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삼총사 창비아동문고 258
김양미 지음, 오승민 그림 / 창비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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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면 입지도 않은 엄마 옷들을 세탁하고 다림질까지 해서 서랍에 넣어두고, 옷장문을 아예 잠근 채

엄마 물건을 보여주려하지도 않고 매주 침대보를 갈아 씌우면서도 침대에서 편히 자지 못하고

침낭에서 새우잠을 자는 아빠를 보는 은우도 아빠만큼 쓸쓸하고 아프다.

단짝 친구인 선주가 떠나서 아프고 웃지 않는 아빠를 보는 것도 아프지만 내색을 할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렇게 겉으로만 의젓하게 살아가고 있는 은우에게 또 다른 친구들이 생겼다.

자폐증세가 있는 동생 동빈이를 위해 가족신문을 만들고 주위 사람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형빈이,

시간이 가는 걸 직접 보고 싶다면서 자명종까지 들고 다니는 괴짜 동물 박사 찬기는 자연스럽게

은우의 삶 속으로 들어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감싸 안는 좋은 친구들이 된다.

 

동빈이의 사회 적응 훈련을 도와주기 위해 형빈이가 만들어 나누어주는 가족신문 '따로 또 같이'는

세 친구에게뿐만 아니라 은우 아빠에게도 자책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게 하는 계기가 되어준다.

형빈이가 만든 가족신문은 처음에는 단순히 동빈이와 형빈이네 가족 이야기였지만

세 친구가 동참하면서부터는 온 마을 신문으로 확대되어 간다.

가족이라는 작은 범주에 갇혀 있지 않고 마을 안으로 울타리를 확대해 갈 수 있는 이 아이들이 부러웠다.

일정한 크기, 똑같은 모양의 아파트에 사는 우리들에게 이런 마을 개념이 퇴색해버린 지 오래라고 느끼는 건

내 착각일까?

조끼 아저씨나 떡볶이집 아줌마, 털보 문방구 아저씨.

우리 곁에도 분명 이런 사람들이 있을 텐데 마음을 열지 않고 사는 우리에게 이런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성폭행이나 유괴가 두려워 어른들이 길을 물어봐도 가리켜주지 말라고 가르치는 우리에게는.

'따로'만 알고 '같이'를 모르는 우리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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