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나를 기쁘게 한다. 설경구가 출연했던 <박하사탕> 이후로 한국영화의 매력에 빠진 것이니 한국영화사는 설경구에게 공로상 하나쯤은 줘야 한다. 예고편이 휘황찬란할수록 거기에 넘어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그렇게 다짐을 하건만 이번에도 역시 예고편에서 휙휙 잘도 날아다니는 강동원을 보고 폭 빠져서 <전우치전>을 보자고 극장에 가서 앉았다. 이 영화는 두 번을 봤는데 처음엔 음주관람이라 앉는 즉시 잠에 빠져들어 영화 시작할 때 돌비 스테레오 점검하는 소리만 남았고 두 번째엔 작정을 하고 집중공략을 한 탓에 아주 즐겁게 봤다. 배우들이 날아다니는 것도 어색하지 않고 요괴들의 CG도 나쁘지 않더구만. 단 한 명의 배우 임수정만 빼고는 캐스팅도 괜찮았다. 귀여운 초랭이 유해진. "네 정체를 알려주랴?" 마지막에서 완전히 뒤집어졌다. 오오오~~ 샤방샤방한 미소를 아무 때나 남발하는 강동원. 그의 매력이 철철 넘치는 영화다. 역시 살짝 코미디가 가미된 이런 영화가 강동원에게 잘 맞는단 말씀. 완벽 포스 김윤석. 나쁜 놈인데 나쁜 놈 같지 않단 말이지. 완벽한 악역은 존재하지 않는단 말인가? 백윤식 아저씨, 정말 도사 같더라. 맘에 들어요. 짱이에요! 어설픈 신선들. 다 네놈들 땜에 일어난 일이거늘 왜 그리 대처능력은 모자라는지. 쯧. 그래서 더 재미있긴 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