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1반 34번 - 종잡을 수 없는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잡아주는 이야기
언줘 지음, 김하나 옮김 / 명진출판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일단 눈길을 끈 건 재미있는 만화를 보는 느낌을 주는 그림들인데 간결한 문장들보다도 훨씬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급한 것도 없는데 후다닥 책을 다 읽어버리고 이번에는 음미하듯 천천히 그림만을 넘겨보았다.  까지 이름 없이 1학년 1반 34번으로 불리는 나에 대하여 표정 있는 그림들이 모든 걸 이야기해준다.

“34번 너는 왜 행복하지 않니?”
“자유를 잃었으니까”  

“아니야. 너는 자유를 잃지 않았어.”

“그렇게 말하는 너는 도대체 누구니?” 

“나는 너야. 네 마음속의 너.”
“네가 잘 몰라서 그래. 난 원래 자유로웠어.
새벽의 이슬, 오후의 태양 모두 내 것이었지.
그런데 이제 그런 것들은 모두 내 것이 아니야.
이제 내 것은 네모난 시간표와 교과서, 참고서 뿐이야.
또 있구나. 어른들의 잔소리.”
 

시험 보는 날 금지된 숲에 들어갔다가 친구 아딩을 잃게 되자 34번은 문제아로 낙인찍힌다. 처음엔 올챙이였지만 지금은 개구리가 되어버린 유일한 친구 ‘샤오헤이’를 찾아갔지만 이미 숲을 떠나버린 뒤였다. 답답한 꿈속에 샤오헤이가 나타나 ‘나’를 괴롭혔던 친구를 찾아가 놀래켜 주고, 신나게 날아다니고, 선생님들을 한 데 묶어놓고 학교에 불을 지르기도 하고, 온 마을을 화염에 휩싸이게 하면서 드디어 34번은 해방감을 느낀다. 
 

여기서 끝났으면 좋았을 것을 작가는 욕심을 내고야 말았다.

그러니 누구 때문에 안 되고 무엇 때문에 못 한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단다.
이제 누구 탓도 안 돼. 모든 것은 34번 너의 책임이란다.

완전히 아이 입장에서 이야기를 잘 끌고 나가 아이를 억압하는 어른으로서의 책임을 통감하게 만들더니만 갑작스레 작가 자신이 어른으로 변신해서 뭔가 깨우침을 주려고 안간힘을 쓴 게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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