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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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내게 비호감 대상 1호이다.

딱딱하고, 권위적이고, 잘난 척하는 삼박자가 제대로 된 부류.

그런 비호감을 과감하게 깬 사람들이 있으니

첫 번째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쓴

수의사 제임스 헤리엇이고

두 번째는 마르탱 뱅클레르의

세 번째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쓴 사람이자

의사인 올리버 색스.

그리고 네 번째가 <공중 그네>에 등장하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 이치로.

 

상당히 독특했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환자도

만만치 않다.

야쿠자의 중간 보스이면서도 날카로운 것에

(심지어는 이쑤시개까지도) 반응하여 두려워하고

구토증에 시달리는 세이지,

서커스에서 공중그네 최고의 플레이어였지만

어느 순간 간단한 턴조차 할 수 없게 된 고헤이,

부속병원에서 대학강사로 근무하는 다쓰로는

잘 나가는 장인어른의 가발을 벗기고 싶어서

안달이 날 지경이고,

프로입단 10년차 3루수인 신이치는

1루로 송구를 못 해서 야구 인생을 접어야 할

심각한 기로에 서 있고,

잘 나가는 여류작가인 아이코는 쓰는 작품마다

전에 썼던 게 아닐까 걱정이 되어 한 줄도 쓰지 못하고

토에 시달린다.

 

이 다섯 명을 진찰하고 치료하는 이라부의 모습은

장난꾸러기 악동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데

절대로 남의 말을 진지하게 듣는 것 같지도 않고

치료랍시고 하는 행동들은 엉뚱하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결국 모든 일이 제자리를 찾아 돌아가는 걸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좋은 의사를 한 명 더 만나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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