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작은 논 책읽는 가족 38
서석영 지음, 이정규 그림 / 푸른책들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경미 다리에 붙었던 거머리를 보다가 농촌에 스타킹 보내기 운동이 생각났다.
지금이야 농약 때문에 논에 거머리가 많이 못 살아서 그런지,

스타킹이 도처에 널려 있어서 그런지 학교에서 스타킹 모으기 같은 건 하지 않는 모양이다.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어서 땀이나 어려움 같은 걸 모르다 보니 어쩌다 한 번씩 보게 되는 농촌 풍경은

벼가 파랗게 흔들리면 그런 대로, 황금 들녁을 만들 때면 또 그대로 그저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인식밖에 없는 내게

이 책은 아주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초등학교 5학년인 여자 아이가 직접 농사를 짓고 싶어서 안달을 한다는 설정 자체는 약간 어색했지만

'세상이 이런 일이' 류의 프로그램에서 보면 트랙터를 모는 꼬마도 있고 정비를 하고 싶어하는 초등학생도 있으니

여자 아이가 농사를 짓는다는 걸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내가 더 이상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되었다.

부모에게 졸라 논 한 귀퉁이를 얻은 경미는 진짜 농사꾼이 되어 씨나락을 담그는 일부터 땅을 갈아엎는 일,

모내기와 모떼우기와 피뽑기, 팬 이삭을 먹으려는 참새와 씨름을 해가며 결국 가을에 한 가마니 소출을 낸다.

농약을 쓰지 않겠다고 결심한 후 행여나 아빠 논에서 뿌리는 농약이 자기 논으로 흘러들어올까봐 안달을 하다가

농약중독이 되어 병원에 실려가는 신세가 되고 농약 대신 논에서 기르던 오리 한 마리가 다른 논으로 들어갔다가

농약 때문에 죽는 일이 생겼어도 경미는 포기하지 않는다.

 쌀을 찧어 밥을 해먹던 날, 경미는 참았던 눈물, 감격스런 눈물을 흘리고야 만다.

그리고 어려운 부모님 대신 농사짓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선생님의 소원을 대신 이루어준 격이 되어

선생님과 반 친구들 모두 경미를 자랑스러워하게 되는데 콧날이 시큰해져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

 장가를 못 간 덕중이 삼촌이 도시 처녀와 결혼했다가 실패하는 대목이나 농촌후계자로 지목되었던 석이 오빠가

거듭되는 비닐하우스 작물 재배 실패로 가세까지 기울게 되는 일, 마을에 해로운 염색공장 같은 것을 들이려고

뒤에서 조정하는 태형이 양반, 고아원 아이들이 들어온다고 반대시위에 앞장서는 연이 엄마 들을 보면서

씁쓸해지는 건 이게 지금 농촌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림은 좀 낯설고 마음에 안 들어도 밥 한 톨을 하찮게 여기는 많은 아이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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