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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아리스토텔레스 - 아테네의 피
마가렛 두디 지음, 이은선 옮김 / 시공사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뚜껑을 열면 책 날개에 잠시 안내가 있다.
1978년 영국에서 처음 선을 보인 이래 최근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아 20여년 만에 재출간되었다.
마가렛 두디는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 보인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현재 '탐정 아리스토텔레스' 시리즈를 집필중이다.
검은 속 뚜껑을 또 한 장 넘기면 아주 야리꾸리하고
속이 다 비치는 흰 트레이싱페이퍼에 이렇게 써있다.
'여동생 메리 엘리자베스 하월-존스에게
진정한 고전 마니아를 만족시킬 수 있기를 바라며'
참 오랜동안 들고 다니다가 드디어 오늘 새벽에 다 읽었다.
오래 읽을 수 없도록 무진장 재미있는데 할 일이 많아서 중간중간
시간을 점령당하다 보니...
이 소설은 정말 나를 위한 소설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진정한 고전 마니아! 후후)
구서구석에 그리스 신화가 어찌나 자주 등장을 하는지
각주도 안 보고 혼자 잘난 척 주절거리면서 신나게 읽었다.
('듄'을 볼 땐 그놈의 각주 찾아 읽느라고 진전이 느렸던 기억을 떠올리며)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은 잘 모르지만
이 사람이 철학자라는 사실만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이 철학자가 살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니지, 거기서 살인 사건이 하나 일어난단 말씀!
살인사건을 저지른 적이 한 번 있다는 사실 만으로 범인으로 지목된
억울한 사촌 필레몬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우리의 주인공
스테파노스는 잠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찾아가 의논을 하게 된다.
스승의 조언을 들으며 증거를 수집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과
아테네 거리를 내가 걸어다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묘사들
거리 거리에 숨어 있는 신화들의 들먹거림과
마지막 20쪽에 걸쳐 일어나는 반전은 가슴이 벌렁거릴 지경이었다.
이건 추리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으므로 결말을 말씀드리는 우를 범하지 않으련다.
타임즈는 이런 평을 실었단다..
'지금까지 이런 소설을 창안한 작가가 왜 없었을까?'
동감, 동감!
이젠 아리스토텔레스가 괜히 친근하게 느껴진다.
무지하게 싫어해서 철학책은 개론서밖에 읽지 않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뭐라 했는지 그의 말을 듣고 싶어진다니까
나도 키톤 입고 강의실에 앉아 위트 넘치는 그의 강의를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