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墨정원 7

-우리는 늙으면

 

                                     장석남

 

우리는 늙으면

저녁별을 주로 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늙으면

문턱에 앉아서 부는

바람도 느껴볼 것이다

우리는 늙으면 매일

저녁별 보는 것을

잊지 않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날도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늙으면

늙음 끝까지 신작로를

바라보고 창문 아래에

앉아서

저녁별을 볼 것이다

그리고 먼지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

그런 날을 기다리면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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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후안 데 파레하 - 신분을 초월한 사제지간의 우정과 예술이야기
엘리자베스 보튼 데 트레비뇨 지음, 김우창 옮김 / 다른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벨라스케스와 연관된 책이 벌써 두 번째이다.

라헐 판 코에이의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에서 주인공 바로톨로메가 만났던 벨라스케스의 제자

후안 데 파레하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궁정의 시녀들' 이라는 그림을 매개로 두 명이 교묘하게 엇갈리는 기쁨을 맛보게 해준 책이기도 하다.

노예의 신분에서 벨라스케스의 제자로 받아들여지기까지의 기나긴 여정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고되고 힘든 날들이건만 후안은 매사에 감사하는 신앙 깊은 인물이다.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하고 계속 비교하게 되는데 같이 힘든 과정을 겪어 내는 건 비슷하지만

음울하고 어두운 물감이 잔뜩 칠해진 그림이라면,

<나, 후안 데 파레하> 쪽은 밝은 빛이 끝까지 쭈욱 따라다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벨라스케스의 그림에서 만날 수 있는 따뜻하고 열정적이면서도 충직한 후안의 모습이 그대로 책에 풍겨나온다.

지나치게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긴 하지만 후안의 시대적 배경을 바라볼 때 이해할 수 있는 일이고

조용한 벨라스케스와 후안, 그리고 국왕으로 이어지는 우정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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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마지막 책장을 넘기기가 아쉬울 지경이었다.

왜 이제서야 이 책을 만나게 된 걸까. 좀더 일찍 만나는 행운을 누렸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80분의 기억을 갖고 사는 늙은 수학자와 그집 일을 도와주게된 파출부인 나와 나의 10살짜리 아들이

이어가는 순수한 우정은 감동적이었고, 따뜻했다.

전체를 흘러다니는 수학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이 나처럼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에게조차

아름다운 레이스 무늬처럼 생각될 정도로 작가는 수학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애쓴다.

숫자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모습도 경이로웠지만 박사가 루트에게 쏟는 애정 또한 가슴벅차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매개물인 야구도 빼먹을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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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씨는 촛불문화제를 주도하고 있는 네티즌에 대한 반작용으로 의병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음 속에 말이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것 중 하나는 예전부터 의병이라는 것이 국가가 외적의 침입을 받았을 때뿐 아니라 내란에 처했을 때도 일어나는 법”이라며 “사회가 자기방어기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 걸 보고 참 걱정스럽게 보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불장난을 오래 하다 보면 결국 불에 데게 됩니다. 너무 촛불장난도 오래 하는 것 같은데…”라고 주장했다.

또 이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곤두박질에 대해 “지지율 10%라든가 이상한 형태의 여론조사는 솔직히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사뭇 여론조사 개입에 대해서 의심만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까 어젠가 며칠 전부터 확실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의 성급함, 부주의함 ,말과 의욕이 앞서가는 것도 지지율 하락의 한 원인이지만 그 외에 사회적 여론 조작도 개입되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들소> 가 나올 무렵엔 참 마음에 드는 작가였는데

점점 권력추구형이 되더니 이제는 정신까지 이상해진 모양이다.

그래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라고, 내 마음에는 안 들어도 훌륭한 작가라고 하는 말들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여줬었지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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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인 것 사계절 아동문고 48
야마나카 히사시 지음, 고바야시 요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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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구박을 하는데 가출을 안 하는 게 이상하지.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아들이 이 책을 보고 쓴 글 중 일부다. 나는 이 엄마랑 얼마나 다를까?

나 혼자만 잔소리라 아니라고 자위해봐야 아무 소용 없는 걸 알면서도

아들아, 넌 가출 같은 거 안 할 거지? 엄마가 하는 말은 모두 널 위한 거란 말이야..

그러다가 정말 깜짝 놀랐다.

히데카즈의 엄마와 다를 게 없는 거잖아.

 

공부 잘하고 모범적인 형제들과 권위적이고 잔소리 심한 엄마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히데카즈는

'가출도 못할 거야' 라는 말에 발끈해서 충동적으로 가출을 한다.

트럭에 올라탔다가 우연히 사고를 목격하게 되고 나츠요의 집에 머물면서 여름방학을 몽땅 거기서 보내는데

수상한 마루진 마사나오가 나츠요의 집을 빼앗을 궁리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나츠요를 지켜주겠다는 결심을 굳히지만 돌아온 집에서 엄마는 여전히 히데카즈를 못 미더워하고

나츠요에게 보내는 편지를 빼돌리는 일까지 한다.

점점 사이는 벌어지는데 그 사이 형제들에게도 미묘한 일들이 일어나면서 엄마는 완전히 외톨이처럼 되고

나츠요의 집을 찾은 히데카즈는 마사나오에게 공격을 당하지만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난다.

뺑소니 사고도 마무리되고 나츠요의 일도 마무리되면서 돌아왔지만 기다리는 건 불 타버린 집.

그래도 형제들은 이 집은 엄마들의 성이었으니 괜찮다고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갈 생각을 한다.

엄마는 내 얼굴 따위보기 싫을지도 몰라..하지만 나는 이 얼굴을 보여주겠어. 엄마는 나를 때릴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피하지 않을 거야. 누가 뭐래도 나는 엄마의 아들이라는 것을 이해시키겠어.

그리고 나는 나라는 것도 알려주겠어.

엄마에게 당당하게 다가가려는 이 독백이야말로 히데카즈가 외치고 싶었던 전부일 것이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일은 정말 너무 어렵다.

이러니 내가 맨날 공동체 생활이 이상적이라고 떠들지.

히데카즈와 엄마의 갈등이 굉장히 과장되게 표현되어 있어 어색하기도 하지만

사건 자체보다는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 아이들이 엄마에게 바라는 것이 이렇게 다르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히데카즈는 내가 나인 것을 알리기 위해 가출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지만

내가 나인 것을 알리기 위해서는 진실을 말할 용기만 있으면 된다.

일기장 안에만 감춰둔 진실을 꺼내는 일을 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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