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자오선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글쎄..잘 모르겠다.

책 앞뒷면을 꽉 채우고 있는 온갖 찬사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내게서 호감을 끌어내지 못했다.

<로드>를 읽었을 때와는 사뭇 다르다.

물론 <로드>와 <핏빛 자오선>은 둘다 굉장히 암울하다는 것과, <로드>는 미래를,

<핏빛 자오선>은 있었던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인간의 어두운 면에 집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래를 암울하게 그린 여러 작품들과 궤를 함께 했던 <로드>에서는 희망의 빛이라도

조금 남겨두더니만, 이건 지나간 과거라 그랬을까? 절대로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끝까지 이름을 가지지 못한 '소년'이 길거리에 내팽겨쳐져 누구의 도움도 없이

그저 목숨을 부지하기도 어려운 삶을 사는 동안 인간미라고는 갖추지 못한 사내로 자라는데

온갖 잔인한 죽음 속을 태연히 걸어가는 그를 아주 메마른 어조로 그리고 있다.

'영혼을 압도하는 매혹적인 문체로 빚어낸' 어쩌고 하는 선전문구에 동의할 수 없었던 건

단순히 번역의 문제였을까? 이럴 때마다 정말이지 원서를 읽을 수 있는 실력이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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