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인포그래픽 건들건들 컬렉션
장 로페즈 외 지음, 김보희 옮김 / 레드리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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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을 인포그래픽을 이용하여 설명한 상당히 매니아적인 책이다. 관심 없는 이에겐 쓸데없는 정보가 너무 많겠지만 관심 있는 이에겐 그래픽과 자료의 보고라고 할 수 있겠다. "물적.인적 배경", "무기와 병력", "전투와 작전", "결과 및 피해규모"의 4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전쟁 전 정치/경제 상황, 군대의 조직/무기/전술, 전쟁의 진행 상황, 전쟁의 피해와 전후 세계에 미친 영향 등에 대해 짧은 텍스트와 함께 다양한 그래픽을 이용하여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인포그래픽에 다양한 정보를 담고자 하다 보니 때때로 글자가 너무 작아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있으며, 범례에 맞춰 정보를 읽어내는 것이 마치 퍼즐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이 정보를 굳이 이런 그래픽으로 나타내야 하나 하는 것들도 있는데, 아직도 그래픽 몇 개는 왜 이렇게 그렸는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그래픽이 흥미로운 정보와 자료를 종합적, 시각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무기/무장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있는데, 아이콘들을 모두 실제로 사용했던 무기를 이용하여 나타냈다. 저자들이 얼마나 디테일에 신경 썼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모든 부분이 흥미로웠지만, 특히 3부 "전투와 작전" 부분을 보며 인포그래픽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난다는 생각을 했다.


프랑스의 전쟁사 전문가와 그래픽 디자이너인 저자들은 다양한 참고문헌을 이용하여 독특한 전쟁사 책을 만들어냈다. 우리말 번역에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군사 용어는 비교적 잘 번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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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스몰린의 시간의 물리학 - 실재하는 시간을 찾아 떠나는 물리학의 모험
리 스몰린 지음, 강형구 옮김 / 김영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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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환상’이며 창발하는 현상이라는 물리학 주류의 관점에 반기를 드는 주목할 만한 책이다. 저자 스몰린은 현대 우주론의 문제들—왜 이러한 초기조건, 왜 이러한 법칙들—이 ‘상자 속의 물리학’으로 얻게 된 물리 이론들을 전체 우주에 적용했기 때문에 답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그에 따르면 수학에 기반한 현대 물리학은 시간이 환상이라는 잘못된 관점을 심어주는데, 이 때문에 결국 우주의 미래가 결정되어 있으며 열죽음으로 나아간다는 오해를 낳는다고 말한다. 그는 라이프니츠의 ‘충분한 이유의 원리Principle of sufficient reason’를 바탕으로 삼아 우리 우주가 왜 이런지 그 이유를 우리 우주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결과 얻게 되는 것이 시간의 실재성, 물리법칙의 진화, 그리고 미래의 미결정성이다. 


번역이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거나 어색하거나 또는 잘못된 부분이 있어 이해를 어렵게 한다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 다섯을 주는 이유는 이 책의 중요성 때문이다. 주류적 주장을 뚫고 솟아오르는 비주류적 주장에는 귀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의 실재성에 대한 스몰린의 주장이 어떻게 판명될지 지켜보자. 모든 혁명적 이론은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치부된다. 기존 이론에 경도된 주류는 결코 혁명적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혁명적 이론이 실제로 혁명이 되는 것은 세월이 흘러 주류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혁명적 생각을 받아들인 다음 세대가 새 시대의 주류가 되면서이다. 과연 어떻게 될지는 시간만이 알려줄 터이다. 스몰린도 이런 식으로 얘기했지만, 역사가 중요하고 미래가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면에서 이것 또한 시간의 실재성을 얘기해 주는 것이 아닐까.


책 속 몇 구절:

   따라서 우리는, 시간이 실재하고 근본적이며 우주의 역사가 우주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틀 안에서 작업할 때 우주론이 더 과학적인 것이 되고 우리의 개념은 좀 더 [시험 가능]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학의 목적이 비시간적인 수학적 대상에 의해 나타나는 비시간적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라는 형이상학적 전제에 얽매여 있는 사람들은, 시간을 제거하고 우주를 수학적 대상과 비슷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 과학적 우주론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적 우주론으로 가는 길은 이와 반대임이 드러났다. 찰스 샌더스 퍼스가 한 세기도 더 전에 이해했던 것처럼, '법칙들이 설명되려면 반드시 진화해야 한다.' (386~387 페이지)

   논리와 수학은 자연의 양상들을 포착할 수는 있지만 결코 자연 전체를 포착할 수는 없다. 수학으로는 결코 나타낼 수 없는 실재의 양상들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실재 세계는 항상 어떤 특정한 순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397 페이지)

   가설이 과학적인 것이 되려면 이것은 자신을 검증하거나 반증할 수 있는 관측을 제시해야만 한다. 때때로 이는 수학적 표현을 요구하고 다른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수학은 과학의 언어 중 하나다. 수학은 강력하고 중요한 방법론이다. 그러나 과학에 수학을 적용하는 것은 수학적 계산의 결과들과 실험 결과들 사이의 동일성에 기초하며, 실험들은 수학 바깥에 있는 실제 세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둘 사이의 연결은 일상적인 언어로 진술되어야 한다. 수학은 대단한 도구이지만 과학을 통제하는 궁극적 도구는 언어이다. (398 페이지)

우리는 또한 진리와 아름다움이 형식적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는 근대적인 개념과, 실재와 윤리는 단순히 사회적인 구성물이라는 후기 모더니즘의 반발 모두를 버려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관계주의다. 관계주의에 따르면 미래는 현재에 의해 결정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약되며, 따라서 새로움과 발명이 가능해진다. 이는 비시간적이고 절대적인 완벽함으로의 초월이라는 잘못된 희망을 인간 행위자의 영역이 끊임없이 확장되는 진정으로 희망적인 관점으로 대체할 것이며, 이러한 새로운 관점에서 우주의 미래는 열려 있다. (415 페이지)

   감각질[qualia] 또는 의식의 문제는 과학으로는 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것은 우리가 입자들 사이에서의 모든 물리적 상호작용들을 기술하더라도 포괄할 수 없는 세계의 측면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세계가 진정으로 무엇인지에 관한 물음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지, 이것이 어떻게 모형화되거나 표상될 수 있는지에 관한 물음의 영역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 (433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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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3-02-28 2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다 놓고 읽어야지 하면서도 아직도 안 읽고 있네요. 저도 시간에 관심이 많아서 시간에 관한 책은 다 읽고 있거든요. 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군요!

blueyonder 2023-03-01 09:13   좋아요 0 | URL
네 시간에 대해 매우 혁명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혁명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두 명의 위대한 과학자를 놓고 어떤 얘기를 풀어나가는지 흥미로워서 읽어볼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잘 알려진 이 두 명의 과학자를 모아 책을 쓴 이유를 이렇게 '저자 서문'에서 말하고 있다.


   이 책은 결코 오펜하이머와 아인슈타인을 비교하거나 그들을 비하 혹은 추앙하려는 것이 아니며 그들의 행위를 판단하기 위한 것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단지 그들의 삶을 통해 개인으로서 그들과 그들이 속한 환경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개인적, 사회적 수준에서 볼 때 도대체 위대함이란 무엇인지 묻는 책이다. (11 페이지)


서문을 읽으며 이해 안되는 부분이 두 군데 나왔다. 원문을 찾아보니 오역이라고 볼 수 있겠다.


- "다소 억지스럽지만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물질의 중력 작용에서 불확실성이 동질하다는 사실과, 수성의 근일점이 100년에 43아크세컨드arcsecond만큼 이동한다는 사실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난제를 만났다." (9 페이지, 밑줄 추가)


원문: Put somewhat factitiously, Einstein's theory of general relativity accounted for two refractory pieces of data: the equality of the inertial and gravitational mass of an object and the advance of the perihelion of Mercury of 43 arcseconds per century. (p. xii)


equality of the inertial and gravitational mass: 관성질량과 중력질량의 동일성


의역을 하면 이렇게 되겠다: 간단히 말해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다음과 같은 두 개의 다루기 힘든 현상을 설명했다. 하나는 관성질량과 중력질량의 동일성이고 다른 하나는 100년에 43초 이동하는 수성의 근일점이다.


- 소련 시절 핵물리학자인 레프 란다우Lev Landau는 1930-40년대에 다른 길이 없어 응축과 핵물리학 분야에 기여하게 되었지만, 만약 다른 곳에서 태어났다면 이 사람이 어떤 것을 이루어 냈을지 누가 알겠는가. (10 페이지, 밑줄 추가)


원문: Lev Landau did what he did because the only channels open to him in the Soviet Union during the 1930s and 1940s were condensed matter and nuclear physics. If born elsewhere, who knows what he might have accomplished. (pp. xii-xiii)


condensed matter: 응집물질, condensed matter physics: 응집물질물리학


그냥 "응축"이라니. 'condensation'인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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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이희재는 우리가 오늘날 사는 세상을 올바로 '번역'하기 위한 전복적 '틀(frame)' 또는 '시각'을 이 책에서 제시하고자 한다. 조악하게 요약하자면, 세계는 영미 금권주의자들(그의 표현에 따르면 "금벌")이 장악하고 있으며 그들의 이익을 위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새겨볼 내용이 많은데, 특히 이들이 어떤 식으로 언어를 장악하고 상업 언론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관점을 세상에 퍼뜨리고 있는지에 대해 논의한다. 


베네주엘라에 대한 이야기를 예로 들어본다. 우리가 많이 들어 알고 있는 베네주엘라에 대한 내용은 이렇다. 석유라는 황금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영합주의'(소위 '포퓰리즘') 정책을 펴 국민들에게 돈을 마구 퍼준 결과, 경제는 망가지고 오히려 민생은 나빠졌다. 하지만 내막은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음은 책에서 가져온 내용이다.


   베네주엘라는 방대한 영토와 풍부한 자원을 가진 나라지만 소수 상류층이 부를 독점하면서 철저히 자기들 위주로 나라를 이끌어갔습니다. 석유를 팔아서 번 돈은 외국인과 소수 부호가 독식했습니다. 대지주들이 독점한 농지는 비효율적으로 방치되었습니다. 식량 자급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나마 생산된 농산물도 가공하기보다는 외국으로 수출하는 것이 더 남는 장사라는 판단이 들면 그렇게 했습니다. 그냥 외국에서 싼값에 식량과 식품을 수입하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자국 산업을 일으키고 자국민을 위한다는 발상은 없었습니다. 비백인 원주민과 혼혈은 이등국민 취급을 받았습니다.... ... 일자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절대 다수의 서민은 카라카스 같은 대도시에서 빈민으로 목숨을 겨우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차베스가 집권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석유를 팔아 번 돈을 백인 상류층이 독식했지만 차베스는 사회에 투자했습니다. 차베스는 수천 개의 병원을 지었고 의사를 열두 배나 늘렸습니다.... 학교도 많이 지어 문맹률을 뚝 떨어뜨렸습니다. 국민 영양 상태도 좋아졌습니다.... 빈곤율은 1999년 70%였던 것이 20%로 급감했습니다.

   ...

   국민을 위해 많은 돈을 쓰면서도 차베스 정권은 나라빚도 크게 줄였습니다. 2003년 국민총생산의 47.5%였던 나라빚이 2008년에는 13.8%로 격감했습니다. 그 뒤 세계 경제불황으로 공공지출을 더 늘리면서 나라빚이 조금 더 늘어났지만 20%를 넘지 않았습니다. 베네수엘라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영국과 미국의 나라빚은 국민총생산의 100%가 넘습니다....

   ...

   차베스의 사회주의와 영미 금융 사회주의의 차이점은 차베스는 다수 국민이 생존을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고 하지만 영미 사회주의는 소수 금융자본이 대를 이어 금권을 세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차베스의 사회주의가 성공하면 영미 금융 사회주의의 존립이 위태로워집니다. 금권자본가들만을 섬기지 않고 다수 국민을 섬기는 사회가 나타나면 더 이상 다수 국민을 쥐어짤 명분이 없어지니까요. 영미 금융 사회주의의 눈치를 살피는 데에는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와 진보지 <가디언>의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뜬금없이 부패한 전직 베네수엘라 장관의 칼럼을 실으면서 위험한 차베스 사회주의를 까고 헐뜯었지요. (45~51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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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번역에 대한 글을 많이 올린 듯싶다. 사실 이런 글들은 번역된 책을 읽다가 이해가 안 되는 일들로부터 보통 시작된다. 이런 경우 대개 원문을 찾아보고 싶어진다. 책을 도서관에서 찾을 때도 있고, 인터넷 검색을 할 때도 있으며, 내가 가지고 있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은 사기도 한다. 원문(영어)으로 된 문장을 보면 속이 시원하다. 이해 안 되는 것이 번역문의 문제인지, 내 지식의 한계 때문인지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얘기해 보면 십중팔구는 번역문의 문제였다. 사실 우리나라는 누구에게 잘못됐다는 지적을 하기가 어려운 사회 중 하나이다.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면서 딱 떨어지게 ‘틀렸다’라는 얘기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너무 술에 물탄 듯 하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잘못된 것을 지적해서 당장 고치거나, 또는 다음번에 반영해서 더 낫게 하면 사회 전체를 위해 좋을 터이다. 문제는 어떻게 지적하느냐와 어떻게 받아들이냐 하는 것이다. 정답은 없겠지만, 그냥 프로페셔널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일하다가 이건 저렇게 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냐는 말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듣는 사람은 그 의견이 합리적이면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반대로, 생각해 보고 합리적이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으면 된다. 번역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지금껏 경험한 번역본의 유형을 써 본다. 

- 번역본인지 모르겠는 경우. 

1) 최고의 번역일 수 있다. 예전에는 직역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말로 자연스러운 번역이 최고이다.

2) 윤문을 기가 막히게 해서 잘 읽히지만 오역투성이인 경우도 있다. 


- 직역 때문에 자꾸 되읽어야 되는 경우. 번역을 정확히 했음에도 이런 경우가 있다. 번역가가 자연스러운 우리말에 신경 쓰지 않으면 이렇게 되기 쉽다. 


-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종종) 나오는 경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의 원문을 찾아보면 오역인 경우가 많다. 오역의 정도와 개수도 천차만별이다. 비교적 간단한 문장임에도 잘못 번역된 것도 있고, 역자가 배경지식을 이해하지 못해 문맥을 살리지 못한 경우도 있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올바로 번역하기 힘들 때가 많다. 


- 문맥에 맞지 않아 찾아보면 역자가 저자의 뜻을 왜곡한 경우. 왜곡이 의도적인지 몰이해로 인한 것인지는 역자만 알 것이다. 


- 번역문은 괜찮은데 용어의 선택이 이상한 경우. 각 분야마다 외국어 단어들이 어떻게 우리말로 번역되는지 통용되는 것들이 있다. 이러한 용어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굉장히 이상하고, 그 분야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잘못된 지식을 주게 된다. 인명이나 지명의 우리말 표기는 어렵지만 나름 기준이 있는 듯싶다. 용어나 인명, 지명들 모두 출판계에서 통일하여 사용하면 좋겠다. 출판계 공용 용어 사전이나 인명, 지명 사전이 있으면 좋겠다.


많은 경우, 한 권의 책에 위의 유형들이 섞여있다.


전문지식이 필요한 경우에는 감수자가 있기도 한다. 하지만 감수자가 있음에도 용어 사용의 잘못이나 오역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번역은 분명히 어려운 일이다. 그 자체로 번역가의 글 솜씨를 드러내는 (문학) 작품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편집자의 역할도 있다. 출판계의 사정을 정확히 모르지만, 편집자란 출판하는 글을 읽어보고 ‘편집’하는, 그래서 글을 더 좋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연히, 오타와 비문 교정에 더해 오역도 걸러내야 할 것이다. 내가 종종 이해하지 못하겠는 것은, 명백한 오역처럼 보이는 문장을 편집자들이 왜 그냥 두느냐이다. 과학서적의 경우는 과학적 지식이 있으면 잘못된 문장처럼 보이는 것들을 비교적 명확히 찾아낼 수 있다. 편집자도 물론 각자 전공 분야가 있을 것이고 모든 분야의 서적을 다 명확히 이해해 낼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본인의 전공과 관심 분야에 맞춰 분야별 전문 편집자가 책임을 가지고 책을 편집하여 출간하길 기대한다. 


번역가 이희재의 번역에 대한 두 번째 책이 출간됐다는 것을 최근 알게 됐다. 모든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번역을 위한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읽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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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2-08 05: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해가 안 될때 원문을 보고 속시원해하시는 블루님의 뇌를 갖고싶다....

blueyonder 2023-02-08 10:01   좋아요 2 | URL
기꺼이 드릴게요. 대신 미지의 가능성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은오 님 뇌를 제게 주세요 ㅎㅎㅎ

북깨비 2023-02-08 16: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같은 경우에는 영어를 배우기 전에 읽었던 동화책이나 어린이 세계명작, 주니어문고 같은 것들은 (예를 들면 나니아 연대기) 나중에 원서로 읽었을 때 어린 시절 처음 접했을 당시 그 때 그 느낌이 안 나서 오역 내지 의역의 여부와 상관없이 번역본을 선호하게 되더라고요. 한국어 표현이 (특히 형용사적인 면에서) 영어에 비해 좀 더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것 같아요.

blueyonder 2023-02-08 16:34   좋아요 2 | URL
올바로 번역된 번역서는 원서와 내용상 차이가 없어야겠지요.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해야 하고요. 좋은 번역서라면 굳이 원서와 번역서를 구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북깨비 2023-02-08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번역본 중에 독해 난이도가 가장 높은 것은 성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어려워서 그냥 영어로 읽어요. 😭 (히브리어는 못 읽으니까요.)

blueyonder 2023-02-08 16:40   좋아요 2 | URL
번역이 중요하다는 또 다른 예인 것 같네요. ‘현대인의 성경‘ 같은 것은 그래도 읽을 만합니다.

북깨비 2023-02-11 00:57   좋아요 1 | URL
한글성경이 너무 어려워서 English Standard Version (ESV)를 읽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현대인의 성경 (KLB)와 병행해서 읽어봐야 겠습니다. 갑자기 생각나서 찾아보니 다행히 지금 쓰는 Bible 앱에 KLB가 제공이 되는군요. 읽어보다가 괜찮으면 책으로도 한 권 사야겠어요. 추천 감사합니다. 🙂

blueyonder 2023-02-11 08:30   좋아요 1 | URL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알려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