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이제 신간평가단 10기도 마지막 달이 되었네요. 새삼 시간이 빨리 지나감을 느낍니다. 2월달에 참 마음에 드는 책들이 많이 나와서, 리스트 만드는데 꽤나 고민을 했습니다. 더욱이 컴터가 맛이 가서 이제야 고쳐서, 페이퍼 작성도 그만큼 늦어진 감이 있습니다.

 

요 네스뵈 <스노우맨> : 저는 북유럽에 일종의 로망을 품고 있습니다. 페터 회의 작품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을 읽고 열광했지요. 정말로 눈과 얼음같은 여주인공이 나오는, 흥미로운 스릴러물이었습니다. 제가 북유럽에 태어났더라면 정말로 좋았을텐데 말이죠. (웃음)

2월에 출간된 요 네스뵈의 <스노우맨>을 보고, 역시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북유럽의 작가의 책이라는 것만 해도 호감이 가는데, 거기다가 눈과 관련된 추리물이라니, 빠져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고쿠도의 눈에 대한 감각>이라도 찍고 싶은 기분이네요. ㅋ

 

 

 

 

 

 

김연수 <원더보이> : 네, 바로 <7번 국도>의 그 김연수입니다. 97년 출간된 <7번 국도>의 초판은 현재 굉장히 비싸게 거래되고 있어서, 미리 구하지 못한 저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작년에 <7번 국도 revisited>가 출간되었지만, 둘 다 읽어본 저로써는 역시 원래의 <7번 국도>만한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아울러 그의 다른 작품집인 <스무살> 역시, 오래 전 절판된 것이 그저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런 김연수의, 새로운 작품 <원더보이>가 나왔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건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후후.

 

 

 

 

 


 

 김영하 <너의 목소리가 들려> : 저는 개인적으로 김영하의 작품중,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가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그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홍콩 여인에게 이유모를 깊은 연민의 느낌이 들었습니다. 별로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꽤 임팩트가 컸고, 그 뒤로 김영하의 책들을 눈여겨보게 되었습니다. 문학동네에서 김영하의 모든 작품을 개정판으로 출간하여 일종의 컬렉션용으로 만들었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너의 목소리가 들려> 역시 그 전집의 하나인듯 해요. 음, 거장 작가의 책은 우선 읽고 보는 저로써는, 이 역시 추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토 세이난 <어느 소녀에 얽힌 살인 고백> :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일본 추리물의 광팬이죠. ^^<어느 소녀에 얽힌 살인 고백>은 왠지 미나토 카나에의 <고백>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아동학대가 한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고발이기도 합니다. 뒤통수를 치는 섬뜩한 반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코바야시 야스미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 : 얼마 전 <밀실·살인>을 읽고, 코바야시 야스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보니 몇 년 전 아주 인상깊게 봤고 지금도 하드안에 보관되어 있는 영화 <완구수리자>의 원작 소설을 그가 썼더라구요. 이번에 나온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은, <밀실·살인>의 후속편쯤 됩니다. 전작에서 마지막의 크나큰 반전에 얼어붙었던 저는, 같은 탐정이 등장하는 이 책 역시 읽고 싶어졌습니다. ^^ 

 

 

 

 

 

 

으음...11기에도 또 지원해도 될까요? '_' 소설 혹은 인문사회 쪽에 지원하고 싶어요. (그러기 전에 밀린 리뷰부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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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이번에 참 재미난 책들이 많이 나와서, 신간 추천페이퍼를 쓰면서도 상당히 고민을 했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일본 추리소설, 한국 순문학 쪽에 아주 눈부신 작품들이 많네요. ^^

 

미치오 슈스케 <구체의 뱀(球体の蛇)> : 미치오 슈스케의 책에는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몇몇 작품들은 그답지 않게 꽤 유머러스한 면도 있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은(특히 동물 이름이 등장하는 시리즈...<솔로몬의 개>, <까마귀의 엄지>, <달과 게(아마 이 책은 신간평가단 9기 소설분야에서 선정되었었지요? 개인적으로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외눈박이 원숭이>, <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 그 외에 아직 번역출간되지 않은 것들도 있을거에요)추리소설적 요소와 탄탄한 서사가 매력인듯 합니다. 이번에 나온 <구체의 뱀> 역시, 구체와 뱀이라는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단어들이 굉장히 호기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적막해보이는 표지 디자인 역시 마음에 들구요. ^^

 

 

온다 리쿠 <브라더 선 시스터 문(ブラザ-·サン シスタ-·ム-ン)>: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데에는 온다 리쿠만한 작가가 없지요. 작품에 따라 완성도 차가 큰 편이지만 <삼월은 붉은 구렁을>과 그와 관련된 작품들은 정말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타 작품들에 비해 평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네크로폴리스>도 'V파'라는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한, 굉장히 신비로운 느낌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된 온다 리쿠의 청춘소설 <밤과 피크닉>의 뒤를 잇는, <브라더 선 시스터 문> 역시, 굉장히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 <달리의 고치(ダリの繭)> : 필명이 꽤 인상적인 작가, 아리스가와 아리스입니다. <46번째 밀실>, <절규성 살인사건>, <하얀 토끼가 도망친다>등을 읽으며, 각종 트릭을 다루는 데에 굉장히 능숙한 작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간의 작품에서 등장했던 히무라&아리스 콤비가 이번 작품에서도 등장하네요. ^^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프로트 캡슐'이라는 명상 장치는, 아무래도 isolation tank와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모든 감각을 차단하기 위해 빛도 소리도 없는, 그리고 인체와 비중이 비슷한 액체가 담긴 탱크 속에 들어가 명상 등을 하는 장치로 알고 있는데, 저도 한번 경험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과연 어떤 느낌일지...(꽤 무서울 것 같기도 하지만.) 그 '고치'와도 같은 캡슐 내에서 죽음을 맞이한 사람, 그리고 그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분투하는 히무라와 아리스...아, 굉장히 기대될 뿐입니다.

 

 

박완서 <기나긴 하루> : 저는 오래 전, <나목>으로 박완서 선생님의 문학을 처음 접했습니다. 겨울의 벌거벗은 나무의 이미지를 통해 일상 속에서 잊고 있었던 그 어떤 것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작고하신지 1년이 되어, 유작이라 할 수 있는 마지막의 세 단편과 다른 작가들이 추천한 단편들을 묶어 나온 이 책이, 당연한듯 읽고 싶어졌습니다.

 

 

 

 

 

 

 

김영하 외 <옥수수와 나> : 2012년 이상문학상 수상집이죠. 이 책을 추천하려고 생각하면서 아무래도 다른 분들이 이미 갖고 계시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고민을 했습니다. 저만 해도 02년부터인가, 매년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구입해 읽고 서가에 차례대로 꽂아뒀으니까요. ^^그런데 이상문학상이 제정된 이후로 처음으로 표지 디자인이 바뀐 듯 합니다. 덜 딱딱한, 혹은 더 젊은 이미지로 변신했다고 해야 할까요? 이번에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지금은 중견작가인 김영하의 작품 <옥수수와 나>가 대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 김숨의 작품도 우수상을 탔네요. ^^동시대 순문학의 흐름을 알기에 가장 좋은 책이, 매년 나오는 이상문학상 수상집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김연수의 <원더보이>도 추천하고 싶었는데 출간일이 2월이네요. 그나마도 예약판매 상태...(저는 <7번 국도>와 <스무살>을 읽고 김연수의 팬이 되었습니다! ^^) 다음달에 추천해야겠습니다. 이제 신간평가단 10기도 끝을 향해 달려간다고 생각하니,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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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2-02-08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문학상은 늘 관심있게 봤었는데, 이상하게 김영하씨 작품은 손에 잡히질 않았어요.
정말 표지도 많이 변한 것 같네요.
그나저나 박완서 선생님의 단편들이 묶인 책이 나왔군요.
이 겨울 읽기 딱 좋을 것 같은데요^^ 좋은 책 소개 잘 읽었습니다~!

셜록 2012-02-08 23:20   좋아요 0 | URL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읽기 시작한 것도 벌써 10년이 되어가는듯 합니다. 이왕이면 그 전의 것들도 다 모아서 일종의 컬렉션을 구성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서재가 너무 비좁네요. 흑.

박완서 선생님 책 꽤 기대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추천페이퍼 수 자체가 적어서...어떤 책이 뽑힐지 예상하기가 어려운 느낌입니다.
 
<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아, 약간 늦은 추천페이퍼를 씁니다. 이번달은 역시 일본 추리소설이 강세입니다. ^^읽고 싶은게 아주 산더미같아요. 게다가 한국 순문학 역시 멋진 작품들이 꽤 됩니다. 이번달은 꽤 풍년인 느낌이...'_'

 

배수아 <서울의 낮은 언덕들> : 사실 저는 배수아 작가의 광팬입니다. 그녀의 모든 작품을 읽고, 소장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나온 책이 딱 20권이니, 이번에 새로 나온 <서울의 낮은 언덕들>은 21번째 책이 되네요. 예전에 아주 오래 전에, 우연히 배수아 작가님의 독일어 블로그를 발견하고, 아주 간단한 독일어 몇 마디와 한글로 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좋아합니다. 한국에 계셔서 사인회 같은 것을 한다면 당연히 갈텐데...

그 마이너리티적인 느낌도, 몽환적인 느낌도, 모든 것을 좋아합니다. 이 중 몇 권은 절판이 되어 어렵게 구한 기억이 나고, 한권한권이 제게는 어떠한 추억들을 끌어내는 느낌이에요. 그러고 보니 제가 제일 처음 읽은 배수아 작가의 책이 <붉은 손 클럽>인데, 대학 시절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읽으며,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열혈팬이 되었고, 지금까지 그 책을 몇 권이나 사서 주변 지인들에게 돌렸는지 모르겠어요. 반응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었지만...

한때 작가가 되고 싶다는, 글을 쓰고 싶다는 꿈을 가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왕이면, 배수아 작가님 같은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과연 제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지금은 배수아 작가님이 독일에 체류중이시라지요? 종종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하다 보면, 작가님이 번역한 독일 작가의 책들을 마주치곤 해요. 언젠간 그것들도 모두, 읽고 싶습니다. 이번 작품의 제목 <서울의 낮은 언덕들>은, 그동안의 장소의 모호성에서 벗어나, 서울이라는 지명이 등장하는 것이 참 이채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인 추측은, <올빼미의 없음>이나 <북쪽 거실>의 후속작같은 느낌의 작품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에요.

이 책, 너무 너무 읽고 싶습니다. 열혈팬으로써 반드시 읽을 예정이지만, 배수아 작가의 최근 작품들은 결코 서평 쓰기가 쉽지가 않을 것 같아요. 초기작들과 분위기가 확 다르기도 하고, 또 그 몽환적이고 안개 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어떻게 저의 졸문으로 옮길지... 그래도 열심히 평을 써보겠습니다. ^^

 

누쿠이 도쿠로 <난반사> : 언젠가 <통곡>이라는 작품으로, 누쿠이 도쿠로를 처음 접했습니다. 미야자키 쓰토무 사건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었는데, 그 뒤로 <실종증후군> 등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그리는, 일종의 사회파적인 작품들로 인기가 많았지요.

 

이번의 <난반사>는, 꽤 기묘한 작품입니다. 왜 수많은 사람들이 합세해서, 죄없는 아이를 죽인 것일까요? 역시 복수의 범인이 등장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살인>은 살해 동기가 명확했지만, <난반사>의 아이가 죽은 사건은 동기조차 짐작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죽게 만드는 어떤 작은 행동을 한 것은 아닐까요? 아, 점점 갈수록 읽고 싶어집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옥변> : 아쿠타가와상...의 바로 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입니다. ^^그 유명함에 비하여, 국내에 번역출간된 작품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오에 겐자부로처럼 '너무 진중하기 때문'일지도...(저는 진중한 것을 참 좋아하지만, 요즘의 풍토는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좀 밝고 가벼운 것을 더 찾는듯...)

 

표지부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기모노 차림으로, 어둠 속에 앉아있는 여인과 서 있는 남자. 초현실과 신비, 괴기스러운 이야기까지 그의 작품은 무궁무진하다고 합니다. 그 유명한 <라쇼몽>도 이 단편집 안에 들어 있네요.

 

 

 

 

오구리 무시타로 <흑사관 살인사건> : 예, 바로 그 흑사관입니다. 유메노 큐사쿠의 <도구라마구라>, 나카이 히데오의 <허무에의 공물>과 함께 일본의 3대 기서에 속한다는 오구리 무시타로의 <흑사관 살인사건>입니다. 사실 몇 년 전에도 이 책의 번역본이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는데, 안그래도 어려운 책인데 번역이 좀 매끄럽지 못해서, 읽으려다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버전은, 번역에 꽤 오랜 시간과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물론 원래 난해한 책이라 읽기에 녹록치는 않겠지만, 3대 기서 중에 이 책을 두번째로 정복하고 싶습니다. (도구라마구라는 몇년 전에 읽었고, 허무에의 공물은 아직 읽지 않았어요)

 

 

 

 

김미월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 : 이름이 낯설다 했는데, 2011년에 등단한 신인 작가인듯 합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사람들', 곧 눈에 띄지 않고, 대단하지도 멋지지도 않으며, 내세울 것 하나 없고,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에게 저는 일종의 연대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작은 자...까지는 아니라도 거인보다는 난장이의 쪽이, 저는 더 좋아요. (조세희 선생님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난장이 아저씨를 만났던 신애가 가족들에게 우리 모두 다 난장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참 기대가 되어, 뒤늦게 다른 책 대신에 이 책을 끼워넣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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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1-09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쿠이도쿠로의 책은 정말 멋있을 것 같아요.
통곡도 사놓고서는 펼쳐보지도 않았지만 제목과 표지부터 벌써 포스가 느껴지구요.
난반사 표지는 내용을 잘 모르지만 추리소설로서의 면목이 나타나질 않는걸요 ㅋㅋ

셜록 2012-01-11 01:3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추리소설치고 표지의 분위기가 너무 온화한(?) 느낌이 듭니다. <난반사>, 이번에 추천하신 분들이 많아서 예감이 참 좋아요. 배수아 책은 좀 힘들 것 같지만...
이번에 참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아서 추천페이퍼 쓸 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특히 일본소설들...

꿈꾸는하마 2012-01-17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사관 살인사건은 지금 읽고있는데
정말 기서 그 자체네요-_ㅠ... 책장이 안 넘어가요..ㅠㅠ힝..

셜록 2012-01-25 15:05   좋아요 0 | URL
예, 악명(?)이 높더라구요. 저도 얼른 읽긴 해야 되는데 차마 엄두가 안 납니다.
 
적막의 도시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신규호 지음 / 청어람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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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모든 사람들이 사라진 세상에 홀로 남는 상황에 대해 생각할 때가 있다. 그 때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핀 하나가 떨어지는 소리도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깊은 적막과 끝없이 펼쳐져 있는 공허 그 자체의 공간이다. 시들어 버린 나무와 풀들, 바람에 날리는 흙먼지, 폐허가 된 수많은 건물들, 모든 것이 멈춰버린 시간. 그러한 지옥과도 같은 곳에 혼자 살아남은 것보다, 차라리 먼저 사라져버린 수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하리라. 황금펜클럽에서 얼마 전에 출간된 신규호의 <적막의 도시>는 소개글부터가 매우 호기심을 자극했다. 아무도 없는 세상에 혼자 남아버린 주인공, 그리고 그는 왜 혼자 남겨진 것일까. 그는 어떻게 이 난국을 해결할 것인지, 궁금함을 잔뜩 끌어안고 책을 읽었다.

 

주인공 '나'는 여자친구 사라에게 청혼을 하기 위해 반지와 이벤트를 준비하고 그녀를 기다리다가 깜빡 잠이 든다. 일어나 보니 벌써 아침이 되어 있어서 사라에게 서둘러 전화를 걸었지만 들려오는 것은 전화의 컬러링뿐이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걱정이 되어, 급히 차를 몰아 사라의 집으로 향하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는다. 하룻밤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던 찰나, 주인공은 중대한 사실을 인식한다. 항상 사람들과 차들이 오가던 거리에, 아무도 없는 것이다. 도시의 소음조차 들리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 보고 소리를 질러 봐도 아무도 듣는 이가 없다. 부모님 집으로 향했지만, 가는 길에도 차 한대 보이지 않고 부모님 역시 안 계시는 것을 발견한다. 철저히 홀로 남겨져 버린 그의 모습은, 건조하고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아무도 없는 편의점에서 물과 음식을 가져와서 먹으며, 아무도 없는 세상에서 시간을 보낸다. 자고 일어나면 또 아무도 없는 하루가 반복된다. 간절한 마음으로 사라의 미니홈피에 글을 남겨 보지만, 답은 없다.

 

그러던 중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다시 편의점에 갔을 때, 전에 먹을 것을 가져오면서 계산대에 올려놓았던 돈이 사라진 것을 발견한다. 고민하던 중 저 멀리 건물의 창에서 점멸하는 불빛을 발견하고, 더 이상 숨어서 무서워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확인을 하러 간다. 오래되어 버려둔 건물 안에서 발견한 것은, 바닥에 떨어진 손전등뿐이다. 일말의 희망만 남겨둔 채 사라진 그의 정체는 누구일까. 또 며칠인가가 지나고, 문 밖에서 사람의 발걸음 소리를 들은 주인공은 이번에는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그 사람을 추격하다 그의 얼굴을 보고, 자신과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자신과 같은 얼굴을 한 사람과 마주치다니, 상당히 오싹했으리라.  

 

그리고 나서 그는 집에 들어와 손전등을 주운 곳으로 오라고 쓰인 쪽지를 발견하고, 그 폐건물에서 그 동안 자신을 도우려고 애썼던 어떤 남자를 만난다. 그는 중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미안하지만 사람들이 사라진 게 아니에요." "네?" "당신이 사라진 거죠."(p.152) 그리고 나서 그 남자는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사람들에게 끌려간다. 이 곳에 혼자 남겨진 이유를 직접 찾지 못한다면 영원히 이곳에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그의 말을 생각하자, 온 세상이 혼돈에 휩싸이고 흔들리며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가 발견한 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제자리로 돌아와 있는 세상과 그들이 모두 자기와 같은 얼굴의 가면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직 끝이 아닌 것이다.

 

과연 그는 '진짜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무엇 때문에 그는 그 세상에 혼자 남겨졌던 것일까? 모든 전말은 2부에서 밝혀진다. 하지만 1부에서 이끌어왔던 실존적인 물음과 서사가, 2부에서는 '아니, 고작 이런 이야기였어?' 하고 실망할 정도로, 용두사미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원래 작가는 초고에서 이 책을 1부까지만 쓰고, 1부의 내용을 해설하는 '현실의 세계 이야기'만이 있었다고 하는데 출판사에서 권유를 받고 2부의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1부만으로는 한 권의 책으로 나오기에 분량이 너무 적었던 것일까. 요즘에는 2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경장편이나 중편의 단독 출간도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1부와 그 해설로 이루어진, 한 권의 경장편으로 나왔더라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또한 세어나가다가 하도 많아서 세기를 포기한, 여기저기 보이는 비문과 오탈자 역시 잔뜩 기대했던 내게는 꽤 실망스러웠다. 설마 교정을 보지 않은 것일까? 물론 나도 글을 그렇게 잘 쓰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류의 말을 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면이 있지만, 묘사나 표현에서도 반복적으로 쓰이는 단어 등에서 마치 작가 지망생의 습작과도 같은 미숙함이 느껴진다. 책으로 내기에는 아직 미흡한 느낌이 많이 든다고 말하면 너무 가혹한 것일까. 서사 등의 면에서 일반적으로 장편이 요구하는 내공이 더욱 크기 때문에 처음부터 장편을 쓰기보다, 단편부터 시작하는 것이 나을 듯 싶다. 아직 젊으니까, 프로와 아마추어 사이의 간극을 얼른 뛰어넘어 앞으로 더욱 훌륭한 작품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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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2-01-03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도 오랜만이죠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쿄고쿠도님 ^^ '적막의 도시'라 왠지 제 인생과 맞다는 느낌이 팍 드네요. 여전히 쿄고쿠도님은 제가 땡기는 책만 보고 계시네요. 새해인데 새로운 계획과 새로운 인생을 사셨으면 좋겠어요. ^^ 전 나름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세상을 새롭게 보고 승부할 결심이랍니다.
쿄교쿠도님 저에겐 삶이란 항상 항상 슬픔과 고뇌의 연속인 것 같아요. 근데요. 전 거기에 지지 않으려구요. 절 비웃고 있는 절망과 우울과 슬픔, 그 녀석들을 제가 되려 비웃어 줄려구요. 전 근성이 있거든요. 새해에는 더욱 자주 그리고 더욱더 이 서재에 들어와 댓글 이빠이 써 드릴께요. ㅋㅋㅋ 새해 다짐입니다!!! 아자!!

셜록 2012-01-03 03:54   좋아요 0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루쉰님 ^^
세상을 새롭게 보고 승부...너무 멋진 말씀입니다. 저는 여전히 새해를 무기력한 모습으로 맞이한 채, 무기력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약 두달 반 동안, 프랑스어를 이빠이 공부해야 할 필요가 생겼어요. DELF B1에 응시하기로 했는데, 이제 갓 A2를 패스한 저에게는 아직 너무 어렵네요. 시험 접수비용도 비싸서, 떨어지면 피눈물날테니 반드시 패스하지 않으면 안되겠습니다.

역시 삶이란 괴로움의 연속이라는 생각에 백만퍼센트 동의하는 바입니다. 2011년은 제게도, 저희 가족에게도,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가혹한 한 해였거든요...온갖 악재란 악재는 다 만난 느낌이랄까요. 올해에는 제가 전보다 강한 마음을 갖고 살아간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

루쉰님의 강함을, 반이라도 닮고 싶습니다. ^^항상 저의 보잘것없는 서재에 와주셔서 감사할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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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 측 증인
고이즈미 기미코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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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을 읽는 것은 내게 유일한 인생의 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다른 장르의 책들도 즐겨 읽긴 하지만, 순문학이나 인문,사회과학쪽의 두껍고 무거운 책을 읽을 때보다는 훨씬 더 릴랙스한 마음이 된다. 과연 이 미스테리의 전말은 무엇일지 스스로 추리해나가는 과정도 흥미롭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나 트릭 등을 만나면 작가한테 한 방 먹은 기분이 들지만 너무 쉽게 결말이 예측되는 것보다는 당연히 한 방 먹는 쪽이 멋진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얼마 전에 읽은 고이즈미 기미코의 <변호 측 증인(원제 弁護側の証人)이 그랬다. 읽기 전에는 제목 때문인지 법정물의 느낌이 강했기 때문에, 법률용어 등이 난무하고 꽤나 골치아픈 내용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1963년에 출간되었다가 절판되고 2009년에야 복간된 '전설의 명작'이라는 평판과, <달과 게>의 미치오 슈스케, <살육에 이르는 병>의 아비코 다케마루, <십각관의 살인>의 아야츠지 유키토, <통곡>의 누쿠이 도쿠로 등 추리소설계의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일제히 격찬했다고 하는 이야기에, 그렇다면 퀄리티는 당연히 보장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기대되는 마음으로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의 서장은, 면회실의 철망 너머로 짧은 입맞춤을 하는 남편과 아내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미 사형이 선고되었지만 진범에 대한 증거를 이제야 잡았다며 한 번 더 부딪쳐 보겠다는 아내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체념의 상태에 있는 남편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것은 남편을 구하려는 아내의 순수한 마음이었다. 그리고 다음 장부터 사건 이후의 이야기와 사건 전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고아에 스트립 댄서였던 나미코는 클럽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재벌가의 방탕한 아들 야시마 스기히코와 불같은 사랑에 빠져 만난 지 두 달만에 결혼에 골인한다. 하지만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을 정도로 두 사람 사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시아버지와 시누이와 한 집에 살게 되고, 고용인들조차도 그녀에게 거리륻 두려 하는 등 불편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 날, 시누이인 라쿠코와 그녀의 남편 히다, 그리고 먼 친척뻘 아가씨 미사코, 그리고 야시마 집안의 주치의인 다케가와 의사와 유기 변호사 등과 저녁 만찬을 갖게 된다. 남편 스기히코가 일도 안 하고 엄청난 돈을 탕진하는 사람이라는 시누이의 험담, 결혼을 허락하는 조건으로 야시마 노인이 아들에게 회사에서 나가라고 했다는 이야기, 날 내쫓으려고 들면 아버지를 죽이고 말겠다는 스기히코의 이야기, 만약 그 노인을 죽인다면 유산을 적당히 나누고 의사와 변호사에게도 입막음을 하자는 이야기 등, 결코 유쾌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듣다가, 나미코는 실신하고 만다. 다케가와 박사의 진찰 결과 임신이라는 소식에, 남편은 아버지에게 가서 그 이야기를 하겠다고, 그러면 당신을 쫓아내지 않을 거라고 별채로 간다. 한편 잠시 잠이 들었다가 깨어난 그녀는, 옆 침대에 남편이 잠들어 있는 것을 본다. 세수하고 씻으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가, 태어날 애가 스기히코 애가 맞는지도 확실하지 않다는 시누이의 말을 우연히 엿듣고 그녀는 이 애는 스기히코의 애가 분명하다고 말씀드리려 별채로 가서 시아버지를 만나려 하지만, 그녀가 본 것은 머리를 맞아 살해당한 시아버지의 시신이었다. 남편이 노인을 죽였을 것이라 생각한 나미코는 남편을 보호하기 위하여 흉기와 별채 열쇠 등의 지문을 닦는 등 증거를 없앤다.

 

그리고 경찰이 와서 현장을 조사하고 증거물을 수집하고, 저택에 있었던 모든 사람의 알리바이와 동기를 조사한다. 그리고 결국 오기타 경위는 야시마 류노스케 살해의 용의자를 체포하고, 그 순간 그녀는 두 번째로 실신한다. 여기까지가 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결국 존속살인으로 사형 판결을 받게 되고, 나미코는 남편을 위해, 절친한 친구 에다가 소개시켜 준 괴짜 변호사 세이케를 만나고 사건을 담당했던 오기타 경위에게 자신이 발견한 사실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수사를 해달라고 간절히 부탁한다. "아내는……아내란 원래 남편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법이라고 단정하고 그걸로 끝인 걸까요?(p.94)" 남편을 감싸기 위해 했던 증거 인멸이나 말하지 않고 숨긴 내용 등이, 오히려 상황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질책하면서도, 경위는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리고 그는 무고한 사람이 사형에 처해지는 일을 막기 위하여 나미코를 돕기로 한다. "만약 제가 말씀드린 게 전부 진실로 입증되면…….남편은……목숨은 건질 수 있을까요?" (중략) "그렇게까지 남편을 사랑하신다는 말씀입니까?"(p.226~227)

 

그리고 나서 바로 이어지는 이 소설의 11장은, 정말이지 대단하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다. 여기서 결말 따위를 밝혀버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작가의 트릭에 속지 않으려고 애쓰던 나도 어느새인가 속아 있었다. 아니, 속았다기보다는 내 마음대로 전체적인 그림을 그렇게 보았던 것이다. 작가는 그저 밑그림만 그렸을 뿐이고, 거기에 색을 입히고 해석한 것은 나 자신이었다. 미치오 슈스케는 작품 해설에서 이렇게 말한다. '작가가 완벽하게 그려낸 후지산 그림자를 진짜 후지산이라고 믿고 호수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말았다. 그리고는 정신이 들어보니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던 것이다. 물속에서 경악에 눈을 크게 뜬 채 거품만 부글부글 내뱉는 우리 눈앞을, 그때까지 봐온 여러 장면이 전혀 다른 표정을 띠고 흘러간다.(p.286)' 아주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세이케 변호사가 했던 어떤 말이 꽤나 결정적인 힌트였는데, 왜 나는 그것을 그냥 흘려들은 것일까. 아직 나는 내공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이 작품이 어떤 점에서 훌륭한 것인지도, 책을 끝까지 다 읽은 지금은 이해할 것 같다. 이 작품의 묘미는, 작가의 그 기막힌 밑그림이다. 나 역시 미치오 슈스케나 그 외의 작가들처럼, 이 <변호 측 증인>에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역시 추리물은, 이 맛으로 읽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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