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손발에 못을 박고 박히우듯이
그렇게라도 산다면야 오죽이나 좋으리오?
그렇지만 여기선 그 못도 그만 빼자는 것이야
그러고는 반창고나 쬐금씩 그 자리에 부치고
뻔디기 니야까나 끌어달라는 것이야(44쪽)
부시의 말은 잽도 없다.불문곡직,스트레이트 펀치다.
......
그의 말에 미국인은 통쾌할까?엉킨 삼밭을 단칼에 베는 쾌감이 혹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섬세의 정신'은 보이지 않는다.씹히는 여운도 없다.갈 데까지 가버린 말로선 등돌린 사람과 말길 트기 어렵다.말의 절정을 즐기려고 해도 전화가 필요한 법이다.
말본새가 일도양단인 걸 보면,그는 폭탄주도 잘할 것 같다.폭탄주의 진수는 원샷에 있다.단숨에 들이켜는 광경은 보는이를 장쾌하게 만든다.그러나 그것을 '음미'라고 부르진 않는다.자고 나봐라.속만 쓰리다.(52쪽)
나는 알 것 같았다.마라톤 완주는 한 적이 없지만 달리는 나에게 펼쳐지는 풍경은 기억한다.죽을 힘을 다해 한 발짝씩 옮기는 마라토너에게 스쳐가는 풍경은 아무런 부축이 되지 못한다.달리는 자에게 풍경은 무자비한 침묵이다.추호의 위로도,일말의 동정도 보여주지 않는다.풍경은 마라토너의 고독을 뼈저리게 한다.달리는 자들끼리의 맹렬한 소외감도 무섭다.그때 스쳐가는 풍경은 아름답다기 보다 서럽다.빈사의 상태에서 보이는 풍경은 그러나 서러워서 아름다운 것이다.달리는 자의 살인적인 지루함과 고단함,이를 지켜보는 풍경의 무서운 침묵.침묵을 이기지 못하는 인생은 낙오한다.그것이 마라톤의 본색이다.(88쪽)
나는 약 안 먹고 버티련다.삶은 고치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다.그것이 직방이다.(99쪽)
옛 화가는 붓으로 달을 그리지 않는다.구름을 묘사해 달을 드러낸다.동양화의 달은 안 그려도 보인다.그림 속의 달을 보듯 나는 가난을 본다.이 말을 요즘 아이들은 어렵다고 한다.(103쪽)
지인을 딱 끊겠다고 하고 돌이켜보니,햇수로 꽉 채운 4년이다~ㅠ.ㅠ
2.한시미학산책

이 책은 옛날에 한번 읽었었다.
한참을 두고 띠엄띠엄 읽었었는데,읽었던 기억마저 사라져 버렸었나 보다.
내가 닮고싶어 하는 누가 '정민'을 좋아한다고 했던 게 떠올라 구했는데,
첫 페이지를 펼치자 어렵게 읽었던 옛날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이규보의 '논시(論詩)'도 읽어볼만하고,
이규보의 '축시마(逐詩魔)에 이은 '최연'의 축시마(시 외에 아무것도 눈에 뵈는 게 없는 현상이다)를 보며 여러 증상들을 자신에게 비추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네가 오고 나서 술이 어리 취한 것 같고,바보가 된 듯 멍하게 신음하고 구슬퍼하며 병든 사내가 되고 말았다.네게서 벗어나려고 일 년 내내 애를 썼지만,너를 떠나려고 산에 올라가면 너는 어느새 나를 따라 노닐고,바다로 들어가면 너는 어느새 나를 찾아내고 말았다.사물과 만나서는 눈길로 쏘아보며 많이 취하고도 그만두지 않았다.내 이목의 총명함을 빼앗아 보고 듣는 것을 어지럽게 만들었다.쑥대머리가 되어도 빗질하지 않고,마음이 거칠어도 다스릴 줄 모른다성글고 게을러 의논을 자초하고,교만하고 건방져서 허물을 불러들인다.칭찬은 여러 사람의 뒤에 있고,꾸짖음은 다른 사람의 앞에 있게 하니,내가 굶고 내가 가난한 것이 모두 너 때문이다.(269쪽)
나는 이렇게 슬쩍 바꾸고 싶다.
내가 굶고 내 맘이 가난한 것이 모두 네 덕이다.
17자 시,16자 시의 변용도 재미있다.
마음은 말없는 가운데 있어 意在不言中
고개를 푹 숙이고 눈웃음 짓네. 低頭丢眼風
오늘 만약 옷지 못하게 되면 今日來不得
난 몰라 紅
끝부분, 연암의 <답창애2>는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연암은 과감하게 '다시 눈을 감아라'라고 얘기하고,정민도 그렇게 얘기한다.
나는?
나라면 장님이 눈을 떠 천지 사물이 맑게 보인다면,
다시 눈을 감고 집을 찾아가는 대신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
뜬 눈으로 보는 세상의 천지사물을 흠뻑 보고 느끼고 새로운 길을 가겠다.
뭐,그렇다는 얘기이다.
정민은 유독 '이규보'를 사랑했나 보다.
이 규보의 문장들이 가득이다.
3.미르몽의 원더풀 트위터 라이프

이 사람은 1만 팔로워를 거느린 상위10위 안에 드는 트위터란다.
난 이곳 알라딘 서재만 건사하기도 버거운 고로,당분간 트위터를 할 일은 없을 듯 하지만,
(하긴 사람일은 또 모르지...)
7개월만에 1만 팔로워를 거느렸다는 건,뭔가 대단한 듯 해 읽어보게 되었다.
책장은 술술 잘도 넘어간다.
알아서 책장이 쉬이 넘어가는 건 그렇다 치겠는데,
튀윗이 뭔지 모르니 이렇게도 쉬이 책장이 넘어가는구나,ㅋ~.
<트위터 예절10문10답>이라던가,<팔로워를 늘리는 비법>등은 블로그에도 비슷하게 적용되는 예인 것 같다.
결론적으로 팔로워를 늘릴 수 있는 요령을 정리한다면,먼저 나를 매력적인 대상으로 소개해 놓고,상대에게 먼저 다가가며,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그러나 팔로워를 늘리기만 하고 이를 통해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큰 착각이다.팔로우는 명함을 주고받는 행위와 같다.즉 관계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는 뜻이다.팔로우를 받았다고 해서 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을 게을리한다면,오히려 관계를 맺지 않는 것만 못 하게 된다.나를 주목하지 않는 팔로워가 수천,아니 수만이 있다 한들 그 무슨 소용이 있으랴.공허한 숫자만이 남게 될 뿐....따라서 다음과 같은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진짜 팔로워를 늘리는 비법'으로 마치고자 한다.
진짜 팔로워를 늘리는비법.팔로워들에게 성심과 친절함으로 다가가라.(309쪽)
여러가지 천기누설 급 비법이 담겨져 있다는 데,나름 유용할 듯~^^
양다리를 걸치는 사람은 어떻게 그럴 수 있나 모르겠다.
실상 세 남자를 만난 것도 아니고,
세 남자가 쓴 책 세권을 동시에 읽었을 뿐인데도 머릿 속이 뒤죽박죽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