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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고양이 100 - 예술과 문학, 역사와 정치, 자연과 과학에 기여한 고양이들
샘 스톨 지음, 공민희 옮김 / 보누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어릴 때 우리 집에는 '세상에 이런 일이' 류의 신기한 일들을 모아 놓은 책이 한 권 있었는데
삽화가 많이 곁들여진 그 책은 도무지 믿기 어려운 일들이 잔뜩 들어 있어서 황당해 하면서도
재미있어서 여러 번 들춰 본 기억이 난다.
모자에 불 붙은 초를 잔뜩 꽂고 다니는 사람에서부터 핀을 몇백 개 삼켜도 죽지 않는 사람,
뱀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사람, 공중묘기를 선보이는 원숭이 이야기 등이 있었는데
유치하고 과장된 그림은 지금까지도 머릿속에 떠오른다.
적당히 그린 듯한 삽화에 짤막한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 있다는 점에서
이 책도 어릴 때 보았던 진기명기 류와 비슷한 느낌을 갖게 했다.
작고 가벼운 판형은 들고 다니며 책을 읽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마음에 드는 일이지만
각 사례에 대해 깊은 고찰이나 설명이 부족해서 신문 휴지통 코너에서 보게 되는
잡다하고 신기한 일들을 읽는 기분에 머물고 말았다.
이렇게 많은 사례를 찾아 낸 것은 감탄할만 한 일이지만 100이라는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자료 수집을 좀더 깊이 있게 하고 삽화 보다는 사진 자료를 실었더라면 책이 가진 가벼움을
어느 정도 커버해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많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레이몬드 챈들러가 첫 번째로 완성한 원고를 들려주었던 고양이 '타키'
세계 최초로 복제된 고양이인 '시시'
앞발로 촛불을 꺼뜨려 놀아주기를 원했던 찰스 디킨스의 고양이 '주인의 고양이'
그 유명한 <검은 고양이>를 탄생시켰던 에드거 앨런 포의 고양이 '카타리나'
프랑스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장 콕토의 고양이 '카룬'
최초로 우주에 간 고양이 '펠릭스' 등을 보면서 고양이를 무서워하고 싫어했던 내가
고양이 한 마리 쯤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성과라면 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