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일의 시집 「서산사투리는 100개의 시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목은 모두 ‘서산사투리 ‘이고 끝에 1부터 100이 붙어 있다.
‘서산사투리‘라는 제목으로만 시 100개를 썼다라....... 충청도 사투리가 얼마나 오지게 들어갔을지 기대할 수밖에 없다. - P145

작가는 ‘서산에 도회지 사람들이 오면서 인심이 변하고, 바다도 산도 논밭도 서울 사람들 것이 되어 가고 있다‘며 한탄했다. 이 책은 40년 전에 쓰였다. 40년이면 강산이 몇 번이 바뀔 세월. 지금의 서산 땅은 그의 생각과 어떻게 달라졌을까. - P145

힘 내세유
내 우주시여
2000.1.7 세브란스 병원에서

김동원, 「어머이 세월」, 「추억의 강』(타임비, 2012) - P146

"댁의 토끼도 무탈하구유? 가만있자,
고 녀석 이름이......."

은모든, 『선물이 있어』
(열린책들, 2022) - P148

대화에 서툰 나는 유튜브 검색창에 ‘대화를 자연스럽게 하는 법‘ 같은 걸 넣고 검색하는 삶을 이어가다가, 같이 사는 개의 예방 접종일이 도래하여 개를 데리고 동물병원을 갔다. - P149

(전략).
사람들과 만난 후에 이불이나 패던 나는 요령 하나를 깨닫는다. 상대방의 반려동물 안부를 물으면 서로 즐거운 대화가 가능하구나 하고 - P149

여보세요? 아 거그 하숙집이쥬?
저 권영호 학상 좀 바꿔 주세유.

최규석, 『100°C』
(창비, 2017) - P150

2023년 서울, 소주 한 병에 7천 원을 받는 해장국집이 등장했다. 해장국과 소주 가격을 1년에 두 번이나 인상을 해 버리는, 선을 넘어도 오지게 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 P151

하숙집이 다시 뜬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전기료나 난방비, 그리고 밥값이 포함되는 하숙비가 원룸에서 월세로 사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 P151

누가 나를 견딜 수 있겠는가? 하숙집의 평화를위해 나는 아무리 물가가 비싸더라도 하숙집은 피할 것이다. 밥은 원래 안 먹고 살았다. 1년 전까지 집에 밥솥과 쌀 없이 살았다. 성격이 좋을 리 없다. 난 이상한 놈이다. 내가 문제다. - P151

"여기 사는 사람들이 원체 까다롭게 굴어서유.
뭔 자기들이 귀족이라도 되는 것 같어요."

신도현, 『여의도 전쟁 판』
(형설출판사, 2012) - P152

나는 환경미화원이 되고 싶었다. 말로 하는 건 자신 없고 몸으로 하는 건 자신 있었기 때문이다. - P153

옆의 대사는 소설 속 강남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한 말이다. 아파트 경비원과 미화원이 주민의 갑질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가 나온다. 한 정치인은 "18년 근무한 환경미화원의 연봉이 6500만 원이나 된다", "신의 직장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5년간 사고로 숨진 환경미화원은 280여 명, 부상당한 미화원은 3만 명이 넘는다. 신의 직장이 왜 이런지 모르겠다. - P153

"이래봬도 대장간 주인이여! 장검 수천 개를만든 사람이란 말이여."

고우영, 『임꺽정 3』*
(자음과모음, 2004)


* 심의 때문에 삭제하거나 수정한 장면들을 복원한 복간본. - P156

고우영 화백의 만화를 워낙 좋아했다. 내 기억 속 고우영 화백은 수백 년 전의 이야기에 시대를 초월한 개그 센스를 입혀 내놓는 천재 작가였다. - P157

고우영의 복간된 「임꺽정」은 사투리의 맛을 살려 생동감이넘친다. 오히려, 원작인 홍명희의 「林巨正에서는 등장인물 간대화 속 종결어미에 사투리가 거의 쓰이지 않는다고 느껴진다. - P157

타슈

대전 공공자전거 이름 - P158

많은 지자체가 공공자전거를 운영하고 있다. (중략).
그러나 대부분의 공공자전거는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 말그대로 ‘공공‘이고 세금으로 운영되는 사업이다 보니 그렇다. - P159

이런 상황에서 대전의 ‘타슈‘는 공공자전거의 모범이라 할수 있다. 대전교통공사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타슈 이용건수는 216만 건으로 2년 전 동기 대비 8.7배 늘어났다. 전국 1위. - P159

해 저물녘 한때의 굴품한* 시간들이
숨 쉬고 있다

나태주, 「내가 사랑하는 계절」, 「너와 함께라면인생도 여행이다」 (열림원, 2019)


* ‘배고프다, 시장하다‘라는 뜻의 충청도 방언. - P166

11월.
이 시에서 화자(아마도 나태주 본인일 것이다)가 가장 좋아하는 달은 11월이라고 한다. - P167

청주를 떠난 후에는 11월마다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을 찾는다. 미술관 때문이 아니라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 때문이다. 비록 낙엽은 플라타너스의 이파리만큼 거대하지 않지만 단풍잎이 우수수수 떨어지는 풍경이 볼 만하다. - P167

"그래서 헌 바지에 뭐 나오듯 느닷없이
김치 타령 이밥 타령 주접 떠는겨?"

최상규, 『슬프지만 할 수 없어요 안녕 최상규』
(문경, 1994) - P168

요즘은 성기 없으면 말이 안 되나 싶을 정도로 성기가 넘쳐난다. 말이고 글이고 가리질 않는다. 망했다는 ‘좆됐다‘고 한다. 그리고 엄청 멋지다는 ‘된다‘고 한다. - P169

잘된 것도 좆이고 망한 것도 좆이라니…………….
좆같은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제 좀 지겹다.
다른 표현도 많은데 너무 쉽게 음절 하나로 맞바꾸는 모습이 아쉽다. - P169

오래간만에 여유 피는 9월의 어느 반굉일 션한
멀국에 막걸리 한 사발 옛날이었으믄 갈 텐디


제1회 충청도 사투리경연대회 대상 수상자
임성춘 씨가 작사한 랩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께꾹지내가 느껴진 거여』
(「대전일보』, 2020) - P172

요즘은 고생했던 일이나 슬픔마저도 골라서 기억하는 시대 같다. 힘들었던 과거도 잊히는 속도가 너무나 빠르다. - P173

8도 중에 가장 언어가 좋은 곳은 충청도의
충주이다. 말의 격이 정돈되어 있고 어조가
온아하며, 경성을 능가하는 것이 있다.

혼마 규스케, 『조선잡기』
(최혜주 옮김, 김영사, 2008) - P174

1890년대 조선은 대외적 영향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 (중략). 이 사건이 을미사변과 아관파천이다.
이 모든 일이 있기 직전, 1893년 봄에는 혼마 규스케라는 일본인이 조선 땅을 밟는다. - P175

『조선잡기』라는 왜곡된 렌즈를 통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조선을 미개하고 만만한 나라로 보았을까? 이는 몇 년 전까지 일본에서 불티나게 팔렸던 혐한 서적과 별다르지 않다. - P175

그럼에도 그가 비꼬지 않은 부분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충주의 말이다. 그렇기에 그 부분이 더욱 눈에 띈다. 가장 언어가 좋은 곳이 충청도 충주라니, 당황스러울 정도다. - P175

"아 경찰이라면서 완전범죄 노리고 있잔여.
그게 쉬운 일이여?"

JTBC 드라마 『괴물』 (2021)에서 - P178

쓰고 있는 내 소설과 너무 비슷한 작품이 이미 나와 팔리는 걸 보고 좌절했던 경험. 많은 작가가 한 번쯤은 느껴봤으리라 생각한다. - P179

사람의 상상력이란 무한하지만 한편으로는 뻔하기도 하다. 한번 써 볼까 하는 것들은 과거의 작가들이 이미 썼다. 그것도 수십 년 전에 말이다. - P179

. 빠른 속도로 우주여행을 다녀와 보니 지구인들이 폭삭 늙었다는 영화 『인터스텔라』 속 소재는 이미 1980년대 애니메이션 『톱을 노려라! 건버스터』에서 쓰였다. 영화 「AI」, 「Her」를 보고 그전에 출간된 만화 『플루토』를 다시 봤더니 우라사와 나오키가 신으로 보인다. - P179

스릴러 작가들은 어떨까. 강호순 같은 연쇄살인범은 2010년 이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 P179

육회는 쇠고기를 좋은 것으로 하되 잘게 잘게
썰어서 좋은 술에 빨아서 생청과 고추장과
참기름, 후춧가루를 넣어서 이대 주물러서
먹어라.


충청북도 청주시, 『반찬등속』
(휴먼컬처아리랑, 2015) - P180

『반찬등속』은 100여년 전, 청주에 사는 진주 강씨 집안의 며느리로 추정되는 이가 고한글로 쓴 충북 최초의 음식 서적이라고 한다.  - P181

충청도 방언이 포함된 책과 음식을 주제로 한 책, 고한글로쓴 책 중에 여성이 쓴 책은 이 책이 거의 유일할 것이다. - P181

내용으로 들어가면 그냥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아니 뭘 이렇게 잘들 자셨어 소리가 절로 나온다. 충북에 바다가 없어서 생선 못 먹었다는 얘기는 취소해야 할 판이다. 돈이면 다 된다.  - P181

"근데 충주면 어디냐? 청주 옆인가?"
(...)
"충주? 청주 옆에 있는 게 충주던가?"

고형주, 「지역의 사생활 99: 충주』
(삐약삐약북스, 2020) - P184

충남과 대전의 인구를 합하면 충북 인구의 두 배가 훨씬 넘는다. 그래서일까? 대전엑스포, 성심당, 대천해수욕장, 한화이글스....... ‘충청도‘ 하면 떠오르는 것들 대부분이 충남과 대전에있다. - P185

조선 정조 때 충주의 인구는 8만7천 명으로, 한반도 내 4위, 남한 내 2위를 차지한 대읍이었다. 통일신라시대 가장 큰 탑 (탑평리칠층석탑)이 충주에 있다는 사실도 충주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 P185

허나 현재 충주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물류가 하천이 아닌 육로 중심으로 바뀌다 보니 교통 요지로서의 기능을 전만큼 수행하고 있지 못하는 게 큰 이유 중 하나다. - P185

2024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영역 한국지리 문항에 특정 지역에 대한 설명을 읽고 그 지역의 위치를 고르는 문제가나왔다. "이 지역은 한강 뱃길과 육로 교통의 길목으로……………." 당연히 정답은 충주. 「충주시」 유튜버가 「이걸 틀려?」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영상에서 이 문제를 풀면서 한마디 했다. - P185

아마 여러분들두 느끼셨을 중 알구
있습니다마는, 풀에 갬겨서 자즌거가
안 나가구 오도바이가 뒤루 가는 헹편이더라
이겝니다. 풀벼서 남 줘유?*

이문구, 『우리 동네』
(민음사, 2005)


* 부면장이 동네 사람들을 모아놓고 잡초를 자주 벨 것을 강조하는 장면. - P188

"왜 그래 엄마! 저게 뭐여 엄마!"
(......)
"매가, 새매가 먹이 사냥을 하나 부다."

강준희, 『생명 2』, 『아 이제는 어쩔꼬?』
(고글, 2005) - P190

믿어지진 않지만 나에게도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이 있었다. - P192

호환마마보다 무서운게 딱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산에 사는 무장공비였다. (중략). 다른 하나는 새였다. 참새, 까치 같은 게 아닌 매과의 새였는데, (후략). - P191

괜찮어유 참 형님 말씀대로 참 그 밭도
아니었쥬 자갈밭이지 통통 튀는 게, 참 어제
17시 32분을 기해서, 그게 금싸라기 땅으로
변할 줄 누가 알었겄슈.


KBS 프로그램 『유머 1번지』,「괜찮아유」
417회(1991)에서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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