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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남으니까 별 짓을 다 한다.

혼자서 밥도 잘 먹고 차도 잘 마시고 옷도 잘 사고 구경도 잘 하면서

유독 혼자 영화보는 일은 길들여지지 않았지만 남들의 시선에 뻣뻣해지면서

오늘 혼자 영화를 봤다.

페넬로피.

이 영화를 보고 싶어서 본 게 아니고, 이 영화라면 이상한 남자들도 없을 것 같고,

여자들이 많을 것 같아서 선택을 했는데..윽. 완전 쌍쌍파티다.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어서야 안절부절 상태에서 벗어났는데

이거야 원. 이번엔 영화 내용이 날 짜증나게 만들었다.

저주에 걸려 돼지 코를 갖고 태어난 여자 아이 페넬로피는 같은 피를 가진 이의 진정한 사랑을 받아야만

저주에서 풀려날 수 있기에 열심히 신랑감을 찾지만 다들 혼비백산 도망치기 바쁘다.

백수건달인 귀족 하나가 기자의 꼬임에 빠져 접근하지만 나중엔 진짜로 사랑을 느낀다는

 뭐 그렇고 그런, 뻔한 스토리였는데 더 짜증나는 건 그런 걸 보면서도

감동해서 눈물이 나오는 나란 사람이다.

뻑하면 울고 뻑하면 웃고. 이놈의 신경들은 나와는 전혀 상관 없이 누군가의 조정에 의해서

이러저리 움직이는 모양이다.

에휴..페넬로피야, 너는 너를 사랑해서 좋겠다. 나는 언제나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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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큰>은 흥미로웠다.

리암 리슨의 눈빛이 마음에 들었고, 딸을 향한 애틋한 사랑도 좋았다.

자동차 추격신이나 격투신도 흥미진진했지만.

하지만 딸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는 하나

사람들을 무차별하게 마구 죽이는 행위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상만 입혀도 될 일을 복수를 위해 다 죽이다니.

마치 <라이언 일병 구하기> 때와 같이 목에 걸린 뭔가가 내려가지 않고 계속 남아 있다.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해 수많은 병사들을 희생시키고,

킴을 구하기 위해 갖은 범법과 살인을 마다하지 않고도 유유히 빠져나가는 아버지를 보는 건 찝찝하다.

딸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모든 아버지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은 뻔한 일이지만

기운 넘치는 람보보다는 뭔가 좀 부족하고 서툴러도 법을 지키는 한도 내에서 활약하는 아버지를 보고 싶었다.

그렇다고 해서 인신매매범을 두둔하자는 건 아니다.

그래도 똑같은 행동을 하는 건 나도 역시 그들과 마찬가지라는 걸 보여주는 셈이니

정의실현이라는 미명 아래 무늬만 다를 뿐 똑같은 옷을 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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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4-27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미류나무님..메피스토입니다.^^
저도 저 영화를 보면서..와 저렇게 다 쓸어버려야 하나 했는데..
영화를 보고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아마도 아버지의 전직이 전직이니만큼
후환발생이 전혀 발생하지 않을 "멸절"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싶더라구요.
살려뒀다간 언젠가 자신뿐이 아닌 자신의 딸에게도 분명 걸림돌이 될만하니까요.
그래도 통쾌한 영화 속에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드는 건 부인할 수 없더라구요..

미류나무 2008-04-24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메피스토님 ^^
그래서 저도 생각했답니다. 딱히 뭐라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래서 아버지 직업을 그렇게 설정한 거구나. 너무 작위적인데? 이러면서요..ㅎㅎ 하긴, 그래야 그림이 되긴 하겠죠? 굉장한 걸 기대하고 보는 영화가 아니니까 우리는 즐긴 것으로 만족을 해야겠죠?
 



'천장지구'에서의 유덕화는 얼마나 멋지던가.

그 당시 열혈팬이었던 나는 유덕화가 주인공으로 나온대서 참으로 반가웠다.

가벼운 코미디 물에서의 유덕화가 마음에 안 들었던 지라

묵직한 이 작품에서 그의 활약을 기대했던 것인데,

삼국지에서 제갈량 다음으로 좋아했던 조자룡으로 분했다 해서 더 기뻤는데,

이 영화는 오로지 조자룡을 지나치게 영웅으로 그리려다보니 다른 인물들의 비중이 너무나 떨어져

제갈량도 장비도 관우도 책 속 이미지와 너무 다른 게 실망스러웠다.

거기다 중간중간 흐르는 음악은 또 어떻고!

완전히 70년대 텔레비전 시리즈를 보는 듯하여 보는 내내 하품을 하고 허리를 비비 틀었으니

이런 영화에 돈을 댄 우리나라 제작자가 과연 누굴지가 궁금해질 지경이다.

아, 돈 아까운 영화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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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에 소주 한 잔.

크..퇴근길에 정말 필요한 이걸 충족시켜주고 있을 때 '추격자'를 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잠깐은, 술을 마시고 극장에 갔을 때 알콜 기운으로 인한 체온 상승과 추운 날씨에 떨지 말라고 잔뜩 올려 놓은

실내 온도에 더워서 불쾌했던 기억이 떠오르긴 했으나 '점퍼'와 '추격자' 중 시간이 더 잘 맞는다는 이유로

 '점퍼'를 선택해놓고 보는 내내 하품을 하며 지루함을 어디에 호소도 못 했던 걸 상쇄시키려는

일종의 보상심리가 겹쳐 과감하게 자리를 떨치고 일어났다.

남은 술을 급하게 들이 붓고 나선 길이라 그런지 자리에 상영시간에 임박해 들어간 극장에 앉자마자

극심한 갈증이 밀려왔지만, 그 시간에 사람들은 왜 그리도 많은지 비집고 나갔다 오기도 귀찮고

이미 컴컴해진 실내를 더듬거리며 다닐 자신도 없어 참고 있자니 금세 막이 올랐다.

그리고는 두 시간 여를 정신없이 빠져들어 보았던 영화.

근래 보았던 영화 중 최고다.

배우 이름은 이미 까먹어버렸으나, 송광호를 떠올리게 하는 작태하며 천연덕스러움, 인간다움 같은 것들이

살아 꿈틀대며 다른 배우들과 어우러짐이 완벽한 영화였다.

옥의 티라면, 그가 살인범과 죽자사자 싸우고 있을 때 갑작스레 들이닥친 경찰들이 그동안 헛물만 켜고 있다가

과연 어떤 증거를 입수해서 그 살인범이 기거하던 곳을 알았냐는 것인데,

그거야 굳이 들춰내고자 했을 때 떠오른 것이고 점수를 준다면 5점 만점에 5점이다.

능글능글 웃으며 잔인한 살인자 역할을 한 그 배우와 꼬맹이 까지도 참 맛깔스런 연기를 펼친다.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니 잔인한 면이 있는 거야 당연한 일이고, 요즘 볼 만한 영화를 찾는다면

적극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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