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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의 여왕! 김혜경의 칭찬받은 쉬운요리
김혜경 지음 / 웅진웰북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요리를 하지 않는 주부란 자존심을 덜 세우는 주부라고 하고싶다. 아이의 엄마라는 책임과 한 남자의 아내라는 아주 간단한 울타리 안에서 요리를 하는 주부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하지만 '요리'라는 단어자체를 어렵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요리라고 하면 집안에서 하던 밑반찬보다는 좀더 거창하고, 좀더 화려한, 맛깔스런, 그리고 어쩌면 기교를 부린듯한 그것을 떠올리게 된다.
<김혜경의 칭찬받은 쉬운요리>는 '요리는 무엇보다도 요리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작가의 지론이 곳곳에 배어있는 책이다. 작가가 말해주고 있듯이 이 책은 읽는 요리책이다. 일상에서 느끼던 생활을 함께 읽어가다보면 나의 요리도 훌륭한 요리의 레시피를 갖고 있고, 다른 이의 요리와 어떤 재료가 다른지 비교하고 배워볼 수 있는 그런 아주 쉬운 요리책이다.
한국경제신문, 스포츠서울 기자를 거쳐 여성지 '파르베', '퀸'의 편집장으로 일했던 작가의 직업 덕분이 많은 요리를 먹어보고 별난 요리를 접해보고 음식 칼럼을 진행하면서 요리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된다. 더구나 맏며느리라는 위치는 그녀의 요리가 맛깔스러우면서도 쉬운 재료로 푸짐한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작의 기회를 준다.
이 책의 구성은 모두 5part로 되어있다.
'건강 한 접시, 샐러드와 드레싱'
'든든하고 폼나는 한그릇 식사'
'매일매일 맛있는 일상반찬'
'외식.초대를 위한 인기 메뉴'
'우리 식구 특별 간식'으로 이루어진 이 책을 조금만 살펴보자.
'느타리버섯밥'이라던가 '버섯스파게티' '매운 펜네'는 어울릴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재료로도 맛있는 한그릇 식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던 요리에 또다른 레시피를 더한 요리를 만나볼 수 있다.
주부들의 고민은 매일 먹는 반찬이다. 매일 똑같은 식탁을 준비하기도 그렇지만 또 매번 요리를 바꾸는 번거로움 역시 고민스럽다. 무우로 생채만 만들어 먹었다면 소개하고 있는 무나물을 한번 해보길 바란다. 나 역시 무나물을 무척 좋아하는 터라 냉장고 남아있던 반토막짜리 무우로 무나물을 자주 해먹는다. 그냥 밥에 얹어서 먹기도 하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어 비벼먹기도 한다.
명동에서 유명했다는 순두부집 이야기를 보면서 혹시 예전 코스모스 백화점 근처의 그집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감상에 젖어본다. 그당시 먹었던 순두부찌개는 작은 뚝배기에 빡빡하게 끓여서 나오던 그 순두부였는데 말이다. 너무 반갑다. 내가 알고 있고 ,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던 순두부찌개의 요리가 작가도 공감하는 요리란다.
중탕으로만 만들던 달걀찜도 요리 방법을 바꿔보고 밖에서 사먹는 뚝배기불고기는 그 당면을 건져먹는 맛에 자주 사먹었는데 소개된 레시피를 보고 당장 뚝배기를 마련하리라 마음 먹는다.
주부 몇단이라고 하면 손님상이나 주말 가족의 특별한 저녁 식사를 위해 내놓을 비장의 요리가 있어야 할텐데 아직 제대로 고수의 요리를 접수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 나온 요리는 정말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다. 재료 준비가 번거롭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먼저하지 말고 주변에서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도 좋다. 돼지고기를 이용한 요리로 삼겹살이나 고추장불고기, 보쌈등만 했었는데 돼지고기생강구이는 꼭 한번 해보고 싶다.
난 녹두전의 비밀을 이 책에서 얻었다. 나역시도 녹두전을 실패했었던터라 무엇이 문제일까..고민했었는데 아주 제대로 된 비법 하나를 얻어본다.
마지막으로 아이를 위한 오방떡이나 복숭아케이크, 고구마칩, 꼬마김밥등 건강한 간식과 순대볶음, 닭모래집볶음등 남편을 위한 깔끔한 안주와 온 식구들이 늘 마실 수 있는 건강한 음료는 주부라면 꼭 체크하고 이용하길 바란다.
하지만 요리가 어렵다는 것은 어쩌면 요리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과 양념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매콤한 맛을 내기 위한 고추기름을 이용하는 방법이나, 더덕 껍질을 벗기는 방법, 무청시래기 집에서 불리는 방법, 만들어두면 요긴한 비빔밥용 볶음고추장, 해삼불리는 방법등 아마도 이런 요리의 숨은 비법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요리에 대해 완전한 고수가 될 것임은 틀림없다.
요리를 위한 tip으로 소개된 갖추면 좋은 주방 살림들, 집에서 만드는 천연조미료, 시판되는 가루제품 이용하기, 또한 맛있는 요리를 더욱 맛깔스럽게 보여주는 정갈하고 품위 있는 한식기 이야기, 화려한 꽃무늬 그릇 이야기등을 읽어보고 있노라면 요리는 매일 하는 가사노동이 아니라 즐거운 창작 활동이어야 한다는 작가의 변을 떠올릴 수 있다.
요리를 무조건 하기 싫다라는 마음보다는 내 손에서 하나의 맛있는 작품이 태어난다는 마음으로 시작해보자. 또한 모든 요리에 레시피가 딸려있지만 융통성을 갖고 요리를 해보자. 재료 하나가 없다고 요리가 안되는 것은 아니니까. 그리고 각자의 입맛이 다르니까 자신의 입맛을 믿어보는 융통성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비법이다. 또한 도구를 잘 활용해서 좀더 쉬운 요리 시간을 만들어보고 시판 제품을 무조건 피할 것이 아니라 활용할 것은 활용하는 생각을 갖어보자.
주부는 각자의 집에서 여왕이다. 자신 스스로를 존중할때 살림도 행복하고 요리도 행복하다.
그 행복을 위해 이야기속에서 전해듣는 엄마의 이야기, 이모의 이야기는 어쩌면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의 가족이 느낄 행복을 위해 소박한 요리를 한껏 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가이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