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문


기본소득의 정의


기본소득은 "자격 심사 없이 모든 사람에게, 개인 단위로, 노동요구 없이 무조건 전달되는 정기적인 현금 지급*이다.

* A basic income is a periodic cash payment unconditionally delivered to all on an individual basis, withoutmeans-test or work requirement." (http://www.basicincome.org/basic-income.
검색일: 2019년 1월 4일.) - P7

현실적으로 복지제도가 있는 나라에서 점진적으로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경우, 기존의 현금 급부형 복지가 기본소득에 의해서 대체될 때 일부 계층의 복지가 줄어들도록 설계될 가능성이 있다. - P7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의 기본소득에 대한 정의 중에는 기본소득의 본질, 또는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하는 이유에 관한 규정이 빠져있고, 이어지는 설명에 나열되어 있다. 이 문제는 제3부에서 다룰 것이다. - P8

기본소득에 대한 경제학적 질문들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한 달에 30만 원씩 기본소득을 주자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으레 몇 가지 질문을 하게 된다. 기본소득을 주면 누가 노동을 하려고 할까? 술과 도박에 빠져 나라 경제가 제대로 굴러갈까? 기본소득을 지급할 돈을 마련할 수 있을까?  - P9

기본소득은 아주 단순한 정책이다. 마련된 재원을 균등하게 통장에 입금하면 된다. 그러나 그 경제적 효과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복잡한 경제구조 내에서 작동하는 것이므로 다양한 요소와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편익과 비용을 함께 고려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 P9

이 책의 구성

제1부에서는 기본소득의 경제학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여섯가지 역설을 다루었다. - P10

제2부에서는 기본소득의 두 가지 경제적 효과를 살펴본다.
제7장. 기본소득이 일자리에 미치는 효과를 실험의 결과를 통해서 살펴본다. (후략).
제8장. 기본소득이 임금에 미치는 효과를 이론적 접근을 통해서 살펴본다. 임금을 낮춘 것으로 잘못 소개된 스핀햄랜드 복지제도는 임금보조금이었지 기본소득이 아니었다. (후략). - P11

제3부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기본소득의 관계에 대하여 살펴본다.
제9장. 4차 산업혁명의 특징에 대하여 살펴본다. (후략).
제10장. 불안정노동의 확산과 관련하여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대하여 살펴본다. (후략).
제11장. 공동부共同 수입의 공정한 분배 방법에 대하여 살펴본다. (후략). - P11

제1부 기본소득의 역설들

기본소득은 마련된 재원을 모든 사람에게 1/n로 나누어 주는 아주 간단한 정책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매우 복잡하고 흥미롭다.
제1부에서는 기본소득의 경제학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여섯가지 역설을 다루었다.*

*제1부의 제1장~제3장은 이전의 연구(정원호, 이상준, 강남훈, 2016)를 수정한 것이다. - P13

제1장 일부에게 주나 모두에게 주나 마찬가지다

선별소득보장과 동등한 기본소득

기본소득은 모두에게 일정한 소득을 보장해 주는 정책이고, 선별소득보장은 가난한 사람 일부를 선별해서 소득을 보장해 주는 정책이다. 우리나라에서 기초생활 보장 제도와 구직수당은 선별소득보장에 속한다. - P14

 그런데 만약 기본소득을 가지고 선별소득보장과 동등한 재분배 효과가 되도록 만든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동등한 것을 두고하나는 좋아하고 다른 하나를 싫어할 이유는 없어질 것이다. - P14

어떠한 선별소득보장이라고 할지라도 재분배 효과가 동등한 기본소득정책을 만들 수 있다. 한편으로는 선별소득보장과 동일한 금액을 모두에게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선별소득보장 대상자에게는 세금을 걷지 않고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선별소득보장 하에서 내야 할 세금에다가 기본소득을 더한 금액만큼을 세금으로 걷으면 된다. - P16

재정환상

(전략). 이와 같이 보조금과 세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하고 보조금이나 세금 중 어느 하나만 고려해서 판단을 내리는 현상을
"재정환상fiscal illusion"이라고 부른다. 재정환상이 없다면 선별소득보장과 그와 동등한 기본소득은 무차별하게 판단해야 한다. - P17

기본소득의 장점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기본소득은 재분배 측면에서 선별소득보장과 동등한 정책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재분배 측면에서 동등한 정책이라도 다른 측면에서는 차이가 날 수 있다. - P17

그런데 두 정책 사이에는 행정비 말고 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선별소득보장은 신청자에게 낙인을 찍는 효과를 낳는다. 신청하는 순간저소득층이라는 것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본소득에는 낙인효과가 없다. 아무도 신청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 P18

철학자 존 롤스John Raws가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분배해야 마땅한 기본재primary goods 중에자긍심 self-respect을 넣고, 그것을 "가장 중요한 기본재" (Rawls, 1971, p.
386)라고 규정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 P18

행정비와 밀접한 연관되는 것으로 선별소득보장의 불공정성을 들 수있다. 불공정한 결과가 생기는 요인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행정착오로 인한 불공정. 자격이 있는데도 탈락하거나 자격이 없는데도 선정될 수 있다. 둘째는 도덕적 해이로 인한 불공정. 신청자들이 자신의 처지를 속이면 이득을 보게 된다. - P18

셋째로 경제적 지위나 자산의 변동으로 인한 불공정. 매년 12월에 자격 심사를 해서 다음 1년 동안 보조금을 지급한다면, 1월에 실직한 사람은 1년 동안 억울하게 못 받게 되고, 1월에 상속을 받은 사람은 1년 동안 부당하게 받게 된다. - P19

제2장 부자까지 주면 부자들이 더 많이 부담한다

기본소득(역진세)

앞 장에서 선별소득보장의 계층별 순부담을 계산해 보았고 기본소득을 계층별 순부담이 그와 동등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그런데 선별소득보장과 동등한 기본소득은 한 가지 정치적으로 실현하기 힘든 속성을 가지고 있다. - P20

 선별소득보장을 그것과 동등한 기본소득으로 바꿔 놓고 보니, 저소득층은 세율이 0으로 가장 낮고 중산층이 세율이 가장 높고 고소득층이세율이 조금 낮아지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 역진세가 됐다. - P21

중산층을 순수혜자로

역진세는 정치적으로 실현되기 힘든 정책이다.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몰라도 알려지면 유지할 수 없다.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하려면 누진세 내지 비례세가 되어야 한다. 기본소득을 주면서 중산층과 고소득층을 비례세(동일한 세율)로 과세하면 <표 1.2.1>의 오른쪽에 있는 기본소득(비례) 정책이 된다. - P21

선별소득보장은 중산층을 순부담자로 만들지만, 기본소득(역진세는 정치적으로 어려우므로 앞으로 그냥 기본소득이라고 하면 "비례세 기본소득"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다)은 중산층을 순수혜자로 만들고 고소득층의 부담을 더 크게 만든다. (누진세 기본소득도 비례세 기본소득처럼 중산층을 순수혜자로 만든다. 누진세 기본소득은 고소득층의 부담을 비례세 기본소득보다 더 크게 만든다.) - P21

(전략). 부자에게까지기본소득을 주면서 비례세나 누진세로 재원을 마련하면 부자들의 부담이 커진다. 이것이 바로 이건희 손자에게도 기본소득을 지급해야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 P22

기본소득이 중산층을 순수혜자로 만든다는 특성은 시장소득의 불평등이 큰 경우에만 나타난다. - P22

신자유주의 이래로 세계적으로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소득 격차가 매우 커졌다. 이미 우리 경제에서 중산층은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경제적 지위도 계속 악화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이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중략). 그런데 중산층의 지위가 악화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 경제의 가장 큰 문제다. 중산층의 지위가 악화될수록 중산층을 순수혜자로 만드는 기본소득의 효과가 중요해진다. "문제는 중산층이야, 바보야." - P23

밀튼 프리드먼

앞서 우리는 선별소득보장과 동일한 재분배 효과를 내는 기본소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그것이 바로 역진세 기본소득이었다. (중략). 그런데 비례세 기본소득과 동일한 재분배 효과를 갖는 선별소득보장 정책을 만드는 것도 가능할까? - P23

프리드먼은 마이너스소득세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①특정한 범주의 사람을 돕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다.
최저임금, 노령수당, 노동조합보호법 등에 해당되는 특정한 범주의사람을 돕는 정책은 대상자가 끝없이 이어지게 되는 단점을 가지고있다. ② 시장의 기능을 왜곡하거나 방해하지 않는다. 보조금, 최저임금, 관세 등은 시장을 왜곡한다(Friedman, 1962, pp. 157~158). ③ 가난한 사람에게 직접 현금을 줌으로써 빈곤 탈출 효과가 분명하다. ④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이 얼마인지 분명하게 드러난다. ⑤ 시장의 바깥에서 작동한다. 노동 유인을 줄이기는 하지만 다른 선별소득보장정책처럼 완전히 없애지는 않는다(Friedman, 1962, p.158). - P25

그러나 마이너스소득세는 기본소득이 갖고 있는 장점 중 중요한 것 하나가 없다. 행정비 문제다. 현대 국가에서 소득세는 매월 예상액을 납부하다가 연말에 한번 정산한다. 그런데 마이너스소득세를 매달 지급하려고 한다면 매달 소득을 조사해야 한다. - P25

세계적으로 기본소득네트워크 안에서는 마이너스소득세를 바라보는 두 가지 입장이 있다. 하나는 기본소득과 재분배 효과가 동일하므로 사실상 동일한 것으로 바라보는 입장이다. (중략). 다른 하나는 기본소득과 재분배 효과가 동일하고 여러 장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인 차이가 나는 정책으로 바라보는 입장이다. - P26

제5장 일하라고 안 해도 더 많이 일한다

선별소득보장과 복지 함정

기본소득에 대하여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의 하나는 기본소득을 주면 일을 안 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그러나 기본소득이 선별소득보장 비해서 지니는 장점 중의 하나는 "복지 함정 welfare trap" 이 없다는 것이다. 복지 함정이란 복지 수혜자가 일자리가 생기더라도 일을 하지 않고 복지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 P39

급여의 기본원칙은 최대한 노동을 하도록 하고 그래도 부족한 것을 보조하는 것이다. "이 법에 따른 급여는 수급자가 자신의 생활의 유지 · 향상을 위하여 그의 소득, 재산, 근로능력 등을 활용하여 최대한 노력하는 것을 전제로 이를 보충 · 발전시키는 것을기본원칙" (제3조의 ①)으로 한다. - P39

생계급여의 최저 보장 수준은 2019년에는 다음과 같이 정해졌다. 4인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1인당 35만 원 정도다. - P39

수급권자에게 지급하는 생계급여액은 다음의 공식으로 계산한다.

생계급여액= 생계급여 최저 보장 수준(대상자 선정 기준) - 소득인정액=소득인정액 소득평가액(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재산의 소득환산액 - P40

법의 목적도 가능한 한 일하게 만드는 것이고 급여의 기본원칙도 일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천명하면서도 정작 생계급여액 계산식은 일할 동기가 없어지도록 만든 것, 이것이 기초생활 보장 제도의 가장른 이율배반이다. - P40

핀란드에서 기본소득 실험을 한 이유

핀란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국가다. 핀란드에서는 취업했다가 실직하게 되면 일정한 기간 동안 실업수당을 받게 된다. 실업 기간이 길어지거나 처음부터 취업한 적이 없으면 월 560유로의 구직수당을 받게 된다. 구직 활동 조건이 충족되면, 노인이 되어 기초연금을 받게 될 때까지 구직수당을 무기한 받을 수 있다. - P41

구직수당은 실업자에게만 지급되고 취업자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560유로의 구직수당을 받는 실업자는 560유로의 저임금 일자리가 생기더라도 일할 이유가 없다. - P41

구직수당이 노동 유인을 없애는 문제는 복지국가를 만들 때부터알고 있었지만, 그때에는 완전고용 시대였기 때문에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 생산성이 가장 낮은 3% 정도의 인구가 구직수당을 받으면서 일하지 않고 살아가더라도 경제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그러나성인의 사실상 실업률이 10% 이상이 되고 청년의 사실상 실업률이20%가 넘는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 P41

핀란드는 완전고용을 전제로 만들어진 구직수당 제도를 실업률이 높아진 경제에서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기본소득에 주목하게 됐다. 기본소득은 구직수당과 달리 취업을 하더라도 동일한 금액이 계속 지급된다. - P42

핀란드 정부는 실험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설정했다. ① 노동의 성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보장 제도의 재설계, ② 더 강한 노동 유인을 제공하는 사회보장 제도의 재형성, ③ 관료주의 축소와 복잡한 급여 체계의 단순화. (http://www.kela.fi/web/en/basic-income-objectives-and-implementation.) 핀란드는 2017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2년 동안 기본소득 실험을 했다. - P42

영국과 독일의 복지 함정

영국의 복지제도에도 마찬가지로 복지 함정이 있다. <그림 1.5.1>은 최저임금으로 일하는 근로자의 주당 노동시간과 가처분소득(시장소득+ 복지 - 조세)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그림에서 사각형이 표시된 선이 현재의 제도다. - P42

독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림 1.5.2>에는 세 가지 제도 하에서 시장소득과 가처분소득 사이의 관계가 표시되어 있다. (괄호 안의 첫 번째 숫자가 시장소득이고, 두 번째 숫자가 가처분소득이다). - P43

기초생활 보장 제도와 함께하는 기본소득


1인당 30만 원 정도의 기본소득이 도입된다고 할 때, 기초생활보장 제도를 완전히 대체해서는 곤란하다.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들의 처지가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 P44

제9장 4차 산업혁명의 특징

4차 산업혁명 기술적 특징 - 기본소득의 권리


(1) 인공지능과 에너지 저렴화


세계경제포럼 World Economic Forum에 의해서 2016년부터 널리 확산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은 흔히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요약된다. 그림에서 IOT는 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의 약자이고, CPS는 사이버물리시스템 Cyber Physics System의 약자다. - P98

인공지능 이외에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주목하여야 할 기술혁신의 하나가 태양광 에너지다. 리프킨이 태양광 에너지 가격이 머지않아 무상이 되리라고 예측한 이후(Rifkin, 2014),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도 2025년이면 태양광이 무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는 동영상을 배포했다(https://www.youtube.com/watch?v=JmzEjg8SpIO). 실제로 2017년지구 전체의 태양광 발전의 "평준화 비용levelised cost of electricity (LCOE)"
은 2010년에서 2017년 사이에 73%나 감소하여 kwh당 0.1달러가 됐다. - P99

(2) 4차 산업혁명 회의론


4차 산업혁명은 과장됐으며 진정한 산업혁명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견해가 일부 존재한다. - P99

이러한 4차 산업혁명 회의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략). 다른 하나의 설명은 4차 산업혁명이 고령화 현상과 겹쳐서 진행되고 있어서 4차 산업혁명과 고령화가 합쳐진 결과밖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Schwab, 2016, p. 35). - P100

이노우에는 현재 진행되는 특용 인공지능(약한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혁신은 4차 산업혁명이 아니라 3차 산업혁명의 제2국면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노우에는 범용 인공지능(강한 인공지능)이 발명되는 2030년 이후에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井上智?, 2016). - P100

(3) 인공지능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든 지능이다. 러셀과 노빅은 사람처럼 행동하는 시스템, 사람처럼 생각하는 시스템,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시스템,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시스템이라는 네 가지 기준으로 인공지능을 정의했다(S. Russell and P. Norvig, 2010). - P101

(전략). 다른 하나는 데이터를 입력해서 지능을 만드는 알고리즘이다. 그중의 하나가 인간의 두뇌 구조를 모방한 신경망neural network 알고리즘이다. 이것은 1960년대 소개됐지만, 오랫동안 지능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들어서 갑자기 지능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 P101

최근의 인공지능은 신경망 중에서도 "심층 학습deep learning" 이성공을 거두고 있다. 심층 학습은 데이터의 특징을 사람이 가르쳐 주지 않고 인공지능 스스로 찾아내면서 학습하므로, "특징 표현 학습representation learning" 이라고도 부른다(松尾, 2015),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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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박물관의 정의


박물관(museum)¹이란 무엇인가? 흔히 박물관과 미술관의 용어가 혼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미술관은 예술 작품을 소장하는 전문 미술박물관으로서 박물관이라는 상위 개념에 대한 하위 개념으로 이해해야한다. 


1) 불이로는 Musée, 영어와 독어로는 Museum이다. - P18

1. 국제박물관협회 (ICOM : 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의 정의² ³

지식의 증대, 문화재와 자연재의 보호 교육, 그리고 문화의 발전을 목적으로 자연계와 인류의 대표적 유산을 수집, 보존, 전달 및 전시를하는 사회적 기관이다.⁴


2) 이영두. (1997). <미술관 경영 어떻게 할 것인가> 서울: 도서출판 삶과꿈, pp.47~49.
3) 국제박물관협회는 박물관과 박물관 전문 인력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1946년에 설립된비영리적인 국제기구이다. 현재 전세계에 걸쳐 147개국의 15,000명이 회원으로 가입되어있으며, UNESCO로부터 기금을 지원받고 있다.
4) 국제박물관협회의 초대 관장 조르주 앙리 리비에르(Georges-Henri Rivère)의 박물관에 대한정의 - P19

1954년 ICOM총회 결의(Moscow, Bolshara Sovietska Enciklppedia, No.28, p.493)에서

박물관이란 역사적 자료와 정신적 · 물질적 문화의 흔적인 예술품.
수집품. 자연물의 표본을 수집·보존하고 전시하는 기관이다.⁵


5) Neustupny, J. (1968). Museum and Research. Prague: p.153. - P19

1973년 Santiago du Chill, Role du Musee en Amerique Latine(UNESCO Conference, 1972. 5.)에서

박물관은 인류와 자연의 물질적 증거물을 연구·교육·향유할 목적으로 수집·보존·연구·소통·전시하며 사회에 봉사하는 비영리기관이다. - P20

1989년 ICOM의 정의⁶

박물관은 인류와 인류 환경의 물적 증거를 연구·교육 · 향유할 목적으로 이를 수집·보존·조사연구 · 상호교류(교육. 전시)하는 비영리적이며 항구적인 기관으로서, 대중에게 개방되고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다.

6) 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 (1989). ‘Definitions‘ Code of Professional Ethics. Paris: ICOM, section 1.2 ‘Museum‘ p. 23. - P21

4.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전문 개정 1999. 2. 8 법률 제5928호 개정 2000. 1. 12 법률 제6130호)에서의 정의

■ 제2조 (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① 박물관‘이라 함은 문화·예술· 학문의 발전과 일반 공중의 문화 향수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역사 · 고고. 인류 · 민속 · 예술. 동물.식물 · 광물·과학·기술·산업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보존·조사·연구·전시하는 시설을 말한다.
② ‘미술관‘이라 함은 문화·예술의 발전과 일반 공중의 문화 향수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박물관 중에서 특히 서화·조각· 공예 · 건축 · 사진 등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보존·조사·연구·전시하는 시설을 말한다. - P22

2장

박물관의 유형

박물관을 분류하는 체계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 현대의 박물관은 이전에 비해 규모 · 기능 · 소장품의 유형 면에서 다양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소장품의 범주가 전문화되는 경향으로 인해 종합박물관보다는 전문 박물관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 P24

아래의 표는 소장품, 경영 주체, 봉사 영역, 봉사 대상, 전시 방법에따른 박물관의 분류 체계이다. - P25

9) 티모시 앰브로즈 크리스피 페인 지음/이보아 옮김 (2001), 실무자를 위한 박물관 경영핸드북. 서울: 학고재, p.20-21.
10) 미술관‘이란 용어는 미술박물관‘의 준말로서, 넓은 의미의 박물관‘에 포함된다. 박물관은 영어의 ‘museumi‘ 을 번역한 것이고, 미술관은 영어의 art museum Tine artmuseum‘ art gallery‘ 등을 번역한 용어이다. 박물관과 미술관의 역사가 오래된 구미지역에서는 박물관과 미술관이란 용어를 혼용하기도 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미술관과박물관이 구분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정의의 표류, 용어의 혼동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러한 오류는 박물관이라는 용어 자체가 이미 1871년부터 서구의 미술관 형식을 모방하기 시작한 일본식 이념과 표기를 여과 없이 차용했기 때문이라고 심상용 교수(대중시대 미술관의 모색과 전망 : <그림 없는 미술관 2000, pp.21-23)는 설명하고 있다. 박물관과 미술관이 이원화된 직접적인 발단은 창덕궁미술관이 일제강점과 국권의 상실로이왕가박물관으로 개칭되고, 이왕가미술판으로 재차 개명되는 과정에서 시작되었다. 즉
"이왕기미술관‘과 ‘총독부박물관의 이원적 체계가 덕수궁미술관과 국립박물관으로계승되는 동안, 미술관과 박물관의 이원화는 결코 의심할 수 없는 부동의 진실로 고착되었던 것이다.
11) 공예, 회화, 조각, 서예, 사진 등의 영역으로 세분된다.
12) 예: 무속박물관, 옹기박물관
13) 예: 자기박물관, 도자박물관
14) 예: 불교박물관, 기독교박물관, 성서유물박물관
15) 예: 제주교육박물관, 한밭교육박물관
16) 예 : 천체, 지구, 지질, 동물, 식물, 해양, 환경, 공룡 화석박물관
17) 예 : 의학박물관
18) 예: 축음기박물관, 교통박물관, 자동차박물관, 농업박물관, 출판박물관, 화폐박물관, 금음박물관, 고인쇄박물관, 배박물관, 김치박물관, 종이박물관, 석탄박물관, 항공박물관, 체신박물관, 상업사박물관, 전기통신박물관, 토지박물관
19) 예 : 전쟁기념관 육사박물관
20) 예: 자수박물관, 잡지박물관, 가구박물관, 디자인박물관, 의상박물관, 영화박물관, 사진박물관
21) 예: 독립기념관, 전쟁기념관이 여기에 속한다.
22) 예 : 소전미술관, 삼성미술관, 성곡미술관은 기업 박물관에 속하면서 법인 박물관에도 포함된다.
23) 예 : 장애인 박물관과 어린이 박물관은 봉사 대상과 시설에 의하면 특수 박물관에 포함된다. 그러나 어린이 박물관의 경우 소장품에 따른 분류에 의하면 경우에 따라서는전문 박물관에 포함되기도 한다. - P27

3장

비영리기관으로서의
박물관의 특성과 역할

1. 비영리기관으로서의 박물관의 특성

(전략).
비영리기관이란 용어는 이윤이나 영리를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설립된 조직이 아니라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공공 이익의 실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설립 · 운영된 조직을 의미한다.²⁴

24) Thomas, W. (1990). Managing nonprofit organization, New York: Prentice-Hall. p.5. - P28

우리 나라의 비영리기관과 기부자는 법인세법·상속증여세법. 지방세법 등에서 세제상 지원을 받고 있다. 비영리기관은 일반적으로 법인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법인의 형태를 갖추지 않은 비영리기관이라할지라도 관할 세무서의 승인을 받고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시키면비영리법인에게 주어지는 조세 지원을 동일하게 적용받을 수 있다.²⁵

①사단, 재단, 기타 단체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규정을 가지고 대표자 또는 관리인을 선임하고 있는 기관
②사단, 재단, 기타 단체가 한 개인의 명의로 수익과 재산을 독립적으로 소유·관리하고 있는 기관
③사단, 재단, 기타 단체의 수익을 구성원에게 분배하지 않는 기관

25) 손원익. (1998).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 지원 및 세제의 비교> 서울: 한국조세연구원. P.37. - P29

비영리법인에 대해서는 법인세법에 정의되어 있으며, 비영리기관에 대한 일반적인 법적 근거는 민법 제32조에 기초하고 있다. (중략).

① 영리 사업 소득
② 이자 소득
③ 증권투자신탁의 분배금
④ 주식 등의 이전으로 발생한 자본 이득수
⑤ 고유 목적 사업에 사용되지 않은 고정자산의 이전으로 발생한 자본 이득

위의 항목 중 이자 소득이나 배당 소득과 같은 수동적인 소득은 1989년 이전까지는 과세 대상이 아니었으나, 1994년 세법 개정 이후는 비영리법인의 고유 목적 활동을 위해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으로 설정하는 한 계속하여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공제받은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은 5년 이내에 사용해야 하되 이자 소득, 증권투자신탁의 분배금, 수익사업 소득의 50%의 합계를 한도로 한다.²⁶


26) 손원익. (1998),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 지원 및 세제의 비교> 서울: 한국조세연구원. p.37. - P30

비영리기관과 영리기관은 하나의 조직을 형성하여, 기획·조직·지휘·통제라는 일련의 경영 기능을 통해 경영자와 조직의 구성원이 합의한 공통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측면에서 유사하다. 또한 영리기관과 마찬가지로 소비자와의 관계, 객체(서비스와 상품)의 존재, 교환의 발생, 시장 및 경쟁의 존재 등 본질적으로 유사한 점이 비영리 조직에도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제품의 특성, 수요자의 소비형태, 업무 수행의 적용 방법과 목적 달성의 측정이나 평가에 대한 척도는 근본적으로 다르다.²⁸

28) 유기현(1997). <경영학원론> 서울: 무역경영사. p.19. - P31

이러한 관점에서 박물관은 항구적인 비영리기관으로서 궁극적으로 사회의 공동체와 공동체 구성원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 설립되며, 교육이나 문화적인 목적으로 소장품을 관리·활용하고, 정기적으로 대중을 위해 전시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²⁹


29) 박물관의 정의. The Museum Services Act 20 USC Sec. 968(4). - P32

2. 박물관의 역할

1) 박물관의 사회·문화적인 역할

박물관은 인류와 인류 환경의 물적 증거를 연구· 교육 · 향유할 목적으로 이를 수집·보존· 조사연구 · 상호교류(교육·전시)하는 비영리적이며 항구적인 기관으로서 대중에게 개방되고 사회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다.³⁰ 이러한 사회·문화적 효과를 문화경제학자들은 외부편익 (external benefit)³¹이라고 보고 있다.

30) 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 (1989). Definitions‘ Code of professioal Ethics.
Paris: ICOM, section 1, 2. ‘Museum‘. p.23.
31) 한국문화정책개발원 (1996). "문화시설의 지역경제 및 사회문화적 효과 연구: 박물관을중심으로", 서울: 한국 문화정책개발원, pp.69-70. - P33

(1) 문화유산의 전승

박물관은 타입 캡슐로서, 인류 문화와 자연에 대한 기록을 가능한한 원형의 상태로 다음 세대에게 물려 줄 윤리적 책임이 있다. (중략).
예술 작품이든 고고학적인 표본물이든, 박물관은 그들이 갖고 있는소장품을 수집·보존·조사연구 · 전시·교육 등 일련의 활동을 통해 소장품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중요성이나 의미를 해석하고 평가해 준다. - P33

이에 대해 조르주 앙리 리비에르(Georges-Henri Rivière)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박물관 운영에 중요한 것은 좋은 전시와 많은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되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많은 국민이 관람함으로써 지식을 얻고 그것을 상호 교환하면서 호기심과 비판 정신을 날카롭게 하여 감성을 풍부하게 하고 기쁨을 느끼며,
창조성을 자극하여 개개인의 일상 생활이나 직업 활동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³²


32) 김혜경 역. (1996). <미술관·박물관이란 무엇인가> 서울: 화산문화. p.101. - P34

(2) 지역주민들의 문화 향수 제고 효과와 지역 이미지 창출

박물관은 하나의 사회적인 인프라로서, 그 건물이나 유적지 자체가지역의 유형적 문화 자산인 동시에 지역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으며,
자체 건축물 이외에 관련 도로나 주차 공간의 확보, 인근 녹지 확보를통해 지역의 준사회 간접 자본의 시설로 존재한다.
부동시에 지역 특색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소장품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강한 정체성을 부여해 주고, 지역 주민들이 살아온 역사적 증거로서 존재한다. - P34

(3) 지역간 또는 국제적인 문화

교류의 효과 마지막으로 박물관은 박물관 상호간의 교류, 지역 · 국가간의 교류.
를 확대시킬 수 있다. 박물관은 타박물관과의 장·단기 대여 전시나 교환전시, 혹은 좀더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해외 박물관에 한국 전시실을 설치하여 서로 다른 문화 양식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P35

2) 박물관의 경제적 역할

박물관은 관람객에 의해 지역으로 직접 유입되는 자금과 지역 개발에 연계되는 효과 등을 통해 지역경제의 회생에 기여할 수 있는데, 이를 박물관의 경제적인 역할이라고 한다. - P35

문화에 있어서 경제의 중요성은 문화 그 자체가 경제의 상위개념으로 정의된다. 경제와 문화는 상호 의존적이며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있다. 문화가 경제 발전에 활력을 주는 순환 관계를 갖게 될 때 비로소균형있는 사회 구조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후기 산업 사회에서 지식 · 정보 사회로 전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문화는 창조적인 이행기능과 함께 풍요로운 삶의 척도를 하는 ‘준거의 틀(framework)‘로서 미래 사회를 예측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³⁴


34) 정문교 (1999). 《문화 발전과 행정》,  p.12. - P36

그러나 박물관 자체나 유적지를 기반으로 형성된 박물관은 한 자리에 위치하고 이동시킬 수 없어서, 타지역의 소비자들이 방문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경제적 가치의 상실을 초래한다.³⁵


35) 한국문화정책개발원 (1996). "문화시설의 지역경제 및 사회 문화적 효과 연구: 박물관을중심으로" 서울 : 한국문화정책개발원, p.59. - P36

아울러 박물관 자체는 사업을 더욱 건전하고 활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 교육 프로그램, 간행물, 특별 행사를 통해서 박물관의 특별 수입을 증대 시킬 수 있으며, 박물관 내의 뮤지엄 숍(museum shop), 레스토랑, 주차장, 인접한 호텔과 상가는 관광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킴으로써그들의 소비 성향을 가속화시킨다.
또한 관광자원으로써 박물관 소장품의 상품화는 박물관의 재정 확보와 자생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홍보와 경제 활성화에도 상당한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 P37

3. 박물관의 정치적 역할

케이플러 (Kaeppler, 1994)는 "민족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말살하는 힘일 수 있는 것도 바로 박물관이다. 일부의 사람들이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그만큼 박물관은 분명하게 정치적이다"라고 언급했다. 흔히 박물관은 권력이나 정치와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박물관이라는 문화현상 이면에는 상당히 정치적인 배경이 작용한다. - P38

그러나 박물관을 ‘국가의 집합기억 (collective memory)과 밀접하게 상호 연결되어 있는 제도‘ 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이러한 박물관의 정치적 파급효과는 국가 권력과 직결되기도 있다.
(중략).
박물관이 어떤 문화를 전시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즉 경쟁관계 속에 있는 기억들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궁극적으로 국가권력의 손에 달려 있다.³⁷

37) 전경수. (1998). 한국박물관의 식민주의적 경험과 민족주의적 실천 및 세계주의적 전망.
서울: 집문당. p.662. - P38

(전략). 즉 이러한 전시는 피지배 국민들에게 그들의 역사적인 사실을 객관적으로 제시해주기보다는 주관적으로 과거의 역사를 왜곡 또는 변형하거나 지배담론을 정당화하는 문화적 통치 도구로서 이용했던 것이다.³⁸


38) 전경수. (1998). 한국박물관의 식민주의적 경험과 민족주의적 실천 및 세계주의적 전망서울:집문당. p.665.

1부 박물관의 이해

4장 박물관의 형성과 발전

2. 한국의 박물관


5) 사립 미술관의 형성: 간송미술관

일제 식민정책 하에서도 간송 전형필은 일찍부터 민족문화재의 수집가로 활약하며 서화 · 고서 수집에서 시작하여 도자기 • 불상 등 각분야에 걸쳐 방대한 문화유산을 수집하였다. (중략), 1971년 10월 겸재(謙齋展)을 1회로 하여 현재까지 특별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또한 해마다 봄, 가을에 <간송문화澗松文華)>지를 발간하여 우리 나라 근대 박물관으로서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있다. - P56

3. 현대 박물관이 직면한 박물관 경영의 문제점


근대 이후, 박물관이 일반 대중에게 제공하는 ‘공공 봉사‘의 개념과 영역은 급격하게 확대되었지만, 박물관 활동은 궁극적으로 현재의 요구를 수렴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여 사회의 변화를 추구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보다는 별다른 노력 없이 소장품을 보유하여 그들의 현실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정당화하려는 양상을 띠게 되었다. - P62

현대에 들어서면서 박물관은 하나의 복합 문화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따라서 박물관은 정보 센터로서의 기능, 박물관 전문인력에 대한 교육 기능, 개인이나 사립 박물관에 대한 정보 제공과 업무지도 기능, 영화관, 음악 감상실, 뮤지엄 숍, 레스토랑이나 카페테리아 등을 갖는 휴식 공간의 기능도 고려하게 되었다. - P62

(전략).
이러한 외부 환경 요인의 변화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변화 요인도 작용을 하는데, 소장품 관리를 위한 제반적인 보존 환경 시설의 확충, 박물관 전문 인력의 고용, 대중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의 개발과전시회 기획에 소요되는 제반 경비가 개인 기부금과 정부 지원금으로운영되던 예산을 초과함에 따라 심각한 재정난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 P63

박물관들은 경쟁 관계 속에서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고, 이러한 경쟁 관계는 다른 유적지나 문화 기관에까지 확대되어, 심지어 사립 박물관의 경우 무료 입장을 허용하기도 하였다.
한편 이러한 박물관들의 경쟁력 강화는 일반 대중에게는 다양한 봉사를 제공받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이러한 내·외적인 환경 변화로 인해 현대 박물관이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관람객이 소장품과 상호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봉사를 제공함으로써, 관람객의 호기심과 질문을 유발하여 자발적으로 학습에 대한 욕구를 느끼게 하고 실행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 P64

이러한 박물관의 사회적 기능으로의 방향 전환은 다음과 같은 국제박물관협회(ICOM, 1989)의 박물관 정의에도 명시되어 있다.
박물관은 인류와 인류 환경의 물적 증거를 연구·교육·향유할 목적으로 이를 수집·보존·조사·연구·상호교류(교육. 전시)하는 비영리적이며 항구적인 기관으로서, 대중에게 개방되고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다.‘ - P64

박물관은 궁극적으로 과거와 현재에 일어나는 사실들에 대한 정보를 소장품을 통해 제공하는 문화 공간이다.⁶⁶ 부분적으로는 경제·정치·사회·문화·환경 등의 변화에 따라 박물관의 기능과 역할도 변모되었고, 고전적 역할이던 수집과 연구 중심의 기능에서 탈피하여 교육과 전시에 마케팅의 기법을 적용한 관람객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⁶⁷

66)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미술의 공동묘지‘, ‘생기 없는 바자회‘, ‘사후의 피난처 등의 냉소적 표현들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어떤 물건들로부터 그것이 본래 지녔던 고유한 성격을 박탈하고 그 의미를 왜곡시키는 사치스러운 창고에 불과하다는 비난과 관련이 있다 (심상용. (2000). <대중시대 미술관의 모색과 전망 : 그림 없는 미술관> p.78).
67) 박물관 경영학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현상은 사물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박물관의기능이 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박물관 기능의 변화는 서로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의존적이며 상호보완적인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 P65

2부 박물관 경영

3장

 소장품 관리

1. 수집 기능

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는 ‘인간과 인류 환경의 물리적인 증거물‘ 혹은 ‘소장품‘¹⁰³을 수집 관리하는 것이다.

103) 소장품과 문화재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엄밀한 의미에서 소장품은 개인이나 박물관·미술관 같은 공공기관에서 수집하여 관리하고 있는 물건 또는 사물을 말한다. 반면에 문화재는 인간이 남긴 유형 또는 무형의 유산뿐만 아니라 동물.식물. 광물을 포함한 자연적인 산물을 의미하며, 어느 집단이 영위한 생활양식의 총체적인 결과로나타나는 유형·무형의 문화적 자산 또는 문화적 가치를 지닌 재산을 말한다. 문화재보호법(1962년) 제2조에 의거하면, 문화재는 유형문화재 · 무형문화재 · 기념물. 민속자료로 분류되고 있으며, 그 중요성에 따라 국가지정문화재(국보·보물. 무형문화재 · 사적·명승· 천연기념물 • 중요민속자료)와 시·도 지정문화재 문화재 자료로 나뉜다. - P149

 이러한 관점에서 박물관의 역사는 수집과 소장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¹⁰⁴

104) 미술품의 수집은 기원전 3천년 경 수메르의 메소포타미아에 있던 에블라 정부 기록 보존소의 문서 수집에서 그 원형을 찾아 볼 수 있다. - P149

박물관사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시대의 변천에 따라 박물관에서 수.
집하는 소장품의 범주는 그 시대의 사회 · 경제 · 문화 · 정치·종교 등 외부 환경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고전적인 박물관에서는 미술품을 비롯한 진귀한 재화의 수집과 보관이 매우 오랜 시간에걸쳐 이루어져 왔다. 아마도 예술 작품이나 자연사적인 가치를 지닌표본물과 같은 다양한 유물을 수집하는 행위는 ‘물신숭배 사상(fetishist)‘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 P150

2. 소장품 재질의 범주

박물관 소장품은 박물관 활동의 방향에 따라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좁은 의미의 박물관 소장품이란 예술 작품, 고고학적 표본물과 같은 실물 자료와 모형을 중심으로 구성되지만, 넓은 의미의 소장품에는유물, 예술 작품, 표본물, 도서, 인쇄물, 복제품, 음향 자료, 영상 자료, 문서 등의 자료가 모두 포함된다. 특히 최근에 웹아트(web art), 넷아트(netare), 온라인 아트(on-lineart) 혹은 디지털 아트(digital art)로 소개되고 있는 예술 형식은 최근 2~3년 사이 작가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어 21세기에 가장 부각되는 새로운 매체 예술로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¹⁰⁷

107) 이준, (2000). 변화와 도전 : 21세기 미술관의 역할과 전망, 삼성미술관 연구논문집 (제1호). 서울: 삼성미술관, p.118. - P151

3. 소장품의 수집과 방법

유물을 수집하는 것은 유물을 수집·정리·분류 ·보관·관리하여 연구·전시·교육하기 위한 활동이다. 박물관 기능상 수집이라는 것은 자연 상태에서의 파손· 인멸·멸실 등으로부터 유물을 보호하고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여 영구히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까지 포함된다. 유물 수집을 위한 의도와 타당성은 수집 정책을 기획할때 일관성과 객관성을 유지하여야 하며, 박물관의 설립 취지, 목표, 실천과제, 박물관의 예산 범주, 보존 환경 시설의 한계를 넘지 않는다. - P153

수집 정책에는 유물의 범위, 수집 지역, 수집 방법, 수집 시기, 수집에 대한 정당성, 유물의 중요성, 기존에 있는 소장품과의 관련 여부.
박물관 규정에 명시된 평가 기준, 유물의 소유권과 사용에 관한 법적기준(출처, 이전의 소유권)¹¹¹, 사용 용도, 분류 정보에 관한 문서, 유물을 소장하고 보존할 수 있는 박물관의 수용 능력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¹¹²




111) 일반적으로 박물관의 수집정책 원칙은 국제박물관협회의 전문직을 위한 윤리규정을 근거로 한다. 수집 방법에 관한 조항에서 법적인 사항과 윤리강령에 근거하여 수집에 대한제반 사항을 명시하여야 한다. 또한 박물관은 UNESCO 협약(1970)인 문화재의 불법 반출입 및 소유권 이전의 금지와 예방 수단에 관한 협약(The UNESCO Convention on theMeans of Prohibiting and Preventing the Illicit, Export and Transfer of Ownership ofCultural Property, 1970)을 수용하고 준수해야 한다.

112) Edson, G & Dean, D. (1996). The Handbook for Museum. London: Routledge. p.33. - P153

1) 발굴 조사

비용 효율적이며 능동적인 수집 방법은 발굴 조사를 통해 수집되는것인데, 지하에 매장되어 있는 고고학적인 유물이나 표본물을 수집하는 방법이다. (중략). 대학 박물관에서도발굴의 현장성과 학술적 연구 성과를 사회교육이라는 차원에서 지역사회에 환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고, 한편에서는 대학박물관의 과중한 발굴 업무에 따른 대학 박물관 고유 기능의 낙후에대한 제도적 개선책들이 제시되기도 한다.¹¹⁴ - P154

발굴 조사는 기본적으로 파괴를 전제로 한 조사가 아니기 때문에 무분별한 파괴 행위나 불성실한 조사로 인하여 유적 유물을 남겼던 사람들의 의지가 충분히 검증되지 못한다면 커다란 물의를 일으키게 된다. (중략), 발굴 조사 과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¹¹⁶


116) 박보현(1997), 박물관에서 고고자료의 활용방안, 박물관학연구(제2집), 대전 : 대전보건전문대학 박물관학연구소, PP.39~40. - P155

박물관 직원이 발굴조사 과정에서 수집한 유물이 박물관의 소장품으로 취득되기 위해서는 직원은 연구조사 허가서, 박물관 전문인력은취득인가 허가서의 사본을 구비하여야 한다. 토지 소유자는 직원에게현지 조사와 유물의 취득과 처분에 대한 허가의 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한다. 박물관은 이러한 자료를 등록 담당실에 보관함으로써 그들의 활동이 합법적이고 정당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 - P156

2) 기증(증여와 유증)

기증(증여와 유증)은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수집 방법이다.
기증이란 공·사립 기관 혹은 개인이 수장하던 문화재를 국가나 공공기관에 환원하는 것이다. 이는 문화재의 사회 환원이라는 측면 이외에도 공개되어 국민들이 공유하고, 전문가가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며, 또한 국가가 관리함으로써 유물을 영구히 안전하게 다음 세대에 전수한다는 의미가 된다.¹¹⁹


119) 박영복. (1999). 박물관 유물 관리 개요, 박물관 전문인력 양성교육.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p.3. - P156

예를 들면, 세금 면제 또는 다른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으로부터는 기증받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러한 조건으로인해 박물관의 활동이 제약받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57

기증의 의도를 갖고 있는 소장자는 박물관으로 기증 자료를 직접 가지고 와서 관련 학예연구원에게 지정된 장소에서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 기증자는 반드시 그 유물이 기증 수락 여부의 판단을 위하여 일시적으로 자료가 박물관에 위탁되었음을 입증하는 서류를 받아야 한다. 유물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때, 박물관 자체나 혹은박물관 직원은 윤리적이며 법적인 측면에서 수집된 자료나 소장품을 감정할 수 없으며, 또한 감정가를 고용할 수도 없다. - P157

기증 증명서는 기증자나 공인기관 등록 담당원이나 관련 학예연구원의 서명이 필요하다. - P157

 다음의 내용은 박물관에서 기증을 수락할 때 고려해야할 사항이다.¹²¹

①소장품의 기탁을 수락하는 것은 소장품에 대한 지속적인 보존과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한다.
② 박물관은 합법적인 소유권을 지니고 있지 않는 소장품은 취득하지 않는다.
⑨ 제한적이거나 조건적인 기증 자료는 수락하지 않는다.
④ 박물관의 품격과 질을 결정지어 주는 소장품은 그 가치와 출처가 분명해야 한다.
⑤ 작품 수집은 박물관의 권리이며 의무이다.
⑥ 박물관에 기증된 자료는 원칙상 기증자나 상속인에게 반납되지않는다. 박물관 관장에 의해 그 소장품들의 반납이 용이하다고판단되는 경우는 관련 정부 기관에 보고서 형태로 의견을 의뢰하여야 한다.
⑦ 박물관은 법리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자료는기증받지 않으며, 심지어는 일정 기간 동안 그러한 자료가 전시되거나 이용되어서도 안 된다.
⑧ 박물관의 작품 수집은 작품 처분 규정과 상호의존적이며,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소장품은 원칙적으로 매각· 교환의 대상이될 수 없다. 소장품은 단지 관리와 보호의 대상이어야만 한다.
⑨ 박물관은 수집된 자료들이 교육 자료로서 적합한가를 판단하여야 한다. 소장품들은 최적 상태로 관리 보존되어야 하며, 바르게사용되어야 한다.
⑩ 박물관은 한 개인의 취향으로 작품을 수집해서는 안 된다.
11. 기증자에 대한 정보는 작품 등록 문서들과 함께 기록. 보관된다. 기증자의 서면 동의가 사전에 없으면 전시될 수도 없다.
12. 박물관 직원은 소장품 감정에 대한 구두 진술이나 서면으로 된진위 확인서나 평가서를 발부하는 것이 업무 규정상 금지되어 있
"다. 조세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 감정 평가 금액에 대한 정보가필요한 기증자는 본인이 부담하는 것을 조건으로 전문 감정사로부터 평가받아야 한다.


121) Edson, G. & Dean, D. (1996). The Handbook for Museum. London: Routledge,
p.33. - P158

 기증계약증명서가 등록 담당 부서에 전해질 때까지 등록 담당자는 기증 유물을 취득할 수 없으며, 만약 기증 계약자가 통보한 지 30일 내에 서명하지 않으면 등록 담당원은 박물관이 기증된 자료에 대해 더 이상 책임지지않는다는 사실을 기증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 P159

3) 구입

구입은 가치에 부합하는 합당한 금전적인 가치를 지불하고 입수하는 방법으로서, 소장품을 확장시키는 최선의 방법이지만, 이를 위한 예산 책정이 사전에 충분히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때문에 그러한 맥락에서는 가장 어려운 방법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¹²³

123) 우리 나라와 일본의 경우는 대부분 박물관의 예산을 가지고 작품을 구입하지만, 구미의선진 박물관들은 각종 이벤트를 통해 구입 기금을 별도로 마련하기도 하고, 후원자를 통해 작품 구입을 용이하게 하기도 한다. - P160

유물 매도신청자는 박물관에 있는 유물 매도 신청서에 명칭· 시대.
크기와 간단한 설명을 기록하고 매도 신청 유물과 유물 사진 (3매 이상), 신분증이나 업종 등록증을 구비하여 신청한다. 매도 신청된 유물에 대해서는 박물관 측에서 인수증을 발급한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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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는 순간,
언어를 배울
준비는
끝났다


갓난아기와 침팬지의 차이

(중략).
자연언어 환경에 놓인 갓난아기는 부모를 비롯한 주양육자로부터 제1언어인 모국어를 습득한다.  - P14

자연언어와 인공언어

자연언어는 인간이 특별한 훈련 없이 자연적으로 습득하고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등은 자연언어이다. 반대의 개념으로 인공언어가 있다. 몇몇 언어의 특징을 섞어 인공적으로만든 언어를 말하며, 1887년 폴란드의안과 전문의 자멘호프(Zamenhof)가 국제 공용어로 창안한 에스페란토어가 대표적인 예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위해만든 기호체계 C-언어도 인공언어라고볼 수 있다. - P15

수많은 언어학자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인간의 언어습득에 관해 의구심을 가져왔고, 그 비밀을 밝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리고 아이의 언어습득에 대한 학자들의 주장은 크게 경험론(학습설)과 선험론(생득설), 경험과 선험의 상호작용론 등으로 나뉜다. - P15

경험론과 상호작용론은 언어습득 과정에 있어 아이의 후천적인 경험,
훈련, 연습, 학습 등이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보는 견해이다. 이 학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백지 상태인 갓난아기가 모국어 환경 속에서 다양한 경험,
학습, 훈련 등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와 교정을 겪으며 하나의 습관처럼 언어를 습득한다고 보았다. - P15

보상에 의한 강화

 특정 행동을 했을 때 주어지는 긍정적 의미의 대가, 어떤 행동이나 학습능력을 강화할 때 돈, 음식, 옷과 같은 물질적 보상을 주기도 하고 칭찬, 스킨십 같은 정서적 보상을 주기도 한다. 특정한 행동에 뒤따르는 보상은 나중에도 유사한 상황에서 그 행동을 하게 될 가능성을 높인다. 보상은 강력한 동기가 되기도 하지만, 보상이 뒤따르지 않으면 자발적인 행동을 멈추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 P16

동물 중 지능이 가장 우수하면서 인간과 유사한 영장류인 침팬지의 새끼와 인간의 아기를 동일한 양육환경에서 동일한 바극을 주며 키워보기도 했다. - P16

생득설과 언어습득

장치 노암 촘스키가 언어습득 과정에서 내세운 가설, 행동주의, 즉 경험에 의해 습득한다는 가설에 반대되는 입장이다. 언어능력은 지능, 성품, 성장 환경, 인종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타고나는 것이며 성장·발달 과정 중 특정 단계에서 집중적으로 개발된다고 본다. 가령 모국어 같은언어능력은 2~12세 사이에 습득되는데,
다른 후천적 능력의 습득과는 전혀 다른양상과 속도를 나타낸다. 양육환경에 따라 언어자극의 양과 질에서 차이가 있지만, 유아에게는 언어습득장치가 있어 문법과 같은 규칙을 습득하고, 습득한 문법으로 창의적인 문장을 무한하게 생성할수 있다고 주장한다. - P17

 미국 예일대학교의 언어학자 폴 블룸(Paul Bloom)도 새에게는 지저귀는 능력, 벌들은 ‘윙윙‘ 나는 능력이 선천적인 것처럼 인간의 언어구사능력 역시 선천적으로 타고난다고 말한 바 있다. - P17

미국의 언어심리학자 로라 안 페티토(Laura Ann Petitto)는 생후 5~12개월의 아기 10명이 옹알이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컴퓨터로 분석했는데 그 결과 아기들이 옹알이를 할 때 주로 오른쪽으로 입이 움직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17

선험론자에게 아이의 언어습득은 의식하거나 의도해서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처음에 기어 다녔던 아기가 일어나 걷게 되고, 얼마 후 달릴 수있는 것처럼 언어습득은 자연스럽게, 때론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선험론에 따르면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이미 언어를 습득할 준비는 끝난 셈이다. - P18

아기 옹알이의 비밀

우리는 대개 아기가 옹알이로 언어습득의 시동을 건다고 생각한다. 옹알이의 전조는 ‘투레질‘로, 갓난아기가 두 입술을 투루루 떨며 소리를 내는 것이다. - P18

부모가 옹알이를 ‘말‘의 시작이라고 기대하는 것과 달리 생후 6개월이전의 아기들이 내는 옹알이는 우리가 사용하는 말과 다르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선천적으로 귀가 안 들리는 아기나 부모가 벙어리인 아기도 정상적인 아기들과 마찬가지로 옹알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9

우리가 느끼기에도 생후 6개월이 넘은 아기의 옹알이는 어른의 말소리나 억양과 꽤 비슷하다. 매일 아기를 돌보는 엄마라면, 아기가 자신과 눈을 맞추고 옹알이를 할 때면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느낌에 빠질 때가있을 것이다. - P20

아기들이 언어습득 과정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엄마가 입으로 소리내는 것들 중 유의미한 단어가 무엇인지 구별해내는 일이다. 영어를 처음 배울 때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P20

말문 틔기 전, 엄마와 아기의 의사소통

아기가 옹알이를 하는 동안, 엄마는 이전보다 뚜렷해진 교감의 즐거움을맛보게 된다. 아기가 끊임없이 말을 거는 것만 같아 아이와 대화하는 일이한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얼른 아기의 말문을 틔게 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겨난다. - P22

미리 이야기하자면, 아이가 정상적인 언어환경에 놓여 있고 또래 평균치의 언어발달을 보인다면, 엄마가 아이에게 어떤 자극을 주어왔든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아이는 태어난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그리고 이미 충분히 언어자극에 노출되어 왔기 때문이다. - P23

그리고 주양육자인 엄마와 교감을 시작한다. "우리 아기, 배고프지?"
하는 엄마의 다정한 말 한 마디에 울음을 멈출 줄도 알고, ‘자장자장‘ 하는노랫소리에 스르르 잠이 들기도 한다. 무엇보다 아기는 기저귀를 갈아줄때 엄마가 하는 말, 목욕을 시켜줄 때 엄마가 하는 말, 젖을 물릴 때 엄마가하는 말 등을 들으면서 자신의 두뇌를 가동하기 시작한다. - P23

아기의 뇌에는 생존과 관련된 기능을 하는 1천억 개의 신경세포(뉴런,
neuron)가 만들어져 있다. 이후 지속적인 자극에 따라 아기의 뇌는 빠른 속도로 신경세포를 깨우고, 시냅스를 통해 신경세포들을 연결한다. 눈, 귀,
코, 입, 피부 등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는 신경회로를 거쳐 뇌까지 전달된다. - P24

제2의 뇌, 피부


많은 뇌신경과학자들은 피부를 제2의 뇌,
또는 제3의 뇌라고 부른다. 피부에는 수많은 신경조직이 있어 두뇌의 신경세포를 깨우고 신경회로를 연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이다. 스킨십은 엄마와 아기의 애착을 다지는 데 꼭 필요하기도하지만, 아기의 두뇌발달에 있어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아기의 두뇌발달중 정서, 감정발달과 관련되어 있다. 젖물리기, 목욕하기, 머리 빗겨주기. 마사지하기, 볼 비비기, 보습제 바르기, 뽀뽀하기, 발가락 물기, 볼 튕기기, 손가락 쥐기 등 모든 접촉이 스킨십이 될 수 있다. - P24

생애
첫 3년,
폭발적인
언어습득기

생후 12개월, 100개의 단어를 이해한다

생후 7개월이 지나면서 아기는 옹알이를 본격적으로 구사한다. 계약 기도 크고 억양이 있어 매일 아기를 돌보는 엄마라면 옹알이 대화를 하는일이 어렵지 않다. 가끔 엄마가 내는 소리를 따라하기도 하고, 휴대폰을 들고 전화하는 시늉을 하거나, 그림책을 소리 내어 읽는 흉내를 낸다.  - P26

흥미로운 것은 첫돌 아기가 말하는 단어의 발음들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는 사실이다. 주로 하나의 자음과 하나의 모음으로 이루어진 단음절어나 단음절어가 반복된 두 음절어 명사인 경우가 많다. 우리말인 ‘엄마‘, ‘아빠‘와 영어의 ‘mama(마마)‘, ‘papa(빠빠)‘는 의미는 물론 발음도 상당히 비슷하다. - P27

하지만 첫돌 아기는 이제 막 앉기, 뒤집기, 기기, 걷기와 같은 대근육 운동발달에 도달했을 뿐이다. 혀, 입술, 얼굴근육 같은 소근육 운동발달은좀 더 있어야 가능하다. - P27

이렇게 아직 직접적으로 사용할 순 없지만 아기가 단어의 소리와 의미를 알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언어를 수용언어, 아기가 스스로 말하고 사용할 수 있는 단어를 표현언어라고 한다. 만 1세 아기의 수용언어 능력은 100개 정도이며, 표현언어 능력은 5개 정도이다. 아직 수용언어와 표현언어의 차이가 크지만, 아기는 점점 자라면서 수용언어와 표현언어의 차이를 줄여간다. - P28

이렇듯 생후 12개월은 ‘한마디‘ 시기이다. 여러 어절의 문장으로 서술해야 할 것도 한 마디, 한 단어로 의사소통을 시도한다. ‘첫 낱말‘ 단계라고도 한다. 눈치가 빠른 엄마라면 ‘한마디‘ 아기와 의사소통하는 일은 그리어려운 게 아니다. - P29

만 1~2세, 명사 위주의 단어에서 벗어나다

만 1세 이후에도 ‘한마디‘, ‘첫 낱말‘ 시기는 당분간 지속된다. - P29

생후 18개월에서 만 2세 사이에 어휘력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아기는50여 개의 표현언어를 알게 된다.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의 범위도 넓어져,
이전까지 명사 위주의 단어를 사용했다면 이제는 대명사, 부사, 동사 등을 쓸 수 있다. - P30

이때 즈음이면 양육환경에 따라 아기가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의 종류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평소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다녀오세요‘ 등의 인사말과 예절에 신경 쓰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기는 다른 아기들에 비해인사-아직은 모방에서 비롯된 행위이지만ㅡ도 잘하고 "안녕.", "네.",
"안녕 가(안녕히 가세요)."와 같이 사회적 표현을 잘할 수 있다. 할아버지, 할 - P31

생후 18개월에서 만 2세 사이에 어휘력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아기는 50여 개의 표현언어를 알게 된다. (중략).
아기는 여전히 언어와 제스처를 함께 사용한다. 냉장고를 가리키면서
"우유."라고 말하는 것은 우유를 가져다 달라는 표현이다. 손사래를 치면서 "아니"라고 하거나, 손으로 엄마를 때리면서 "시져 (싫어)."라고 한다.
한 단어에 불과하지만 좀 더 강한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한 셈이다. 언어능력이 발달하면 제스처를 수반하는 의사소통은 줄어들게 되지만, 언어능력이 미숙하다면 제스처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 P30

아직은 발음이 어눌해 어려운 단어를 정확히 소리 낼 수는 없다. 따라서 아기의 순조로운 언어발달을 위해 사물의 이름을 올바른 발음으로 불러주는 것이 좋다. - P31

만 2세 무렵에 무엇보다 놀라운 변화는 아기에게 자아개념이 생기기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아기가 영아의 옷을 벗고 유아가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당황, 부끄러움, 질투, 기쁨, 자랑스러움, 분노, 가여움 등과 같은 다양한 정서를 느끼기 시작한다. - P32

만 2~3세, 문장으로 말한다


만 2세가 지나면서 아이의 어휘는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아이가 이해하는 수용언어는 500~900여 개 수준이며, 사용하는 표현언어는 200~300여 개에 달한다. 1부터 10까지 숫자를 세는 것도 가능해진다. - P32

의사소통에 있어서도 더욱 다양하고 정확한 의도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이전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리키면서 이름(명사)을 말해 요구하는수준이었다면, 다양한 품사를 사용해 주술관계에 변화를 주거나 소유, 의문, 부정 등의 의사표현도 할 수 있다. - P33

언어표현이 다양해진 데에는 어휘력 증가의 도움이 큰데 이것은 아이의 두뇌발달과 연관이 있다. <인공단어 찾기>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어휘력의 증가는 아이가 자신의 언어환경에서 단어인 것과 단어가 아닌 것을 구별해내는 것에서 시작한다. - P34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

브로카 영역은 좌뇌 전두엽에 존재하며말을 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 1861년, 프랑스의 외과의사 폴 브로카(Paul Broca)는 좌뇌 전두엽의 일부가 망가지면 실어증 증세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자신의 이름을 따 해당 부위를 브로카 영역이라고 명명했다. 1874년, 독일의 신경정신과의사 칼 베르니케(Carl Wenicke)가 발견한 베르니케 영역은 ‘브로카 실어증‘과 다른 유형의 언어장애가 밝혀지면서 알려졌다. 좌뇌 측두엽의 일부가 이 영역에 속하며 청각피질과 시각피질로부터 전달된 언어정보를 해석하는 기능을 한다. - P34

만 4세, 타인과 소통할 준비를 마치다

세상에서 만 3년을 보냈을 뿐인데, 아이는 서너 개의 단어를 연결해 문장으로 말할 만큼 문법을 깨친다. 엄마가 말하는 소리뭉치에서 단어를 찾아내고, 그 단어에서 일정한 규칙을 찾아내며, 그 규칙을 적용해 문장으로 표현하기까지 아이의 두뇌 또한 놀랄 만큼 발전했다. - P35

물론 아이가 규칙을 파악하고 문법에 맞춰 말을 하기까지, 나름의 시행착오가 있긴 했다. 처음부터 완전한 문장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터득한 규칙을 적용해 불완전한 문장으로 말하는 일도 있다.  - P36

말이 통하게 된 데에는 아이의 자아정체감과 정서발달의 덕이 크다.
만2세 무렵 싹트기 시작한 자아개념과 정서분화는 만 4세에 이르러 그 징후를 확연히 드러낸다. 만 3~6세에는 전두엽의 발달이 가장 활발한데, 전두엽이 감정조절과 인간으로서의 고차원적인 사고가 가능하도록 만든다. - P36

조금 더 자라면 엄마가 나서지 않아도 ‘다른 아이 장난감은 뺏으면 안돼.‘ 하고 생각하거나 "나도 같이 놀면 안 돼?" 하고 상대방에게 부탁할 줄 알게 된다. - P37

언어발달
돕는
양육환경은
따로 있다

왜 또래여도 언어능력에 차이가 날까?

(전략).
언어발달도 마찬가지다. 말을 빨리 시작한 아이가 똑똑하다는 이유로
‘엄마 아빠‘ 소리를 언제 했는지, 돌 무렵에 할 수 있는 말은 몇 개인지, 언제부터 말을 청산유수로 했고 노래를 불렀는지, 한글은 얼마 만에 뗐는지등도 아이 능력의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 P39

언어가 두뇌, 신체, 정서 등 아이의 모든 조건이 조율되어 최적의 상태에서 발현되는 능력이라면, 그 최적의 상태가 양육환경에 의해 좌우될 수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P39

제작진은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과 함께 <어휘인식 실험>을 진행, 아이의 어휘력과 어휘력 높은 아이의 언어환경에 대해 알아보았다.

(중략).
실험에 참여했던 아이 엄마들에게 평소 아이가 사용하는 단어가 몇 개인지 표현어휘지수를 알아보았다. 생후 21개월 아이 2명 중 단어인식 속도가 1.14초였던 남자아이는 111개, 0.84초였던 여자아이는 365개의 표현어휘지수를 기록했다. - P41

엄마의 언어능력이 아이에게 대물림된다?

<어휘인식 실험>을 진행하기 전 우리는 별도의 놀이공간을 마련, 엄마들에게 아이와 평소처럼 놀아주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엄마가 알아채지 못하게 놀이 중에 오가는 대화 내용을 하나하나 기록했다. 엄마가 평소 아이에게 어떻게 말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관찰이었다. - P41

4명의 엄마들이 아이들과 노는 사이, 엄마가 사용한 단어와 문장의 수를 세어 보았다. 결과는 우리가 예측했던 것과 맞아떨어졌다. 21개월의 아이 중 표현어휘지수 111개, 평균 단어인식 속도 1.14초를 기록한 남자아이의 엄마는 총 338개의 단어를 사용, 137개의 문장으로 대화했다.
(중략).
24개월 아이 엄마들의 결과 또한 마찬가지였다. 표현어휘지수 26개,
평균 단어인식 속도 1.51초를 기록한 남자아이 엄마는 총 549개의 단어를사용, 197개의 문장으로 대화했다. 반면 표현어휘지수 630개, 평균 단어인식 속도 0.41초의 놀라운 수치를 기록한 여자아이의 엄마는 총 748개의 단어를 사용, 227개의 문장으로 대화했다. - P42

아이마다 언어능력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남다른 교육비법이나 특별한 자극에 있는 게 아니다. 아이가 속한 언어환경, 즉 부모가 얼마나 많은 대화를 하는가, 얼마나 다양한 어휘를 들려주는가에 달려 있다. 엄마 아빠의 언어능력과 언어습관이 살아 있는 언어환경이다. - P43

아이에게 효과적인 언어환경 만들기

아이의 말문을 빨리 틔우기 위해 값비싼 전집 교구나 교재를 사들일 필요는 없다. 또 엄마가 의도적인 언어자극을 주려고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다. 핵심은 아이가 자라는 양육환경이 바로 언어환경이라는 것을 아는것이다. - P43

장난감으로 놀며 대화하라

아이와 장난감을 갖고 놀 때는 색깔이나 수량, 동사 표현을 많이 사용해보자. 소꿉놀이나 인형놀이 등으로 역할놀이를 하는 것은 아이의 정서와 사회성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 P44

그림책이나 사진을 보며 대화하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사물을 그림이나 사진으로 접하게 해주면 좋다. 그림책 내용을 읽어주고 그림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이나 사물의 이름, 동물 이름과 울음소리 등을 아이와 함께 표현해본다. - P45

다양한 체험을 하며 대화하라

지하철을 탔을 때, 마트에서 장을 볼 때, 놀이터에서 놀 때, 미용실에갔을 때 등 아이와 새로운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면 더욱 다양한 단어와 문장표현이 가능해진다. - P45

자연을 만끽하며 대화하라

집을 벗어나 꽃과 나무, 풀, 햇빛, 물, 바람, 곤충, 동물 등이 있는 자연으로 나가는 것도 아이에게 좋은 체험이 된다. - P46

옛날이야기를 들려줘라

때로는 잠자리에 누워 자장가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의 귀가솔깃해진다. (중략). 언어환경의 최종 목적은 아이의 언어표현에 창의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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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전투

스트루베-불가코프-투간바라놉스키와
보론초프-니콜라이온의 논쟁


제18장
새로운 논쟁 판에서의 문제


자본주의적 축적의 문제에 대한 세 번째 논쟁은 앞의 두 논쟁과는 전혀 다른 역사적 테두리에서 진행된다. 이 논쟁은1880년대 초반부터 1890년대 중반까지 진행되었으며, 무대는 러시아였다. 서유럽의 자본주의적 발전은 이미 성숙기에 도달했다.  - P427

. 사회민주주의를 탄압하기 위해제정된 예외 법규가 실행된 12년의 시험 기간 동안 비참한 환멸을 가져왔을 뿐이었다. 즉, 모든 조화의 베일은 최종적으로 갈가리 찢어지고, 적나라한 자본주의적 적대성의 현실이 냉혹하게 드러났다. - P427

서유럽의 상황은 이러했다. 물론 동일한 시기에 러시아의 상황은 다르게 보였다. 러시아에서 1870년대와 1880년대는 모든 면에서 엄청난 고통을 동반한 내부 위기를 보이는 과도기였다. 대규모 공업이 높은 보호관세 기간의 영향을 받아 비로소 실제적으로 시작되었다. - P428

 특히 러시아 섬유 산업의 가장 중요한 본거지이며 거대한 산업 중심 지역인 모스크바 블라디미르 지역은 아직도 대체로 농업과 결합되어 있었으며, 반(半) 시골풍이었다. 이러한 현실에 부합하는 원시적 착취 형태가 착취에 대한 방어에서도 원시적 표현을 등장하게 했다. - P429

이렇게 러시아에서 대중의 경제적 삶이 어디를 가든 과도기의 요란한 불협화음을 보여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에조응해서 정신적 삶에서의 위기도 찾아왔다. 이론적으로러시아 농업 제도의 특징에 기초한 ‘민족적‘이고 토착적인러시아 사회주의는 명백한 혁명적 어구인 "인민의 의지(Narodnaya Volya)" 테러 당의 실패 후에 정치적으로 파산했다.  - P429

러시아 지식인들은 매우 일찍부터 러시아가 서부 유럽의 예에 따라 자본주의적 발전을 완성할 수 있는가에 대한문제를 다루었다. 이들은 또한 서부 유럽에서 우선 자본주의의 어두운 측면, 자본주의가 전통적인 가부장적 생산 형태와 함께 인민대중의 생존 안정과 복지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만을 보았다. - P430

. 국가의 원조 아래 러시아에 자본주의적 생산을 강제로 이식함으로써 농촌의 소유 형태와 생산 형태를 파괴해 무산계급으로만들고, 노동하는 대중의 생존을 비참하고 불확실하게 함으로써, 이러한 다행스러운 예외 상황, 유일한 역사적 기회를 헛되이 할 것인가?
이 근본 문제가 농업 개혁 이래로 러시아 지식인들의 정신적 삶을 지배했다. - P431

이러한 매우 포괄적이고 여러 분야로 갈라진 ‘인민주의적‘ 문건들 중에서 우리는 러시아에서 자본주의 발전의 전망을 둘러싼 논쟁에만 관심이 있다. 그리고 이 논쟁이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사회적 조건들에 대한 일반적 성찰에 근거하는 한에서 그러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성찰이 1880,
1890년대 러시아의 문헌 논쟁에서 커다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 P432

앞으로 이어지는 토론의 이론적 내용에서는 하나의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즉, <자본론> 1권에 수록된 자본주의적 생산에 대한 마르크스의 분석뿐만 아니라, 이미 총자본의 재생산에 대한 분석이 수록되어 1885년 간행된 2권 역시 러시아 교양인의 공유 재산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논쟁에 본질적으로 다른 특징을 부여했다. - P433

‘인민주의적‘ 노선을 대변하는 두 명의 이론가 가운데 한명은 주로 글을 쓸 때 사용하는 가명인 V. V.‘(이름의 머리글자)로 알려진 보론초프였다. 그의 경제학 이론은 알아들을 수가 없었으며, 이론가로서는 유별나게 경건한 사람이어서 결코 진지하게 인정받지 못했다. - P434

 이에 반해 니콜라이온²³⁹은 광범위한 교육을 받았고 마르크스주의에 정통했으며, <자본론> 1권 러시아 번역본의 편집자였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친구였다.


239) (옮긴이 주) 니콜라이온(Nikolai-on, 1844~1918): 니콜라이 프란체비치다니엘손(Nikolai Frantsevich Danielson), 러시아의 경제학자, 자신을마르크스주의자로 간주했지만, 소위 정이라고 자처하던 레닌과 스트루베에 의해 강하게 비난받았다. 러시아에서 자본주의 발전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인민주의자들에 대한 비판으로 유명하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최초로 러시아어로 번역했으며,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죽을 때까지 연락을 취했다. - P434

. 왜냐하면 그들 각자는 여기서우리가 접근하는 영역의 이론에 대해 완결된 비판을 가하고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1890년대 러시아의 사회주의 지식인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고, 마르크스학파의 확실한 승리로 종결된 부분적으로 빛나는 일련의 논쟁은 러시아의 학문에서 역사 경제적 이론으로서 마르크스주의의 도입을 공식적으로 개시했다. - P436

제20장

니콜라이온


‘인민주의적‘ 비판의 두 번째 이론가인 니콜라이온은 보론초프와는 다른 경제적 기초 지식과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작업에 착수한다. 러시아 경제 관계를 근본적으로 잘 아는 이론가의 한 사람으로서 그는 이미 1880년 농업 소득의 자본화에 대한 논문 [<<평론(Slowo)≫에 발표]을 통해 주목을 받았었다. - P452

자본주의 경제 양식에서는 판매 시장이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자본주의 국가는 가능한 한 거대한 판매 시장을 확보하려고 한다. - P452

전혀 새로운 사회적 노동의 연간 생산물은 노동자들이임금의 형태로 취하는 부분과 자본가들이 취득하는 다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 P453

첫째 부분은 순환으로부터 일정한 양의 생필품만을 뽑아낼 수 있다. (중략). 자본주의 생산이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들의 부업이었던 업종을 점차장악하는 방식으로 농민층에서 생계 밑천을 찬탈해 농촌에 거주하는 인구의 산업 생산물에 대한 구매력이 점점 더 줄어들게 된다. - P453

(전략), 둘째로 자본주의 생산이 성장함에 따라 광업, 기계 산업 등처럼 생산수단의 생산을 행하는 분야도 성장하는데, 이 분야의 생산물은 사용 형태 때문에 처음부터개인적 소비가 불가능하며, 생산 수단은 자본으로서 기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마지막 셋째, 저렴한 상품의 대량 생산에 도달할 수 있는 더 큰 노동 생산성과 자본 절약으로 인해 사회적 생산은 점점 더 한 줌의 자본가들에 의해 소비될수 없는 바로 이러한 대량 생산물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 P454

어떤 자본가의 잉여가치가 다른 자본가의 잉여 생산물에서 실현될 수 있고 그 반대도 역시 성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단지 특정한 분야, 즉 생필품 분야에만 해당된다.
그러나 자본주의 생산의 핵심 동기는 개인적인 소비 욕구의충족이 아니며, 이러한 사실은 생필품의 생산이 일반적으로 생산 수단의 생산과 비교하면 점점 더 줄어드는 데서 나타난다. - P454

인민대중의 실제적인 욕구는 생산자들이 생산 수단과 하나로 결합되는 ‘인민주의적‘ 생산 양식이 우위를 점하는 정도에 따라 더 잘 충족될 수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이러한 생산 영역을 장악하려고만 하며, 이렇게 함으로써자신의 번영의 핵심 요인을 파괴하려고 한다. - P456

이로부터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자본주의의 한계가자본주의 자체의 발전이 야기한 빈곤의 증가와 구매력을전혀 소유하지 못한 남아도는 노동자 수의 증가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지불 가능한 모든 사회의 수요를 특별히 급속하게 충족하는 노동생산성의 증가는 수가 증가하는 인민대중이 자신들의 가장 긴급한 욕구를 충족할 무능력이 증가한다는 것과 일치한다. - P456

이러한 사실이 니콜라이온의 일반적 견해다.²⁵⁰ 우리는그가 마르크스를 알았으며, <자본론> 1, 2권을 매우 잘이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50) ≪개혁 후의 우리 국민경제에 대한 논문들≫, 특히 202~205쪽, 그리고338~341쪽과 비교하라. - P457

재앙이 이미 폭넓게 번창했지만, 되돌리기에 너무 늦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다. 임박한 무산계급화와 몰락에직면해 크림 전쟁 후 필요했던 알렉산더 개혁과 같은 경제정책의 완벽한 개혁이 러시아에서는 긴박하게 필요하다.
니콜라이온이 추천하는 사회 개혁은 철저하게 공상적이며,
러시아 ‘인민주의자‘가 70년 후에 쓴 것을 고려한다면, 시스몽디보다 소시민적이고 반동적인 면에서 더욱 극단적이라는 것이 드러나 보인다. - P459

즉, 자본주의적 발전으로부터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느냐, 자본주의적 발전으로 나아가 몰락과 죽음을 맞이하느냐가 그것이다.²⁵²

252) 앞의 책, 322쪽부터,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러시아의 상태를 다르게 판단한다. 그는 러시아에서 거대 산업의 발전은 피할 수 없으며, 러시아의 고통은 단지 자본주의의 전형적인 모순이라는 사실을 니콜라이온에게 반복적으로 명확하게 하고자 했다. 그는 1892년 9월 22일 다음과 같이 썼다. "이제 나는 오늘날의 산업 생산은 증기, 전기, 자동방적기와 방직기그리고 기계 자체를 기계로 생산하는 것과 같은 거대 산업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러시아에 철도가 도입된 그날부터 이러한 근대 생산 수단의도입은 이미 피할 수 없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기관차, 화물차량, 철도를 보수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당신들이 보수하려고 하는 생산수단을제조할 수 있다면 저렴하게 할 수 있다. 전쟁 물자(장갑함, 나선형 화포,
속사 연발대포와 속사 연발, 강철로 만든 총알 그리고 무연화약 등)가거대 산업의 한 분야가 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이 모든 전쟁 물자를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거대 산업은 정치적으로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 모든것은 고도로 발달한 철강산업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 철강 산업은 이에 부합하는 다른 산업 분야, 특히 섬유 산업의 발달 없이는 역시 불가능하다." 그리고 같은 편지에서 아래와 같이 전한다. "러시아 산업이국내시장에 제한되어야 하는 한, 러시아 생산물들은 단시 국내 수요만을충족할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국내 수요는 단지 천천히 성장할 수 있으며, 현재의 러시아 조건에서는 내 생각처럼,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거대 산업이 국내시장을 창출한 것과 동일한 과정을 통해 국내시장을 파괴하는 것은 거대 산업의 필연적인 후속 현상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거대 산업은 농민의 가내공업의 토대를 파괴함으로써 국내시장을 창출하지만, 가내공업 없이 농업이 생존할 수 없다. 농민으로서 농민은 몰락한다. 이들의 구매력은 최소한으로 축소될 것이다. 그리고 농부들이 프롤레타리아로서 새로운 생존 조건에 적응하기까지, 이들은 새롭게 생성되는 공장에 매우 작은 시장의 역할을 한다. 일시적인 경제 단계로서 자본주의적 생산은 내적 모순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이 내적 모순들은 자본주의적 생산이 발전될 수 있는 정도까지 발전하고 명백해진다. 시장을 창출하는 동시에 파괴하는 이러한 경향은 이러한 모순들 가운데 하나다. 다른 모순은 자유로운 세계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가진 국가들보다 해외시장 없는 국가인 러시아 같은 나라에 나타나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자유로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가들은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을 새로운 시장의 폭력적인 개방을 통한 무역의 확장을통해 해결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무역 확장은 진퇴유곡에빠진다. 영국의 경우를 보자! 일시적인 번영을 가져다줄 수도 있는 영국무역에 개방된 마지막 시장은 중국이다. 이러한 이유로 영국은 중국에 철도를 건설하는 것에 집요하게 달라붙었다. 하지만 중국에 철도를 건설하는 것은 중국 소규모 농업과 가내 공업의 모든 토대를 파괴하는 것을의미했다. 그리고 이러한 파괴를 상쇄할 중국의 거대 산업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이어가는 것을 불가능하게했다. 그 결과는 세계적으로 이전에 발생하지 않았던 아시아, 유럽 그리고아메리카로 증오의 대상이던 중국인의 대량 이민이었다. 이러한 중국인의 범람은 아메리카, 유럽 그리고 호주의 노동자들을 세계에서 가장낮은 중국의 생활수준을 기준으로 중국 이민자와 경쟁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때까지 아직 유럽의 생산 양식이 근본적으로 변형되지 않았다면, 이제 그 변화가 필연적이 되었다≪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니콜라이온에게 보낸 편지> (1908, 페테르부르크, 로파틴(Lopatin)이 러시아어로 번역), 79쪽, < 엥겔스가 니콜라이 다니엘손에게 보낸 1892년 9월 22일자 편지> MEW, 38권, 467,469~470].
이러한 편지에도 불구하고 엥겔스는 러시아에서 사건의 전개를 추적했으며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직접 러시아 논쟁에 의도적으로 간섭하는 것은 거부했다. 이에 대해서 엥겔스는 사망하기 바로 전인 1894년 11월 24일 쓴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내 리시아 친구들은 계속 러시아 잡지나 서적들에 대답하라고 나에게저돌적으로 요청했다. 이 잡지나 서적에서 우리 저자들(마르크스와 교환한 편지에서 이렇게 표현되었다)의 주장이 들리게 해석되었을 뿐만아니라, 틀리게 인용되었다. 그들은 내가 개입하면 모든 문제를 충분히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요청을 나는 계속 거절했다. 왜냐하면, 논쟁에 개입하려면 긴급하고 중요한 내 작업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논쟁은 멀리 떨어진 국가에서 내가 읽을 수 있는 알려진 서부유럽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나는 기껏해야 논쟁을 담은 인쇄물 가운데 단지 때때로 완전하지 않은 문서만을 접할 수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논쟁을 철저하게 따라가면서 논쟁의 모든국면과 상세한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도처에서 우리는물러서지 않고 불공정한 술책을 통해 자신이 한 번 취한 입장을 부끄러움 없이 방어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만약 이러한 종류의 저술이 우리의 작가들에 의해 쓰였다면, 나는 논쟁 참여자들이 나에게 공정하지않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도 두렵고, 결국 내가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방어하기 위해 논쟁에 개입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 두렵다"(앞의 책, 90쪽, <엥겔스가 니콜라이 다니엘손에게 보낸 1894년 11월 24일자 편지> MEW, 39권, 328쪽). - P460

당시 엥겔스는 아래와 같이 쓰고 있다.

"부르주아지 노선을 따르는 러시아의 계속적인 발전은러시아 정부가 총검과 채찍으로 개입하는 것과 무관하게 공동체-소유를 러시아에서도 점차로 파괴할 것이다(혁명적인 인민주의자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 세금과 고리의 압력으로 토지에 대한 공동체 소유는 더 이상 바람직한 것이 아니며, 족쇄가 된다. 농부들은 방랑하는노동자로서 생계를 잇기 위해 가족을 버리거나 데리고토지에서 자주 탈출하며, 그들의 토지를 고향에 남겨 둔다. 우리는 러시아에서 공동체-소유가 이미 오래전에 전성기를 지났으며, 모든 외관에 의하면 해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²⁵³

253) 엥겔스, <난민에 대한 문헌, 러시아로부터의 무리(FlüchtlingsliteraturSoziales aus Rußland)> MEW, 18권, 564쪽. - P462

다시 한 번,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러한 사건의 변화는, 자본주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회의에서 시작된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전혀 다른 역사적 여건에서 숙명적인 논리에 의해 반동적인 공상주의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
1819년의 프랑스와 1842년의 독일, 그리고 1893년의 러시아가 그러하다.²⁵⁴


254) 덧붙이면, 인민주의적 비관론 옹호자들 가운데 생존자들, 특히 보론초프는 그들의 지능보다는 성격에 더 많은 명예를 준 최근 러시아에서 발생한사실도 상관없이 자신들의 견해에 끝까지 충실했다. 1902년 보론초프는 1900~1902년에 발생한 공황을 지적하면서 아래와 같이 적고 있다. "네오마르크스주의의 교조적인 교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급속하게 힘을 잃고 있다. 그리고 개인주의가 이룩한 최근의 성공이 근거가 없다는 사실은 개인주의의 옹호자들에게조차도 분명해졌다. 따라서 20세기 처음 10년 동안 우리는 1870년대 세대가 러시아의 경제 발전에 대해・서 자신들의 후계자들에게 물려준 것과 동일한 견해로 되돌아갔다"[평론국민경제> 1902년 10월호를 참조하라. ≪현재의 러시아 경제, 1890~1910≫ (페테르부르크, 1911), 2쪽). 현재도 역시 인민주의의 마지막이론가인 보론초프는 이러한 사실이 자기 이론의 ‘근거 없음‘이 아니라,
경제적 현실의 ‘근거 없음‘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결론짓는다. - P464

제22장

불가코프와 마르크스 분석에 대한 그의 보완


‘인민주의‘ 회의론의 두 번째 비판가, 불가코프는 곧바로 자본주의 축적을 구제할 수 있다는 희망의 상징으로서 스트루베의 ‘제3자들‘을 단호하게 거부한다. - P476

마르크스가 <자본론> 2권에서 제기한 것처럼, 불가코프는 모든 문제를 처음부터 사회적 총생산물과 그것의 재생산을 분석함으로써 제기했다. 그는 탁월하게도 축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단순 재생산에서 시작해야 하며, 단순 재생산의 메커니즘을 완전히 명백하게 설명해야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 P477

우리는 불가코프가 마르크스 이론의 단호하고 열광적인지지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는 해외시장 없이는 자본주의가 존재할 수 없다는 학설에 대한 이론적 검증을자기 연구의 과제로 표현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저자는 매우 유용하지만 학문에서-이유는 모르지만 거의 활용되지 않은, 마르크스가 <자본론> 2권 2부에서 제공한 사회적 재생산에 대한분석을 이용했다. 비록 마르크스의 분석을 완결된 것으로 간주할 수는 없지만, 내 생각으로는 이 분석에 존재하는 그대로의 견해가 니콜라이온, 보론초프 그리고 다른사람들이 스스로가 만들고 마르크스에서 발견했다고 주장하는것보다, 판매 시장 문제에 대한 하나의 다른 해결을 위한 충분한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²⁶⁵


265) 불가코프, ≪자본주의 생산의 판매 시장에 대해서, 이론적 연구(Überdie Absatzmärkte der kapitalitischen Produktion. Eine theoretischeStudie)≫(모스크바, 1897), 2~3쪽. - P478

불가코프는 자긴이 마르크그 자체에서 이끙어 낸 해결책을 아래와 같이 표현하고 있다.

"특정한 조건에서, 자본주의는 단지 내부시장 덕분에 생존할 수도 있다. 즉, 단지 외부시장만이 자본주의 생산에서 발생하는 잉여를 먹어 치울 수 있다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에 내재한 고유한 필수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언급된 사회적 재생산의 분석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저자가 도달한 결론이다."


이제 불가코프가 위의 테제를 증명하는지 기대해 보자. - P479

그런 다음 그는 역시 우리에게 잘알려진 마르크스의 확대 재생산 공식을 인용한다. 그리고이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찾고자 했던 증거가 제출되었다.


"이미 언급된 사실에 근거해서 어디서 축적이 이루어지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I부문(생산수단 생산)은 자신과 II부문(소비 수단 생산)의 생산 확대에 요구되는 추가적인 생산 수단을 제조해야 하는 반면에, II부문은 다른 한편으로는, I부문과 II부문의 가변자본의확대에 요구되는 추가적인 소비 수단을 공급해야 한다.
화폐순환을 무시한다면, 생산의 확대는 부문의 추가 생산물이 II부문과, 그리고 II부문의 추가 생산물이 부문과 교환되는 것으로 축소할 수 있다."

불가코프는 여기서도 역시 충실하게 마르크스의 설명을따라하며, 마르크스 테제가 지금까지도 단지 서류상으로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 P480

우리는 불가코프가 마르크스의 공식에서 베낀 비율이확실하다는 것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만약 생산이 확대되어야 한다면, 생산의 확대가 이 공식에 표현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확실하다. 하지만 불가코프는 핵심 문제를 간과했다. 즉, 도대체 그가 연구하고 있는 메커니즘을 가진 확대는누구를 위해 발생하는가? 축적이 수학적 비율로 종이 위에서 설명되기 때문에, 핵심 문제는 이미 해결된다. - P480

불가코프는 국내에서 일정한 양의 상품을 유통하기 위해 이 상품의 일정 부분이 잉여가치를 나타내는지는, 어느정도의 화폐가 필요한지에 대한 문제에 아무런 차이를 만들지 않는다는 관점을 계속 발전시킨다.


"하지만 도대체 국내의 어디서 화폐가 오는가라는 일반적인 문제는 화폐가 금 생산자에 의해 제공된다는 의미에서해결된다." 국내에서 생산의 확대로 더 많은 화폐가 필요하게 되면, 이에 따라 금 생산도 확대된다.²⁶⁶ 따라서 여기서우리는 최종적으로 운 좋게 이미 마르크스에게 뜻밖의 해결사 역할을 한 금 생산자에 도달한다. 우리는 불가코프가 나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새로운 해결책을 긴장하며 기대하고 있는 우리를 속였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 문제에대한 불가코프의 해결책은 마르크스가 제공한 분석을 조금도 넘어서지 않는다. 그의 해결책은 매우 간단한 아래의 세문장으로 축약된다.


266) 앞의 책, 50~55쪽. - P482

(전략).

불가코프! 참훌륭하다! 아주 잘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불가코프는 제기된 문제, 즉 어떻게 그리고 누구에 의해자본화된 잉여가치가 실현되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지금까지의 유일한 설명을 스스로 ‘부정했다. 더욱이 불가코프는자신의 주장을 부정하는 데서 마르크스가 이미 모든 사회적잉여가치를 삼키는 금 생산자에 대한 가설을 한 단어로 ‘불합리‘라고 표현한 것을 상세하게 설명한 데에 불과하다. - P485

자본화된 잉여가치의 실현 문제를 상세하게 다룬 대부분의 러시아 마르크스주의자들처럼, 불가코프에게 본질적인 해결책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 P485

 바로 이러한 전제가 이제 마르크스주의자는 설명했다- 모든 오해의 근원이었으며, 여기서 회의론자들을 노심초사하게 한 잉여가치 실현의 상상에만 존재하는 어려움이 나타난다.

"이러한 잘못된 생각 때문에 이 학파는 존재하지도 않는어려움들을 스스로 만들어 냈다. 정상적인 자본주의 생산 조건에서 자본가들은 자신들의 소비 기금으로 잉여가치의 일부분을 사용하는데, 생산의 확대에 사용하는부분보다 더 적은 부분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 학파(인민주의자)가 상상하는 그러한 어려움들이 현실에서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명백하다."²⁶⁸

268) 앞의 책, 20쪽.. - P486

이 모든 "상상에만 존재하는 어려움들"은 마르크스의 러시아 제자들이 논쟁 상대자에게 지치지 않고 이의를 제기하는 데에서 인용한 마르크스의 두 가지 발견으로 사라진다.
첫째로, 사회적 생산물의 가치구이 v+m이 아니라 c+v+m이라는 사실이고, 둘째로, 자본주의 생산이 발전함에 따라이러한 가치 구성에서 부분의 비율이 v에 비해 점차로 커지는 것과 동시에 자본화되는 잉여가치 부분의 비율이 소비되는 부분에 비해 계속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 P487

(전략).²⁷¹

여기서 불가코프와 투간바라놉스키의 이론은 마르크스에게 직접 그 책임을 전가한다. 따라서 러시아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마르크스의 교훈을 여과 없이 그대로 추종해, 유기적으로 어울리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부분에서 불가코프는 자신의 이론이 마르크스의 확대 재생산 공식을 직접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더 명확하게 언급하고 있다. - P490

그리고 다른 부분에서 불가코프는 자신의 이론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무례하게 주장한다.

"자본주의적으로 생산된 생산물의 유일한 시장은 생산그 자체다."²⁷³


273) 앞의 책, 238쪽. - P491

자본주의 사회의 소비와 생산 간 관계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불가코프는 더 나아가 해외무역에 대한 완벽하게왜곡된 이론을 만들었다. 위에서 밝힌 방식으로 재생산을파악하려는 견해에서 해외무역이 설 자리는 실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모든 국가에서 자본주의가 발전의 시작부터 고양이가 꼬리를 물고 회전하는 것처럼 ‘자급자족하며, 스스로 끝없는 판매를 창출하고 스스로가 확대를 위한 자극제가 되는 알려진 ‘폐쇄된 순환‘을 형성한다면, 모든자본주의 국가는 경제적으로도 닫혀 있는 하나의 ‘자급자족하는 총체(통일체)일 것이다. - P492

스트루베가 바그너와 셰플러로부터 자신의세 개의 세계 제국 공식을 차용한 것처럼, 불가코프는 고인이 된 리스트(List)에게서 ‘농업상태(Agrikulturstand)‘와 ‘농업과 제조업 혼합 상태(Agrikulturmanufakturstand)‘의 두범주에 따른 국가들의 구획을 수용한다. 이러한 범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제조업 상태‘와 ‘농업과 제조업 혼합 상태로 수정된다. 첫째 범주는 태생적으로 원료와 식량의 부족으로 골치를 앓고 있으며, 따라서 해외무역에 의존한다. 둘째 범주는 선천적으로 모든 것을 지니고 있으며, 해외무역을 무시할 수 있다. - P493

오늘날까지 독일 국민경제학이 남긴 귀한 가보인이이론은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관계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는 것이 명확하며, 현재 세계적 차원의 교류(Weltverkehr)를 대략 페니키아 시대의 원리로 되돌렸다. - P494

(생략).²⁷⁶

276) 뷔허, ≪국민경제의 기원(Entstehung der Volkswirtschaft)≫, 5판, 147쪽. 이 분야에서 가장 최근의 업적은 좀바르트(Sombart) 교수의 이론이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세계경제에 적응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좀바르트는 아래와 같이 주장한다.
"오히려 나는 이렇게 주장한다. 문화민족들은 오늘날 (그들 전체 경제와갖는 관계에서) 상호 무역에 의해 더욱 강하게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약하게 연결되고 있다. 오늘날 개별 국민경제는 100년 또는 50년 전보다 세계시장에 오히려 더 약하게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최소한,
・국제 무역의 중요성이 근대 국민경제에서 점점 더 증가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오류다. 그 반대가 옳다." 여기서 좀바르트는 국내시장의 확장이가능하지 않은 이유로 발생하는 해외시장의 필요성 증가와 국제분업의확대에 대한 가정을 부정했다. 그는 "개별 국민경제 각각이 점점 더 완성된 소우주가 될 것이며, 모든 산업에서 국내시장이 해외시장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신했다(≪19세기의 독일 국민경제≫, 2판, 1909, - P495

하지만 이러한 명백하고 특이한 결론을 제외하면, 해외무역에 관한 불가코프의 주장은 다시 한 번 본질적으로 잘못된 견해를 숨기고 있다. 자본주의적 잉여가치의 실현을위해 해외 판매 시장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고 믿었던 시스몽디에서 니콜라이온에 이르는 회의론자에 대한 불가코프의 핵심 반론은 아래와 같다.


"이 이론가들은 분명하게도 국내에서 판매될 수 없는자본주의적 생산이 야기하는 과잉을 영원히 해소할 수 있는 해외무역을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간주한다." - P497

다른 부분에서 불가코프는 러시아 인민주의자들이 잉여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발견했던 탈출구인 해외시장들이
"맬서스, 폰 키르히만 그리고 ≪군국주의와 자본주의≫의저자인 보론초프"에 의해 발견된 탈출구보다 훨씬 덜 유망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²⁷⁸

비록 불가코프가 마르크스의 재생산 공식을 열광적으로재현했지만, (중략). 즉, 그는 이른바 어려움의 탈출구로서 해외무역을 부정한다. 


278) 불가코프, 앞의 책, 236쪽. 레닌은 동일한 관점을 더욱 단호하게 주장했다. "낭만주의자들은(레닌은 회의론자들을 이렇게 불렀다) 아래와 같이주장한다. 자본가들이 잉여가치를 소비할 수 없으며, 따라서 외국에 판매해야 한다. 그는 자문한다. 가령 자본가들이 자신들의 생산물을 무상으로 외국인들에게 줄 것인가 또는 예를 들어 바다로 던져 버릴 것인가?
자본가들이 자신들의 상품을 판매하며, 그들은 이에 상응하는 등가를 취한다. 그들이 생산물을 수출하면, 다른 생산물을 수입한다"(≪경제 연구와논문>, 26쪽, 레닌, <경제적 낭만주의의 특징을 위해≫, 레닌 전집,
2권, 156쪽). 덧붙이자면 레닌은 자본주의 생산에서 해외시장의 역할에대해서 스트루베나 불가코프보다 훨씬 올바른 설명을 했다. - P498

이와 같이 불가코프는 결국은, 비록 다른 길을 통했지만,
스트루베와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다. 즉, 그는 크로노스(Kronos)²⁷⁹가 자신의 자식들을 집어삼킨 것처럼 스스로자신의 상품을 집어삼키는 자본주의 축적의 자족과 자본의축적이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점점 강력하게 번식한다는 것을 공포했다.


279) (옮긴이 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첫 번째 티탄 세대의 지도자. 아버지를 멸하고 지배자가 되었으며, 그 역시 그의 아들들인 제우스, 하데스, 포세이돈에 의해 정복당해 지옥에 유배된다. - P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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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견을 말할 때는
‘모두‘를 끌어들여라


사회성의 법칙

"다들 그렇다고 말했어."
"그런 말을 하면 모두에게 미움 받아." - P15

상대방을 움직이는 첫 번째 기술은 ‘사회적 규범‘(모든 사람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사회적 규칙)을 제안해서 어필하는 방법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이 내 말을 들어준다. - P16

텍사스 대학교의 세나 가벤(S. Garven)은 어떤 주제에 대해서 단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어보면 고작 10퍼센트만 동의하지만, ‘모두가 그렇다고 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하면 동의하는 사람의 비율이 약 50퍼센트까지뛰어오르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 P17

‘모두‘를 기준으로 제시하는 방법은 매우 편리한 심리 기술이다. 자신의 의견으로만 설득하려고 하면 상대방에게 억지로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너는 옷차림을 단정히 해야 해‘라고 조언하는 것은친구에게 선의를 베푸는 친절한 행동이지만, 상대방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자신에게 의견을 강요한다고 느낄 가능성이 있다. - P19

03

말하기 거북한 부탁은
함께 식사하면서 하라

오찬의 법칙

"술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하지 않을래?"
"일단 뭐 좀 먹으러 갈까?"



상대방을 설득할 때는 함께 먹고 마시면서 설득하면 좋다. 그래야 상대방이 응할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 P24

미국 예일 대학교의 어빙 재니스(Irving Janis)라는 심리학자는 약간의 과자와 콜라를 대학생들에게 제공하며 설득했을 때와 제공하지 않고 설득했을 때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조사했다.
실험 결과, 과자를 제공했을 때는 예컨대 ‘25년 이내에 암 특효약이 개발된다‘는 설득 문장을 읽고 나서 동의하는 학생의 비율이 81.1퍼센트였다. 그런데 과자를 제공하지 않았을 때는 61.9퍼센트에 불과했다.
과자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그렇다‘라고 말하는 사람의 비율이 20퍼센트 가까이 올라간 것이다. - P25

친구에게 부탁할 때는 "점심이라도 함께 먹으면서 이야기할까?"라고 제안하면 수월해진다.
(중략). 맛있게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은 그다지 힘을 들여서 설득하지 않아도 ‘아, 좋아요‘라고 대답해 주기때문이다. - P28

05

상대방이 자기 입으로
답을 말하게 하라


레토릭법

"다른 관점에서 보면 OO가 충분히 범인일 것 같지 않아?"
"열심히 일하고 나서 마시는 맥주 한 잔은 최고이지 않을까?"


심리 대화법 중 하나로 ‘레토릭법‘이라고 불리는 기술이 있다. 레토릭법이란 매사를 ‘ㅇㅇ다‘라고 단정해서 말하기보다 ‘ㅇㅇ라고 생각할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해서 상대방이 직접 답을 생각하게 하는 방법이다. - P34

친구를 설득할 때 특히 이 레토릭법이 매우 편리하다. 친구도 설마 자신이 설득되리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략).
우리는 친구에게서 의견을 강요당하는 것을 싫어한다. - P35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의 로버트 번크랜트(Robert E. Burnkrant)는 대학생들에게 ‘학생에게는 엄격한 시험을 치르게 하는 편이 좋다‘는 내용의 문장을 읽게 했다. 물론 이에 동의하는 대학생은 별로 없었다.
그 다음으로 번크랜트는 전체적으로 똑같은 내용을 ‘시험을치르면 학생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학습을 촉진하지않을까?‘와 같은 레토릭을 넣은 문장을 만들어서 다시 대학생들에게 읽게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동의하는 학생이 늘었다. - P37

물론 레토릭법을 써도 태도를 바꾸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원래 너무나 완고해서 어차피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설득되지 않는다. 그럴 때는 ‘뭐 그런 사람도 있지‘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는 것이 좋다. - P38

08

상대방의 성격은
‘내‘가 규정한다

라벨 효과

"당신은 누구에게나 공정한 사람이니까..."
"술이 세다면서? 술을 아무리 마셔도 신사라고 들었어."


(전략).
이런 라벨을 상대방에게 붙여 주면 상대방도 마음이 넓어지고 불친절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 P48

이를 심리학에서는 ‘라벨 효과(레테르 효과)‘라고 부른다. - P49

한편 라벨 효과는 부정적인 방향으로도 작용한다. "넌 쓸모없어"라는 라벨이 붙은 사람은 원래 아주 멀쩡한 사람이라 해도그 말을 듣는 동안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 간다.
따라서 친구에게는 가급적 좋은 라벨을 붙여야 한다. 그렇게하면 친구는 내가 바라는 사람으로 되어 갈 것이다. - P49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리처드 밀러(R. L. Miller)는 시카고에 있는 공립 초등학교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몇 개의 학급에서 담임 선생님에게 부탁하여 "모두 깔끔하구나"라는 라벨을 학생들에게 붙이게 했다. 그러자 82퍼센트 이상의 아이들이 쓰레기를 보면 주워서 휴지통에 버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 그런 라벨을 붙이지 않은 학급에서는교실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어도 무시하는 아이가 많았고, 쓰레기를 줍는 아이는 약 27퍼센트에 불과했다고 한다. - P51

친구가 ‘이런 사람이면 좋을 텐데‘라는 희망이 있다면, 그런사람이 되어 달라고 설득하기보다 오히려 라벨을 잘 붙여서 친구가 그런 사람이 되도록 유도하면 된다. - P51

13
애인의 마음을 알고 싶다면
공포심을 조장하라

공포 작전
"다음 달에 부모님이 추천한 사람과 맞선을 봐야 하는데..."
"직장의 남자 후배가 몇 번이나 같이 식사하자고 해서..." - P73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교의 조슈아 애커먼 (J. M. Ackerman)이 수많은 커플에게 ‘먼저 고백한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조사를 두번에 나눠서 실시했더니, 첫 번째 조사에서는 61.5퍼센트, 두 번째 조사에서는 70.0퍼센트가 ‘남성이 고백했다‘고 한다. - P73

사람은 공포심을 느끼면 그 공포심을 피하기 위해서 행동하려고 한다. 반대로 말하면 공포심을 느끼기 전까지는 현재의 관계를 그저 타성적으로 유지하려고 한다. 공포심이 없으면 변화는 필요 없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언제까지고 미적지근한 상태에 머무르려고 한다. - P75

미국 앨라배마 주에 있는 오번 대학교의 마이클 레이처(M. S.
Latour)는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광고가 다른 광고보다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힘이 훨씬 강하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 P75

KEY POINT

사람은 공포심을 느끼면 그 공포심을 피하기 위해 행동에 나선다. - P76

15

‘무엇을 말할까‘보다
‘어떻게 말할까‘가 중요하다

후광효과

"어머나, 왜 그래? 누구에게 이리 당했어?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
"자세히 좀 보여 주세요. 이 상처 굉장히 아팠겠네요."


상대방을 설득할 때는 ‘무슨 말을 할까?‘보다 ‘어떤 식으로 말을 전할까?‘가 훨씬 더 중요하다. - P82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의 마이클 라크로스(M. B. LaCrosse)의 연구에 따르면,

① 상대방의 눈을 제대로 바라본다.
② 배꼽을 상대방 쪽으로 해서 정면에 앉는다.
③ 되도록 앞으로 기운 자세를 취해서 상대방에게 다가간다.

(전략). 진정이 느껴지는 태도가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하는것으로, 이를 심리학에서는 ‘후광 효과‘라고 한다. - P84

상대방의 눈을 제대로 보면서 말하는 습관을 들이자.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눈을 보며 말하는 태도도 단순히 습관에 불과하다. 익숙해지면 별것 아니므로 한동안은 참고 눈을 보며 말하도록 하자. - P85

이야기의 내용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따뜻한 인품이다. 그런 마음가짐이 있으면 어떤 사람을 상대하더라도 마음을 잘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KEY POINT
사랑을 받으려면 ‘인품을 연마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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