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열린책들 세계문학 216
줄리언 반스 지음, 신재실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0 ½ 장으로 쓴 세계 역사>, 줄리언 반스 지음, 신재실 옮김, 열린 책들 펴냄



수학에 노이로제 가까운 거부감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줄리언 반스라는 반가운 이름을 앞에 두고도

10과 ½이라는 숫자가 나를 마구 밀어내고 있었으나

역사에 별로 흥미가 없는 내게 10과 ½만으로 역사를 얘기해준다는데

얼마나 솔깃한 이야기냔 말이다.

게다가 <플로베르의 앵무새>에서 잠깐 만났던 그의 독특함이 궁금해서

책을 고를 때 늘 하던 버릇처럼 무턱대고 제 1장을 읽었을 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기독교도가 아닌 탓에 성경을 진지하게 공부해보지는 않았으나

이야기로 만난 성경으로 어느 정도 일이 되어가는 과정 쯤은

알고 있던 내게, 노아의 방주 이야기는 너무도 신선했다.

그것도 나무좀이 하는 이야기라니. 게다가 우리가 지금 만나지 못하는

숱한 동물들은 모두 노아가 잡아 먹어버렸다는 그 신선한 발상이라니.

푸하하하..웃을 수밖에.

결정했다. 그래, 바로 이 책이야.

그렇게 고른 책을 벌써 한 달 가까이 들고 있었다.

제1장 이후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는 이유가 가장 큰 것인지라

이 책을 읽는 동안 다른 데에 눈을 파는 짓까지 서슴지 않았다.

용서해주소서!


원래 단편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고

각 장이 주는 울림을 잠깐씩이라도 곁에 두고 싶어서

한 장이 끝날 때마다 말미를 두기로 한 것이었는데

간격이 너무 벌어져버렸다.

희미한 옛사랑의 자취를 더듬듯이 잊을 만하면 어디선가 불쑥

도마뱀의 잘려진 꼬리가 나타나는데 그게 바로 노아의 방주이고

나무좀이고 깨끗한 자와 더러운 자 이야기다.

이쯤 되면 너무나 궁금해진다. 도대체 성경 속에서 이것들은

어떤 의미를 가진단 말이냐

이걸 읽으면서 성경을 꼭 한 번 읽어봐야지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흐지부지 되어버렸다


다 읽은 게 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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