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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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 우리의 실상을 잘 드러내 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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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맛이 사는 맛 - 시대의 어른 채현국, 삶이 깊어지는 이야기
채현국.정운현 지음 / 비아북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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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국 어른의 말씀보다는 정운현 선생의 생각이 더 많다는 느낌이 드네요. 채현국 선생의 육성을 듣고 싶으면 채현국 어른을 세상에 알린 한겨레 인터뷰를 직접 읽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18266.html


책에 있는 육성 몇 마디:


"삶이란 끊임없이 묻고, 배우고, 깨우치는 과정이다. 처음엔 누구도 삶을 알 수 없다. 그저 그렇게 사는 것이 삶이다. 삶이란 삶을 사랑할 줄 알게 되는 과정이다. 다만 그저 아는 게 아니다. 수많은 갈등과 반복, 그 과정에서 피 터지게 싸운 결과, 우리는 삶을 사랑하게 된다. 삶이 때로 공허하고 저주스러운 것은 그만큼 사랑할 가치가 있다는 반증이 된다. 삶을 사랑할 줄 알게 되면 이제 운이 트인다. 단맛이든 쓴맛이든 삶은 사랑할 만한 가치가 있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실패를 연속하는 것이야말로 행복으로 가는 과정이다." (94페이지)

"적게 쓰고 가난하게 살고 발전이란 소리에 속지 말고, 훨씬 더 소박하게 살라." (69페이지)

"나는 좌우명 같은 것들을 없애려고 노력해왔다. 이유는 하나다. 모두 ‘분칠‘ 같아서다. 지식이라는 것, 뭘 안다는 것 또한 삶을 분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명언이나 좌우명 같은 것들이 삶을 살아가는 데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이런 것들이 결국에는 농약, 화학비료 같은 것이 되고 만다. 사람은 순박하게 살아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소박함, 순박함 같은 것을 모두 날려버린다. 나는 그런 것들을 철저히 거부하며 살아왔다. 내 인생에 교훈이나 좌우명 같은 것은 없다." (97페이지)

"집착은 그 자체로는 절대 끊을 수 없다. 집착하지 말라는 말은 거짓에 불과하다. 끊을 수 있으면 그건 집착이 아니다. 가령 흡연자가 담배를 끊는다고 가정해보자. 금연에 성공하려면 결심을 할 것이 아니라 지금 손에 든 이 담배부터 피우지 말고 다음에 피우자 생각하면 된다. 그러고는 죽은 다음에 피우겠다고 다짐하며 담배 피우고 싶은 생각을 속이면 된다. 집착을 끊으려면 집착하는 그 마음을 속여야 한다. 다시 말해 무엇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마음부터 없애야 한다." (106페이지)

"방황은 곤혹스럽고, 때론 두렵다. 그러나 기피하지 마라. 긍정적으로 마주하라. 자신이 쭈그러들지 않기 위해서다. 시대마다 늘 현안이 있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자기 시대가 가장 괴로운 법이다. 세상은 늘 좀 삐딱한 사람, 엉뚱한 사람, 골 아픈 사람이 개척해왔다. 젊은이가 약아빠져서는 안 된다. 아무리 어려워도 용기 있는 사람은 나온다. 방황을 겁내지 마라. 방황을 겁내면 늙어서 추해지기 쉽다. 어른들 말을 잘 안 들어도 된다. 어른들의 정의가 다 옳은 것은 아니다." (112페이지)

"하느님이 악마만큼만 부지런하면 악마가 맥을 못 출 텐데. 정말 못된 놈들은 엄청 부지런하다. 돈에 환장한 사람들은 잠도 안 잔다. 잠도 서너 시간밖에 안 자고 가만 앉아 있지도 않는다. 자기 선의(善意)만 믿고 게을러지면 선의도 부서진다. 정말 선의가 있는 사람들은 악마처럼 부지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밖에는 선의를 지킬 일이 없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은 사람이 지나가는 방향에 따라 구분될 뿐이다. 길은 하나다. 돈이 생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방법이어야 한다. 단, 임금노예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지금 직업인들은 말만 직업인이지 임금을 받는 노예들인 경우가 많다. 돈에 환장하면 안 된다. 어떻게 해야 자기를 위해 돈에 환장하지 않을 것인지, 우리가 실현해 보여야 할 일 중의 하나다." (125페이지)

"뭘 확실하게 안다는 것, 그것이 바로 고정관념이다. 사람들은 틀린 관념을 고정관념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는 말은 내가 미치지 않았다는 전제 위에서 가능한 것이다. 강제로 훈련된 생각을 하지 말라. 신념 같은 것도 강조하기 말라. 확신은 곧 고정관념이 돼버려 뭘 자유롭게 말할 수 없게 만든다.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때론 건방진 생각이 의무일 때가 있다. 또 화를 내는 행동이 의무일 때도 있다." (141페이지)

그러나 이[시국사범 수배자들을 숨겨준 일]를 두고 나를 민주화운동 인사라고 부르는 것은 민망해서 듣고 있기가 어렵다. 나는 한 번도 시위나 집회에 나간 적이 없고 다른 사람들처럼 대의를 위해 나를 희생하며 감옥에 가거나 하지도 않았다. 그저 내가 못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짐을 갖고 있었고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일들로 그들을 조금이나마 도왔을 뿐이었다. 그 시절엔 너도 나도 그렇게 서로를 보듬고 위했다. 내가 한 일은 다른 여러 사람들이 한 일들에 비하면 훌륭한 축에도 못 낀다. (171페이지, 책의 마지막 부분, 작은 자서전 중에서)

그저 나는 친구들이 좋아서, 사람 만나는 것이 좋아서 마음이 가는 대로 했을 따름이었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가 내게 도움을 받았다고 하면 손사래를 친다. 난 누군가를 도운 적이 없다. 도움이란 남의 일을 할 때 쓰는 말이다. 난 그저 내 몫의, 내 일을 했다. 설령 다른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 해도 나까지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될 일이다. 왜냐하면 그건 내가 썩는 길이기 때문이다. 내 일인데 남을 위해 했다고 하면 위선이 된다. (214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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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다윈의 동행 - 그리스도교와 진화론의 공존을 모색한다
신재식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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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개신교의 대부분은 진화론을 절대 배격하며 창조과학을 옹호한다. 이 책은 갈릴레오, 뉴턴 등을 통해 근대의 합리적 세계관을 개괄하고, 이 세상의 종의 기원을 설명하는 진화론에 대해 설명한다. 이를 통해 '진화론적인 유신론'이 가능함을 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개신교 풍토에서 이러한 노력은 정말 인정 받아야 하며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단점은 '진화론적 유신론'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매우 짧게만 기술되어 있다는 점이다. 여러 여정을 통해 결승점에 도달했는데, 그 결승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보다 결승점까지 가는 과정에 치중한 느낌이 든다. 아마 진화론적 유신론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들어보려면 다음 책을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 


아직도 우리 개신교계는 지구가 둥근지도 모르던 2000~3000년 전의 세계관에 기반한 성경을 과학책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과학을 과학으로 받아들이고 성경의 비과학적 진술은 비유나 은유로 받아들이면 성경의 모든 구절을 의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어린아이와 같은 신앙을 가져야 하는가.


과학이 만능이 아니라면서(즉 진화론은 틀렸다면서), 창조론을 설명하기 위해 과학을 동원하는 창조과학 옹호에 열을 올리는 것을 보면 자기모순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창조과학은 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과학을 동원하는 (불가능한) 과학만능주의의 또다른 이름일 뿐이다. 


이 세상에 나만 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비롯한 여러 생명체가 '함께' 사는 것을 깨달아, 나만 위함이 아니라 우리를 위함이 도덕적일 뿐만 아니라 결국 나의 이득이 됨을 가르치는 것이 종교보다 더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화론적 유신론은 그리스도교가 다윈 이전이 아니라 다윈 이후의 세계에 위치하고 있으며, 진화하는 우주는 전통적인 신학이 다뤄 온 세계와는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정면으로 직시하고 있습니다. 진화 신학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며 태초의 창조, 계속 창조, 세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신, 세계 속에서 구현되는 신적 창조성, 악과 고통의 현존, 심지어는 궁극적 창조인 종말까지 새롭게 바라보려 하고 있습니다. 진화론적 유신론에 근거한 신학은 진화를 그리스도교 신학이 변증해야 하는 도전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리스도교의 신 이해를 위한 가장 중요한 맥락으로 삼으려 합니다. - 410페이지

종교과 과학은 우리가 생명 세계를 여행하면서 각기 다른 관점에 따라 다르게 만든 두 개의 지도와 같습니다. 실측 지도와 문화 지도가 동일한 대상을 나타내지만 그 표현이 다르듯이, 종교와 과학도 생명 세계라는 같은 대상을 목적에 따라 달리 만든 두 개의 지도입니다. 과학은 사실성과 객관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은 지도이며, 종교는 의미와 주관성이라는 문화적 측면을 강조한 지도입니다. - 418페이지

호트는 하나의 독법만으로, 즉 오직 한 가지 차원에서 우주를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주장을 "문자주의적 독법"이라고 규정합니다. 문자주의적 독법의 특징은 다른 독법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거나 부수적인 것으로 무시한다는 것입니다. 종교와 과학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까닭은, 양쪽 모두 우주와 그 안에 있는 생명을 오직 한 차원에서만, 즉 자기 수준에서만 이해하려는 ‘문자주의적 독법‘을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424 페이지

호트는 창조-진화 논쟁도 바로 이 독법의 문제를 둘러싼 두 문자주의의 대립 때문으로 봅니다. 이 논쟁의 양극단에 있는 두 문자주의가 바로, 창조 과학이나 지적 설계라는 ‘성서적 문자주의‘와, 과학적 환원주의 같은 유물론적 과학자의 ‘우주적 문자주의‘입니다. 그런데 이 두 문자주의는 모두 우주와 생명의 모든 것을 단순하게 평면적으로 이해하는 1차원적 독법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들 모두는 각기 ‘교리주의적 환원‘과 ‘물리주의적 환원‘을 그 본질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앞의 동행들에서 교리주의적 환원을 특징으로 하는 독법을 ‘종교적 문자주의‘로, 물리주의적 환원을 속성으로 하는 독법을 ‘과학적 문자주의‘로 불러 왔습니다. - 424페이지

저는 한국 교회 안에 만연하고 있는 비지성주의와 반과학주의가, 젊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고, 한국 교회가 성장을 멈춘, 전부는 아니지만, 아주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확신합니다. - 433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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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5-09-09 14: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00년 전에도 고대 그리스 전통에서는 지구가 둥글다고 생각했고 에라토스테네스는 지구의 둘레까지 측정했으니, 위에 적은 말은 일부만 맞는 말이네요. 적어도 일부의 사람들은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았다는 얘기지요. 이성의 승리입니다.

종이달 2022-04-27 1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너머 편 (반양장) -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
채사장 지음 / 한빛비즈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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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을 행복한 삶, 불행한 삶, 이도 저도 아닌 삶으로 설명할 수 있나요? 어느 정도는요. 이 책은 그런 시도입니다. 그 이상을 바라면 안됩니다. 그래도 삶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사는 것 보다는 낫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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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5-04-05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가지 분명한 오류: 파동과 파장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
 
영국 전투 - 제2차 세계 대전 최대의 공중전
마이클 코다 지음, 이동훈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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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영국 항공전에 대해 나온 거의 유일한 책인 것 같다. 영국 항공전이 시작되기 전 영국의 정치적 상황과 전쟁에 대한 생각, 폭격기와 전투기에 대한 논쟁, 영국과 독일의 전투기 개발(개발자인 미첼과 메서슈미트 등)에 대한 설명들이 매우 유익했다. 


이후 항공전의 진행 상황에 대한 부분도, 조금 지루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전쟁사!), 그 양상에 대해서는 잘 요약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양군의 지휘부에 대한 여러 판단이 나오는데, 영국의 전투기사령부 사령관 다우딩은 극찬을 받고 있다(정당한 평가처럼 보인다). 어디에나 있는 지휘부 내의 반목이 영국 공군에도 있었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특히 영국 항공전의 공식전사에 다우딩의 이름이 거명되지 않았고, 처칠이 "이런 무례를 범하게 한 원인인 질투와 파벌주의는 항공성의 망신이오"(324페이지)라고 했다는 점은 뭔가 위로가 되기도 한다. 


전쟁사 책으로서 지도와 사진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단점이다. 그 이유로 별 하나를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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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4-12-19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ever in the field of human conflict was so much owed by so many to so few. (처칠 수상이 영국 항공전을 요약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