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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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맨>은 한 남자의 장례식에서 출발해서 탄생과 삶, 다시 죽음으로 돌아오는 길을 택해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게 인생이고 살다가 죽는 과정은 누구나 똑같다는 걸 보여준다.

얼마전 텔레비전에서 10kg짜리 옷을 입고 임산부 체험을 하던 연기자들도 있었지만

일본에서는 노인이 되었을 때 계단을 오르는 일이나 물건을 드는 일,

간단히 일을 수행하는 데에도 얼마나 힘이 드는가를 알아볼 수 있도록 체험하는 곳이 있다고 했다.

자신들에게도 차비를 낸 만큼 권리가 있다며 버티고 앉아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나이가 들면 이렇게 모래주머니를 몇 개씩 지고 이고 다니는 것과 비슷한 정도로 힘이 든다고 하니

어르신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일쯤은 자신의 노년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의자가 있는 따뜻한 곳이면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바둑을 두고

음식을 나눠 먹는 광경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내 노년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을 하니 암울해졌다.

좋은 별장에서 그림이나 그리면서 아주 한가롭게 잘 지내는 듯 보였던 주인공도

자신이 병들어가는 것, 늙는다는 것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외롭고 고독해했는데

그보다 더 평범한 내 노년은 어떻게 다가올 것인지 두려웠다.

그저 책을 볼 수 있도록 눈이 건강하고 남에게 신세지지 않을 만큼 건강하고

누군가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기를 오늘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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