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남으니까 별 짓을 다 한다.

혼자서 밥도 잘 먹고 차도 잘 마시고 옷도 잘 사고 구경도 잘 하면서

유독 혼자 영화보는 일은 길들여지지 않았지만 남들의 시선에 뻣뻣해지면서

오늘 혼자 영화를 봤다.

페넬로피.

이 영화를 보고 싶어서 본 게 아니고, 이 영화라면 이상한 남자들도 없을 것 같고,

여자들이 많을 것 같아서 선택을 했는데..윽. 완전 쌍쌍파티다.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어서야 안절부절 상태에서 벗어났는데

이거야 원. 이번엔 영화 내용이 날 짜증나게 만들었다.

저주에 걸려 돼지 코를 갖고 태어난 여자 아이 페넬로피는 같은 피를 가진 이의 진정한 사랑을 받아야만

저주에서 풀려날 수 있기에 열심히 신랑감을 찾지만 다들 혼비백산 도망치기 바쁘다.

백수건달인 귀족 하나가 기자의 꼬임에 빠져 접근하지만 나중엔 진짜로 사랑을 느낀다는

 뭐 그렇고 그런, 뻔한 스토리였는데 더 짜증나는 건 그런 걸 보면서도

감동해서 눈물이 나오는 나란 사람이다.

뻑하면 울고 뻑하면 웃고. 이놈의 신경들은 나와는 전혀 상관 없이 누군가의 조정에 의해서

이러저리 움직이는 모양이다.

에휴..페넬로피야, 너는 너를 사랑해서 좋겠다. 나는 언제나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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