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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니 빠진 꼬마 비버 타라담트타라담티담
릴레 뵤른 지음, 조국현 옮김 / 아가월드(사랑이)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까치야 까치야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 이런 노래를 부르며 빠진 이를 지붕 위로 높이 던지고, 행여나 이가 지붕 위에서 또르르 굴러 떨어지면 새 이가 나오지 않을까 봐 정성스럽게 다시 주워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높이높이 던지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새롭다. 다 커버린 지금도 치과 가는 일을 제일 끔찍하게 여기는 어른들의 마음 속에도 어린 시절 이를 빼고 놀림을 당하고 새 이를 기다리던 기억은 생생할 것이다.
꼬마 비버 타라담트타라담티담이 돌멩이에 실을 묶어 떨어뜨렸던 것처럼 이를 빼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했었는데 실로 이를 묶은 채 획 잡아채는 방법과 흔들리는 이를 살살 돌려 빼는 방법, 무언가를 먹다가 덩달아 이가 빠지는 경우도 허다했고, 높이 폴짝폴짝 뛰는 고무줄 놀이에서도 충격을 받아서인지 이가 빠지곤 했다.
‘이빨 빠진 금강새, 우물 앞에 가지 마라. 붕어 새끼 놀린다’ 키득키득 웃던 물 속 가물치의 표정에서 그런 노래가 읽혀진다. 이가 빠져버린 꼬마 비버를 놀리긴 했지만 미안한 마음에 마법사 미라쿠이의 도움을 받아 모두들 이가 빠진 채 나타나는 장면은 참 따뜻하다.
이에 김을 붙이고 나타나 억지로 웃기려고 하는 코미디언들처럼 어색해 보이지만 개구리가 들고 있는 올챙이에게서 검은 이를 발견하는 순간 배꼽을 쥐고 웃게 만드는 유쾌함이 있다. 한 쪽 귀가 축 늘어진 토끼를 위해 모두들 한 쪽 귀를 수건으로 붙잡아 매고 나타났던 동화도 생각이 나고.. 두 책 모두 좋은 친구를 둔 주인공의 행복감이 느껴진다.
이 책은 그림도 상당히 재미있다. 언뜻 보기엔 그냥 스쳐 지날 수 있는 구석구석에 흡사 숨은 그림 찾기를 해보라는 것처럼 다양한 그림들이 표현되어 있다. 비버의 식탁 위에서 자신들의 식량을 나르는 개미들을 찾아볼 수도 있고, 교수님의 서재에서 비버처럼 긴 이를 한 고흐의 자화상을 발견하는 재미라든가, 축 늘어진 꼬마 비버의 얼굴 뒤로 열기구를 탄 코끼리의 모습 등 눈을 크게 뜨면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되어 이야기와는 전혀 상관없지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꼬마 비버 타라담트타라담티담은 두 권 째의 이야기이다. 첫 번째 책은 꼬마 비버가 태어나 아빠 비버가 주민등록을 하러 가는 길에 흥얼거린 노래 ‘타라담트타라담티담’이 그대로 이름이 되어버린 이야기인데 외우기 힘든 이름 때문에 속상해 하는 비버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이 갖고 있는 매력은 간단한 줄거리와 재미있는 그림, 더불어 나와 같은 경험을 한 비버와 동지 의식을 느끼는 데 있지 않을까? 갑작스럽게 떠오른 궁금증 하나 젖니와 영구치. 젖니는 ‘이’라는 명칭을 쓰면서 영구치는 왜 ‘치’를 붙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