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녀에게 
                          
                         - 문 병 란 -


이별이 너무길다 슬픔이 너무길다
선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말라붙은 은하수 눈물로 녹이고
가슴과 가슴에 노둣돌을 놓아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은하수 건너
오작교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딛고 다시만날 우리들
연인아 연인아 이별은 끝나야한다
슬픔은 끝나야한다 우리는 만나야한다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은하수 건너
오작교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딛고 다시만날 우리들
연인아 연인 이별은 끝나야한다
슬픔은 끝나야한다 우리는 만나야한다


                         - <땅의 연가>중에서 -


칠월 칠석이다.
헤어졌던 견우와 직녀가 만날 수 있도록, 
옥황상제도 허락하시고,
날씨도 도와주고,
까치와 까마귀도 다리를 놓아주며 협조를 하는 날이다. 

첫사랑이 지금의 사랑인 난, 
뭐,그동안 '칠월칠석'이라고 하여 특별히 보고 싶은 사람이 없었다.

올해는 칠월칠석이 되니 나도 보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하지만,그는 옥황상제라면 모를까... 
날씨나 까치,까마귀의 협조 따위로는 볼 수 없는 사람이다.

그를 보고 싶어하는 이들은 수없이 많지만,더 이상 이승에서 아무도 그를 볼 수는 없다.

저 시에,곡을 붙여 가수'김원중'이 노래를 불렀다.
이 곡을 고인이 좋아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인의 애창곡이라고 하면<작은 연인들>이나 <상록수>따위의 민중가요를 떠올리지만,
저 <직녀에게>란 곡을 참 좋아하셨고, 
그래서'노무현이 좋아하는 노래 직녀에게'라고 소개하고 부르라고 했다는 후문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중가요 한곡에 감동을 받을 줄 알고,
가수의 손을 붙들고 당신의 감동을 전할 줄 알고,
이렇게 겸손하고 소박한 대통령이 이 나라에 또 있을까 싶다.

길이 아니다 싶으면 가지 않고,
말이 아니다 싶으면 섞지 않으면 된다.

이 나라 어디에선가 말 같지 않은 소리로 고인을 흠집내려 하지만,
오히려 추억을 선연히 할 뿐이다.

보고 싶지만 이승에서는 볼 수 없는 사람이다.
'직녀에게'라도 들으며 그를 추억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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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8-16 16:29   좋아요 0 | URL
저 노래 정말 좋은데.
오늘 칠월칠석인가요? 글쿠나.
어쩐지 하루종일 흐리더라니... 저 구름이 까마귀 까치 떼였구나.
한두방울 빗방울이 번지더라니... 반가움의 눈물 방울 흩날렸구나. 아하.

sslmo 2010-08-16 16:35   좋아요 0 | URL
이런 멋진 댓글은 감당할 수 없어요~
이리 와요,쪼옥~^^

2010-08-16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7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7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7 1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7 1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0-08-16 20:02   좋아요 0 | URL
으잉~? 오늘이 칠월칠석인가요?? 흠~~칠월칠석이라도 전 어제와 똑같군요~ 그러고보니 해마다 칠월칠석은 잊혀진 명절(명절 맞나요??)인 것 같습니다..있으나 없으나 매한가지인..뭐 그런거 있잖아요..춘분이나 추분 같은 절기..ㅎ

sslmo 2010-08-17 10:1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가슴 시린 사랑을 아직 못 해보셨을 정도로 영거(?)하시다는 자랑이심~?^^
칠월칠석은 음력 명절이죠.
춘분,추분은 태양력에 의해 움직이는 24절기 중 하나고~~~

순오기 2010-08-16 21:20   좋아요 0 | URL
김원중이 부르는 '직녀에게'를 현장에서 들으면 전율이 일어요.
오늘이 칠석날인줄도 모르고 넘어갔네요.
이유가 있어 종일 비가 오는 것을... ㅠㅠ

내서재에 받고 싶은 책과 주소3종세트 얼른 남겨주세요, 오늘밤에~

sslmo 2010-08-17 10:13   좋아요 0 | URL
그쵸~?
순오기님도 들어보셨군요,헤에~^---------^
님이 들으실때도 '노무현이 좋아하는 직녀에게'라는 코멘트를 하시던가요?

순오기 2010-08-17 19:15   좋아요 0 | URL
제가 들은 건 2008년 6월 10일과 그해 가을~
하지만 그런 멘트는 없었어요.
그땐 모두가 노무현을 사랑한다고 커밍아웃 하기 전이었고...
문병란 교수님은 우리지역 문화행사에 다 참예하시니 많이 뵈어서
행사때마다 내가 찍은 사진도 서너 번은 되네요.
나중에 기회되면 직녀에게 노래하는 김원중씨랑 같이 올려볼게요.

꿈꾸는섬 2010-08-16 23:37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의 감수성...참 좋아요.^^
첫사랑에 실패한 전 칠월칠석이라고 첫사랑이 보고싶진 않네요.ㅎㅎ
첫사랑을 되돌릴 수 있다면 좋겠단 생각을 가끔 하긴 해요.ㅋㅋ

sslmo 2010-08-17 10:17   좋아요 0 | URL
헤에~이 놈의 감수성 때문에 종종 머리를 옵션으로 들고 다니냐는 소리를 듣습니다요~^^

저절로 2010-08-17 14:30   좋아요 0 | URL
무현씨..맘에 두고 계셨군요.
제 취향인데..어쩜, 이성 취향도 저랑 이리도 같으신지요.

이쯤되면 슬슬 두려워지는데요. 혹, 남편분도 제 취향?

sslmo 2010-08-17 16:47   좋아요 0 | URL
울 남편은
김대중이었다가,
노사모로,
그러다가 문향으로,
그러다가 요번엔 천호선이 어쩌고 저쩌고 하고 있어요~

이렇게 줏대없이 왔다갔다 하는 위인이어도 괜찮으시다면,
기꺼이 내어 드리죠~^^

세실 2010-08-17 15:18   좋아요 0 | URL
첫사랑이 지금의 사랑이시군요. 그것도 좋을듯.
음 전? 어디에서 사는지도 몰라요. ㅠㅠ

sslmo 2010-08-17 16:50   좋아요 0 | URL
첫사랑이 지금의 사람일 뿐이고...
그 후로도 쭉 제가 가슴을 가지고는 살아왔습니다.

여자는 자기가 첫사랑이기를,
남자는 자기가 마지막 사랑이기를,원한다죠~

전 그런 일반론적인 것을 잘 지켜가는 사람이 될고예요~^^

비로그인 2010-08-17 21:33   좋아요 0 | URL
아 .. 본문과 댓글들로 인해 양철나무꾼님이 여자사람이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ㅋ

첫사랑이 아주 오래오래 허연 백발이 되더라도 지켜진다고 생각하니 참 부럽고 그렇습니다 ^^

sslmo 2010-08-18 09:41   좋아요 0 | URL
호,호,호...나무꾼이 꼭 남자 사람여야 한다는 편견은 버리셔야 한답니다~

새벽녁에는 제법 바람이 쌀쌀하더라구요~
자다가 일어나서 창문 닫고 다시 잤어요.
옛날에 님이 쓰셨던 입추 기념 페이퍼,음악이 듣고 싶은 아침입니다~^^

hina 2010-08-20 00:55   좋아요 0 | URL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라는 속설이 허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화끈하게 증명해주신 커플이시군요.ㅎㅎ
저는 첫사랑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6학년때였나,중학교때였나...
임튼 시점은 정확하지 않기는 하지만 (그게 중학교때였다고 치고),
비오는 날 우산을 빙글빙글 돌리며 서있던 그 남자애를,
집 베란다에서 가만히 구경하던 기억은 꽤 선명하게 떠오르네요.
아.왜 이런기억은 사진처럼,그림처럼 계속 머릿속에 남아있는걸까요?

sslmo 2010-08-20 01:11   좋아요 0 | URL
오늘 같은 날,음악과 함께 하나씩 풀어놔 보세요~
제가 같이 되짚어 드릴게요.

비오는 날 우산을 빙글빙글 돌리며 서있던 남자애라...
그 다음은요~
음악은 before the rain으로 준비할까요?
아님,after the rain?

쟈니 2010-08-20 18:38   좋아요 0 | URL
참.... 글을 읽으며 괜히 눈물이 살짝 나는군요.. 우리대통령... 노무현... 그가 그립습니다.

sslmo 2010-08-22 16:25   좋아요 0 | URL
저도 님 글 댓글 달면서...울컥 합니다.
저도...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