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을 리뷰해주세요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 문원아이 11
라헐 판 코에이 지음, 강혜경 옮김, 정경희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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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라는 것은 어른들에게도 무서움의 상대이고 피하고 싶은 일이다. 이런 버거움이 아이들 눈앞에 나타나면 아이들의 반응은 어떨까?
울기만 할까? 무서워서 악몽을 꿀까?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선물≫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이야기다.
죽음과 아이들이라는 소재를 보면 너무한거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것은 어른인 나의 선입견이다. 왜? 아이들은 죽음을 생각하면 안되나?
죽음이 무섭다고 어른들이 쉬쉬하고 비밀로 한다고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해야하나? 나에게 질문이 던져진다.

이야기 속의 아이들은 클라라반 선생님의 아이들이다. 초등학교 4년 내내 같은 반, 같은 선생님의 인연으로 만났다. 늘 새로운 세상을 알려주던 클라라 선생님이 어느날 아프단다. 그리고 죽는다고 한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서 죽는다고 하면 어린 아이들도 당연시 여길지 모르겠다. 나이들면 죽는다. 돌아가신다라는 것은 무의식중에 알게 되는 것이니까. 하지만 어제까지 같이 공부하고 웃고 하던 클라라선생님이 아파서 치료를 받았지만 죽는다라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큰 충격이 된다. 클라라 선생님은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한다. 아이들에게 못다해준 책을 읽어주고, 아직도 남아있는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아이들 곁으로 다시 돌아온다. 아이들 역시 죽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처럼 슬프지만 선생님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준비를 한다. 

아이들과의 마지막을 아주 멋있는 여름 휴가지에서 보낸다. 그런 마음으로,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으로 아이들과 선생님은 교실을 바닷가의 모습으로  꾸민다. 야자수를 실어오고 파란색 천을 펴놓고..이제 곧 다가올 영원한 이별을 잠시 잊을 수 있다. 그리고 서로 좋은 기억과 추억을 함께 할 수 있다. 교실안에서 아이들과 선생님은 서로를 이해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봐주지를 않는다. 율리우스의 엄마는 펄쩍 뛴다. 아픈 모습으로 그것도 다 죽어가는 모습으로 학교에 나타난 선생님이 못마땅하다. 이유는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외국의 이야기지만 우리의 현실과 똑같다. 율리우스 엄마가 학부모회 운운하면서 말하는 모습은 그래..바로 우리다. 선생님은 항상 온전해야 하는 모습이길 원하는것. 똑같은 생활을 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한치의 흐트러짐도 용납할 수 없는 우리네의 현실과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죽음을 앞둔 사람의 곁에 있다는 자체가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피하고 싶고 아닌척 하고 싶은 것이다.

엄마는 거실로 돌아가자 텔레비젼을 켜고 채널을 빠르게 돌려 코믹영화를 찾아냈다. 등장인물들 모두가 건강하고, 삶에서 소망하는 모든 것을 얻어내는, 그런 영화를.(191)
아이들은 선생님이 가보고 싶은 나라를 소개한 책을 작별 선물로 정했었다. 하지만 죽음을 말하는 오랜 여행은 또 다른 의미임을 아이들은 깨닫는다.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좀더 두려움 없이 가야한다. 이것이 아이들의 무의식중에 떠오르는 생각이다.아이들은 얼토당토 않지만 어쩌면 너무너무 기발한 생각을 한다. 어른들에게 비밀로 한다. 그리고 준비한다.

클라라 선생님이 죽음을 앞둔 사실을 보면서 율리우스 역시 주변에서 죽음을 알게 된다. 읽는 독자들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율리우스의 엄마는 이모의 죽음앞에서 굉장한 무서움과 끔찍함을 기억속에 남겼다. 그리고 아기 율리아를 뱃속에서 잃었다. 친구 엘레나는 햄스터가 죽자 무덤을 만들고 금잔디를 매번 갖다준다는 말을 듣고 엄마의 가방에서 율리아의 초음파 사진을 몰래 꺼내와 무덤을 만들어 준다. 어른들은 죽음에 대해 무조건적인 두려움을 갖는다.  이해되지 못했던 이야기를 거슬러 거슬러 가다보면 결국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어른들은 죽음에 대한 무서움을 전혀 아닌 듯 표현한다. 하지만 정말 무서웠던 것이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 조차 무서웠던 것이다.

'절대로 굽히지 않고 맞서는 것', 그게 바로 율리우스의 계획이다(143)
그래...맞서는 것.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줄 마지막 선물을 준비하면서 선생님과의 슬픈 이별에 굽히지 않고 싶었나보다. 슬픔에 주저앉기 보다는 남은 시간을 선생님을 추억하고 선생님에게 아이들의 모습을 남겨주고 싶었던 것이다.
 

<유럽에서 가볼 만한 여행지 100곡>이라는 선물은 결국 편안하게 추억하면서 아름답게 떠나는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차가 되었다.
뚜껑은 선생님이 좋아하는 사과나무로 꾸며져있고, 선생님을 태우고 구름 위로 떠다닐 열기구가 있고, 선생님의 오랜 여행길에 그려진 음표들을 보고 천사들이 노래를 불러 줄 것이다. 그리고 그려진 바다와 물고기를 보면서 선생님은 여행중에도 아이들을 떠올릴 것이다.

죽음이 남의 이야기가 되었을 때는 받아들여야한다고, 그래야만 남은 인생을 슬픔이 아닌 추억과 기쁨으로 남길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 앞에 죽음이 왔는가? 아니다.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추억 운운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죽음은 무섭다고 한다. 죽음은 두려운 존재라고 한다.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무섭고 피하고 싶다고 한다.
아이들은 죽음이라는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 때문에 죽음의 어두움보다는 긴 여행이라는 것을 먼저 떠올린다.

밝고 긍정적이게 나의 마지막을 떠올려 보는 것. 책을 읽고 나서 나에게 주어진 숙제이다.
이렇게 해야한다.라고 바로 내릴 결론은 없다. 각자의 몫인걸. 하지만 아이들이 클라라 선생님과의 이별 선물을 준비하는 것에 많은 의미가 있다.
누구든지 죽음을 맞이해야 하지만 빨리 온다안온다의 차이인걸. 아이가 어른이 되고 노인이 되고 나서 그 다음의 평범한 과정인 것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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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해록 : 조선 선비가 본 드넓은 아시아 샘깊은 오늘고전 10
방현희 지음, 김태헌 그림 / 알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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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중국 견문록 중의 하나이고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와 함께 세계적인 기행 문학으로써 가치가 높다는 <표해록>
하지만 고전에 대한 어렵다는 선입견으로 서양의 표류기나 여행기등은 선뜻 읽기를 원하면서 우리나라의 여행록은 사실 뒷전으로 미루기 일쑤였다. 알마에서 나온 <표해록>은어린이의 시각에서 잘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책이지만 어른들이 읽기에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다.

최부는 제주도 추쇄경차관으로 부임하던 중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급히 고향 나주로 향한다. 하지만 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바다를 표류하다 겨우 중국 땅에 닿았지만 해적들에게 봉변을 당한다. 갖은 매를 맞고 가진 것을 다 뺏기고 돛까지 부러진 채 바다 한가운데 버려진 후 다시 표류를 하게 되고 이어서 닿은 곳이 중국의 절강성이다. 이곳에서도 최부 일행은 곤경에 처한다. 왜구로 오해를 받아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이곳에서 최부는 조선의 관원임을 입증하고 겨우 살길을 얻는다. 조선으로 돌아오기 위해 최부 일행은 양자강 이남에서 부처 황하를 건너 만리장성을 넘고 요양과 의주로 해서 한양으로 돌아오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
최부 일행이 지나온 시간은 폭풍우를 만나 14일동안 표류를 하고 중국에 닿아서도 조선으로 돌아오기까지는 8000여 리 길, 135일이 걸리는 기나긴 여정이었다. 배가 난파의 위험에 처햇을 때, 중국에서 해적을 만나 곤경에 처했을 때, 왜구로 오해 받아 위험했을 때, 그리고 말이 통하지 않는 중국땅에서 최부 일행이 조선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던 것은 조선 선비로서 자부심을 갖고 강인함과 뛰어난 통솔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책의 곳곳에서 보여주는 최부의 예를 지키는 행동는 아이들이 조선 시대 당시의 유교적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최부는 아버지의 상중이라는 큰 이유 때문에 모든 편의를 얻을 수 있었을 때도 스스로 자세를 낮추고 예를 다하는 모습은 요즘의 어린이들이 선뜻 이해하기는 버겁겠지만 부모에 대한 공경은 끝이 없음을 알려 준다.

우여곡절 끝에 조선에 도착한 최부는 8일만에 임금에게 보고서를 써 올린다. 이것은 최부 혼자서 쓴 글이 아니라 최부를 수행했던 아전 정보, 김중, 이정, 손효자가 틈틈히 기록한 것을 바탕으로 하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꼼꼼하게 기록하는 면은 아이들 역시 본받으리라 믿는다. 당시 조선은 중국과 군신의 관계였기 때문에 조선이 중국에게 고개를 숙여야 하는 상황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최부는 조선의 꼿꼿한 선비의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주고 있다. 최부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중국에 대해 모든 것을 눈으로 빠짐없이 보았다. 중국 사회 내부의 실상과 경제 상황, 그리고 다양한 문화를 생생하게 보거나 실제로 체험을 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최부는 후에 조선에 적용하기도 한다.

세계에서 인정한 견문록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읽어봤다는 것이 후손으로서 부끄러울 뿐이다. 비록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어른들도 충분히 읽기에 모자람이 없다. 더구나 원문에 가까운 해석을 싣고 이어 <다듬어 쓴 이의 말>이라는 해석을 통해 이해하기 어려웠던 단어나 문장 또는 시대적 배경을 다시 한번 짚어볼 수 있기에 고전의 지루함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점에 장점이 있다.
에도 시대의 일본이 <표해록>의 가지를 알아보고 '당토행정기'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어 널리 읽혀졌다고 한다. 부끄럽다.
한사람 한사람이라도 더 읽어 우리의 자산을 제대로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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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형, 빈센트>를 리뷰해주세요
나의 형, 빈센트 쪽빛그림책 7
이세 히데코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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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유명한 테마 해바라기 그림과 노란색 바탕으로 된 표지는 고흐를 대표하는 그림과 색깔이기 때문에 책을 보자마자 표지를 한참 들여다 봤다. 책 속의 삽화는 마치 미술관에서 바로 눈앞의 유화그림을 보는 듯 하다. 색으로 표현된 그 풍부한 감정과 캔버스의 질감을 고스란히 느껴지는 삽화는 이야기와 함께 그림으로도 충분히 표현됨을 느낀다.

세상 사람들이 빈센트고흐를  어두운 인생, 그러니까 무능력하고, 정신병을 앓을 만큼 괴팍하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는 힘든 성격의 소유자로 치부할 때 그의 동생 테오는 형을 자유로움을 향해 몸부림치는, 그 만의 동경과 그리움의 대상으로 여겼다.

테오는 고흐와 너무 좋은 유년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흐가  기숙학교로 떠나고 전도사가 되고 탄광촌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사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이나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형 고흐가 붓을 다시 잡고 싶다는 형의 편지에 무척이나 기뻐하고 화가로서의 외로움과 고뇌과 예술에 대한 그 뜨거운 사랑을 열심히 지지한다. 미술도구를 사주고 형의 그림을 보관 하는등 오직 예술 속에서만 빠져들어 사는 형을 위해 그의 후원자이자 지지자가 된다.

 고흐의 삶을 들여다보면 불행의 연속이다. 아니 불행이라고 하기에 고흐는 삶에 진지했다. 단지 세상과의 타협이 서로 어긋난 것 뿐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가난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고 화랑에서 일하지만 종교에 대한 믿음으로 선교 활동을 한다. 하지만 그것 역시 너무 자신의 신념에만 빠져서일까. 종교계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한다.
결국 가난한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자신의 적은 재산까지 퍼다줬던 고흐에게 남은 것은 빈털털이와 잃어버린 믿음뿐이다.

이때부터 고흐는 그림 속에 빠져들게 되지만 정신적인 문제가 생겼다. 고흐의 불안했던 어린 시절 탓일까. 너무나도 뛰어난 재주임에도 세상과 타협이 서툴러서 일까. 고흐는 결국 자신의 귀를 잘라내고 자살을 하는 불운의 인생을 살았다.

이런 고흐에게 동생 테오는 둘도없는 후원자이다. 수백통의 편지를 주고 받을 만큼 동생이지만 고흐는 테오에게 자신의 고독을 말하고 싶었나보다.
그런 형 고흐를 바라보는 테오의 마음이 이 책에서 전해진다.
테오는 형과의 지냈던 어린 시절의 그 따뜻함을 같이 바라 보았고, 그림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없이 독학으로 그림을 배워 나가는 형의 모습을 보았으며,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타협이라는 것을 모르는 형을 오랫동안 혼자서 살았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감싸안는다.

현실에서 자꾸 동떨어지는 형이 그림을 통해 꿈을 예술로 승화시키려 하는 형의 그림 세계를 테오는 이해한다. 외로움에 쥐어짜는 그림이라고 테오는 표현했다. 형과 똑같이 고독을 느끼는 화가를 보았고. 그로 인해 형이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것을 지켜보았다.

테오는 형의 모든 것을 지켜본다. 현실과 섞이지 못한 형을 탓하기보다는 형이 안고 있는 고독과 외로움이 그림으로 표현되는 그 과정을 모두 이해한다. 짧은 이야기에 고흐의 모든 삶이 전해진다. 어린 시절의 행복감부터 시작해서 스스로의 힘겨움에 세상을 손에서 놔버린 형의 모습까지.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지만 청소년과 어른들이 읽기에도 충분한 책이다. 책 속의 그림은 명화를 감상하는 듯..아름답다.
파란 밀밭과 고독의 앞에서 어두운 곳을 향해 고개를 숙인 해바라기. 시커먼 탄광속에서 멀리 보이는 불빛을 향해 사람들을 이끌고 싶어했던 고흐의 마음을 그린 것 까지 이세 히데코의 그림 감상만으로도 충분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책이다.
떠나버린 형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과 안타까움이 가득한, 모든것을 함축하는  한마디를 기억하고 싶다.
 

"형은 나의 전부였고, 나만의 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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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구 삼촌 산하작은아이들 18
권정생 지음, 허구 그림 / 산하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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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을 덮고 나서부터 마음에 울컥해지는 이 느낌은 무엇일까.
겨우 여남은 장의 짧은 동화이야기로 감동이라고 하기엔 미안한 그보다 좀더 깊은 마음 짠함이 전해진다.
나이 서른이 넘도록 얼음과자를 사먹는 다섯 살배기 영미보다도 못한 용구삼촌. 몸집만 어른인 그런 아이. 동네 아이들의 악의없는 놀림의 대상이었을 용구삼촌이었을 것이다. 어릴적 동네마다 바보들은 꼭 있었다. 그때는 그런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았었는지.
요즘은 혹여나 그런 사람들이 있으면 숨기기 바빠서 아마도 모두 병원에 입원 시켜놓고 세상과 격리를 시키는 것이 태반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네에서 절대로 바보를 볼 수가 없다. 아니면 세상 사람들이 너무 똑똑해진 것일까.

누렁이를 데리고 못골 산으로 풀을 뜯기러 다니는 것만이 용구삼촌이 할 수 있는 어른으로써의 일이다.
아이들보다 못한 삼촌이지만 스스로 하는 일은 하나 있다. 오로지 그 일만 꾸준히 하는 삼촌이었을 것이다. 그런 삼촌이지만 식구들에게는 늘 따뜻한 존재이다. 비록 그 존재감을 바로 느끼는 것은 아니라고 할 지라도 삼촌은 가족의 한사람이다. 그런 삼촌이 누렁이만 집으로 돌려보낸 일이 생겼다. 무슨일 일까. 말이 없는 바보지만 용구삼촌 식구들에게 아주 크게 자리하는 사람이다. 맛있는 것이 있어도 늘 뒷전이고 옷도 늘 뒷전이고 그저 까만 고무신에 기워진 옷을 입고 있었어도 경희와 경식이에게는 늘 따뜻한 삼촌이었다. 그런 삼촌이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바보였기 때문에, 몸집만 어른인 삼촌이었기 때문에 식구들과 동네 사람들은 삼촌을 찾아 산을 헤맨다.

삼촌을 찾아 헤매던 길에 얼마나 무서웠을까. 늘 곁에 있을 것만 같았던 삼촌이 저 시커먼 못물에 빠진게 아닐까. 경식이는 두려움을 느낀다. 목구멍에서 치미는 그 무엇은 무엇일까? 슬픔? 아픔? 애틋함? 결국 삼촌을 찾았다. 동네 사람들과 식구들의 걱정과 피로앞에 나타난 용구삼촌은 아무 걱정없이 옹크리고 잠을 자고 있다. 작은 산토끼를 안고서 말이다.

그 유명한 <강아지똥>과 <몽실언니>의 작가 권정생 선생님의 단편 동화이다. 한국의 어려웠던 시절속에서 자라고 공부한 선생님이기 때문에 선생님은 작품을 통해 서로 나누고 아끼는 삶. 생명을 보살피는 마음, 자연의 질서를 귀히 여기는 마음을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

용구삼촌은 잔잔한 이야기 이면서도 가족의 진한 사랑과 사람의 존재의 가치를 알려주고 있다. 비록 바보라고 할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만의 존재는 어느 누가 대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용구삼촌은 세상에서 놀림을 받는 사람이었는지 몰라도 작은 토끼에게는 아주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었다. 세상의 영악한 시선이 전부는 아니다. 세상의 똑똑함만이 전부는 아니다. 사람의 가치가 있고, 단지 그것이 차이가 있을 뿐이다.
혹여 내가 우습게 봤던 사람의 존재감을 떠올려 본 적이 있을까. 나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나만의 잣대로 그들을 저울질 한적은 있었나?
많다. 무척 많다. 거의 매일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다.
용구삼촌은 그런 잣대에도 자기만의 따뜻함으로 존재감을 주는 사람이다.
이것이 마음속에서 밀려오는 짠함의 이유일까?

짧은 동화 한편속에서 이렇듯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내는 <용구삼촌>. 용구삼촌은 바보가 아니었다. 사람과 부대낌속에서 살아가면서 꼭 짚어야 할 것을 말해준 <용구삼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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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하와이를 즐기는 48가지 방법
이진영 지음 / 삼성출판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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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하와이 사람들의 숨결이며 세상을 사랑하는 방식의 표현인 알~로하.
예전 하와이를 여행할때 하와이언이면 누구든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알로하~를 외쳐주곤 하였다. 답변을 해줘야 한다는 가이드말에 나도 엄지와 새끼 손가락을 세우고 가운데 손을 쥔 상태로 알로하~의 인사를 하였지만 어찌나 어색했던지..
하지만 하와이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장소이다.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 그리고 비온 뒤의 무지개가 뜨는 듯한 그 깔끔한 햇살에 정말 반했었다. 

하와이가 좋아 아예 이주를 해서 눌러앉았다는 작가의 마음은 충분히 공감되는 것이기 때문에 <휴가 하와이를 즐기는 48가지 방법>이란 책을 접하면서 잠시 잊었던 하와이의 기억과 또다른 하와이의 모습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더구나 비자 면제라는 큰 편리함이 하와이에 대한 여행을 마음 편히 계획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거리상으로나 시간상으로나 아니면 경제적으로 조금은 부담스러운 곳일지 몰라도 일단 날아가보자.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패키지 여행만으로는 하와이를 제대로 느낄 수 없다는 결론아래 하와이의 본 모습을 제대로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바로 나만의 테마 여행을 충분히 계획할 수 있게끔 자세한 소개를 하고 있다. 허니문, 가족 관광, 트래킹, 쇼핑, 축제, 요리 등의 테마 여행을 살펴보자. 로맨틱 허니문 커플들을 위해 하와이에서 찍어 보는 웨딩 사진과 밤바다 제대로 즐기는 법을 소개하고 쇼핑족들을 위해서 쇼핑센터와 아울렛 BEST 매장, 현지 슈퍼마켓에서 알뜰하게 구입할 수 있는 하와이 기념품 정보 등을 제공한다.
또한 가족 여행객을 위해서는 트래킹 코스, 훌라춤 교실을 알려주고, 영화 팬을 위해서는 하와이 국제영화제 즐기기, 선셋 온더 비치 이벤트를 소개한다. 

책 곳곳에 실려있는 하와이의 사진은 연출 사진이 절대로 아님을 나는 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은 아무런 연출이 없어도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 그대로이다. 그 아름다운 하와이을 위해 하와이언의 삶과 하와이에 대한 설명을 경험에 의해 적어가고 있다. 더구나 ZOOM IN이라는 tip은 알아두고 여행지에서 꼭 써먹어야 할 여행 point이다. 해당 관광지등의 홈페이지와 전화번호 그리고 뒷편의 지도까지 첨부해놔서 이 책 한권을 들고 하와이를 여행하기에도 충분하다.

나는 이 책 중에서 하와이의 이면을 소개한 장이 너무 맘에 든다. 하와이언의 진면목을 보려면 보여주고 즐기기 위해 만든 관광지보다는 그들이 생활하는 곳에 들어가봄이 어떨까. 황홀한 호놀룰루의 밤 풍경을 여지없이 볼 수 있는 탄탈루스 드라이브 코스, 그들의 일상을 느낄 수 있는 하와이 최대 규모의 슈퍼마켓인 세이프웨이 카파훌루 지점, 하와이에서 몇 안되는 동네 커피숍이지만 정통커피를 맛볼 수 있는 글레이저스, 하와이언들의 생활터전인 100년 역사를 지니고 있는 카이무키 마을등. 우리나라 여행지에서도 그 지방을 제대로 알고 싶으면 재래시장을 둘러보라고 하듯이 이곳을 둘러보면 하와이와 하와이언들의 진정한 그 멋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비싸지만 비싼만큼의 제 값과 그 이상의 만족을 남겨주는 하와이를 방문할 때 필요한 하와이 여행 상식 또한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다. 장기적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세계적인 관광 거리와 중산층 마을의 비교. 버케이션 렌털과 아파트 렌털의 주거 해결 방법, 활기찬 오아후와 고요한 이웃 섬에 대해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그리고 조금 시간의 여유를 두고 준비를 한다면 일생의 가장 멋진 휴가를 하와이에서 지내고 올 수 있을 것이다.
 

하와이에 대한 하나하나의 설명과 사진을 보면서 또다시 예전의 여행 느낌이 고스란히 떠올랐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상쾌했던 바람과 햇살은 한국의 끈끈하고 습도 많은 더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나 보다. 언젠가 다시 한번 다녀오리라 마음을 먹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아직가지 실천을 미루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슬슬 종용을 한다. 아름다운 하와이에서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 빨리빨리에 젖어든 이 심신을 시간의 여유로움에 젖게 하고 싶다.멋있는 곳 하와이에 대해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게 해준 <휴가 하와이를 즐기는 48가지 방법>은 참으로 마음에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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