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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칠단의 비밀 ㅣ 동화 보물창고 28
방정환 지음, 양상용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5월
평점 :
우리나라 탐정동화의 효시라도 봐도 무방할 만한 작품 <칠칠단의 비밀>은
1920년대 쓰여진 작품이지만 지금 읽어도 무척 재미있다.
<만년샤쓰>도 그렇지만 이야기 자체에 흡인력이 대단하기도 하고
'그때, 아아, 바로 그때' 라든가 '아아! 기억도 없는 부모의 얼굴을 열여섯, 열네 살에 처음 보는 설움''
같은 부분을 읽을라치면 이야기꾼으로서 이름을 날리던 방정환의 목소리를 듣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물론 겹치는 우연들로 인해서 맥빠지는 경우도 있으나 상호가 곡마단에 잡혀있는 동생 순자를
구하려고 기호와 함께 고군분투하는 동안 이어지는 사건의 아슬아슬함에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드
는 매력이 있다.
<칠칠단의 비밀>은 셜록 홈즈 시리즈처럼 세련된 맛은 없으나
투박한 뚝배기에 담긴 담백한 된장찌개 맛이 난다.
조가 마음대로 비벼지지 아니하여 조급하고 초초해진다는 뜻으로
마음을 몹시 졸이거나 조바심 냄을 이르는 말인 '조비비다'
못되게 굴어 남을 괴롭히는 짓을 가리키는 '조련질',
순사들이 일을 보던 막으로 지금의 파출소에 해당하는 말인 '순포막' 처럼
지금은 쓰이지 않는 우리말을 친절하게 밝혀주는 것도 된장찌개를 맛있게 하는 좋은 재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