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은 책상이다
페터 빅셀 지음, 이용숙 옮김 / 예담 / 200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소스를 거울에 묻히니 얼룩말이 울었다'

음반에 앉아 무를 씹고 있으니 거리가 넘실댄다'

 

내가 만약 이렇게 쓴다면 알아볼 수 있을까?

제대로 말을 해보자면,

'찬물을 얼굴에 묻히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의자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행복하다'

라는 뜻이다.

 

뭔가 변화해야 한다고 소리치던 한 남자가

이렇게 모든 사물의 이름을 바꾸고 모든 단어를 바꾸어놓았다.

 

그는 외롭다.

여기 나오는 일곱 편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한결 같이 외롭다.

 

너무 외로워서 자신 속으로 빠져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도 이들처럼 어느 날,

애써 쓴 글들이 누군가가 먼저 발표한 이야기와 같다면,

내가 하는 말들을 아무도 못 알아듣는다면,

누군가의 중단에 의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잘라버리고

평생 그 얘기를 못 해서 한이 된다면,

...

 

소통이라는 것.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얼마 만큼의 소통이 이루어져야

이런 고독함 속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걸까?

괜히 서글퍼지고 무서워져서

밤늦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이리저리 전화를 돌려 내가 아직 살아있다고,

나를 잊지말라고 얘기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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