 스텐저 지음, 김미선 옮김 / 서커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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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 책들 가운데 많은 자료를 담고 있는 책. 그러나 억지가 조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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