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주류가 되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가!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구체적인 어떤 직업이 아니라 '부자되기'가 답으로 돌아온다. 하고 싶은 일이 없고 되고 싶은 게 없으면서도 어른들이 꿈꾸는 것처럼 사회의 주류가 되어 편하게만 살고 싶은 게 아이들 꿈이다. 꿈이 사라진 세상에서 비주류로 살아가는 아이들 이야기. 좋은 것만 먹고,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듣게 하고픈 부모들에게 이런 아이들은 감추고 보여주고 싶지 않은 어둠일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세상은 주류만을 위해 열려있지 않다고, 비주류도 이렇게 꿋꿋하게 잘 살고 있다고, 공부 좀 못하고 주목받지 못한 삶을 살고 있어도 우리는 이렇게 건강하다고 이 아이들은 욕이 섞인 그들만의 언어로 외치고 있다. 기능사 자격 하나도 따지 못해 실습도 못 나가던 공고 3학년 녀석들은 여러 모로 골치 아프다. 집에서는 엄친아 때문에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고, 학교에서도 그닥 좋은 취급을 받지 못한다. 그런 그들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월급은 다른 애들에 비해 조금 떨어지지만 한 달에 90만원! 그 정도면 집에서 고난을 감수하는 것보다는 나으리라는 생각에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도착한 곳은 산골짜기 철탑 공사 현장. 온통 노인들 뿐인 마을 둘러보아도 숨만 막히는 그곳에서 4명의 아이들은 하루하루 커간다. 이제야 비로소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다른 이들에게까지 생각이 미치게 된 것. 재미있게 읽히는 이야기지만 결말 부분에 보여주는 급격한 해피 앤딩이 조금 걸린다. 세상은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주다가 뜬금없이 그래도 세상은 살 만 한 거라고 어거지로 갖다 붙인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학교 안에서 숨막히는 아이들이 읽으면 통쾌하게 느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