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눈아이'와 '백설공주' 어느 쪽이 정답일까? <신데렐라는 재투성이다>가 나중에 나온 책이지만 어찌 하다 그 책을 먼저 읽어버려서 그런지 이 책은 좀더 서툰 느낌이 난다. 학생들을 앞에 두고 강의할 때 쓰려고 만든 초고 같은 느낌도 나고 두 책이 모두 '진짜 독일 동화는 이것이다'라는 명제 아래 쓴 책이라 색깔이 똑같으니 읽다가 하품난다. 물론 작가는 열심히 그림형제가 쓴 책들과 독일 구전 동화를 연구하고 그에 따라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조목조목 잘도 짚어주었지만 사실 약간 억지를 부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백설공주>를 열심히 연구해서 독특한 논문 하나 쓰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3과 7이라는 숫자, 빨갛고 하얗고 검은 색이 독일에서 가지는 의미를 본 것은 매우 인상적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설공주>가 꼭 <새하얀 눈아이>로 번역되어야 글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는 작가의 주장에는 열렬히 따라갈 수가 없는 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