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는 안경을 쓰지 않아 눈높이 그림상자 20
에인슬리 맨슨 지음, 딘 그리피스 그림, 박향주 옮김 / 대교출판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앞 이빨이 빠지고 말라깽이에다가, 머리를 양 갈래로 땋은 앨리슨은 거기에 한 수 덧붙여 안경까지 끼고 있는 발레리나이다. 이 책은 특히 이런 앨리슨의 이쁘지 않은 모습을 솔직하게 담아낸 것과 아울러 다양한 각도에서 잡은 그림 속에 살아 있는 아이들의 표정들이 너무도 자연스럽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벤의 엉뚱함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앨리슨의 모습이 천진해서 우리를 미소 짓게 한다. 벤은 진지하게 자기 세계에 빠진 앨리슨을 다시 보게 되고. 재롱이나 떠는 강아지와 바꾸고 싶었던 앨리슨은 소중한 동생으로 변한 것이다.

몇 십 년만 거슬러 올라가도 누구나 동생 한두 명은 있기 마련이었고 어딜 가도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 동생을 피해서 단거리 달리기 선수처럼 친구들과 도망 다닌 기억도, 벤처럼 동생이 귀찮다는 생각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여기저기 학원을 전전하느라 바쁘지도 않았고 특별하게 할 일이 없던 그 때는 동생들과 어울려 싸우기도 하고 같이 벌을 받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제애라는 것을 깨닫기 마련이었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동생이 나와 어울려 같이 커가는 존재라기보다 내가 받을 사랑을 빼앗아 가는 방해꾼 정도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가족의 소중함을 잃어가는 요즘 이런 책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가족의 소중함이나 형제간에 따뜻한 우애를 보여주는 건 필요한 일이다.

상상력이 독특하게 전개된 책도 좋지만 일상을 자연스럽게 다룬 이런 책들이 그래서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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