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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등 이펙트 - 지금 누군가 나를 조종하고 있다!
로빈 스턴 지음, 신준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씩 미용실에 가야만 보게 되는 잡지들은
머리하는 동안 그 따분한 시간을 잊게 만드는 서비스인 셈인데
광고가 반을 차지하고 나머지 반 중 또 반은 온갖 연예계 소식이 난무한다.
더불어 자주 보게 되는 기사는 이름하여 '심리 테스트'
아무 생각 없이 yes 나 no를 따라 가다 보면
그럭저럭 나와 비슷한 구석이 있음을 발견하곤 한다.
이 책을 반의 반 가량 읽었을 때 머리엔 비닐 캡을 둘러 쓰고 앉아
잡지에 나온 심리테스트를 받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지금부터 셋을 세면 당신은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하나, 둘, 셋!"
억지로 주입시키려는 듯한 강렬한 인상은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나아지지 않았고
그게 거부감이 되어 돌아왔다.
혼자 살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의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는 일인데
작가는 다른 사람의 영향을 안 받는 것만이 행복한 일인 양 이야기한다.
여기 나오는 사례들 대부분이 나쁜 영향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별로 문제될 게 없긴 하지만 많은 독자들은 서로 간에 건강한 영향을 주고 받으니
이 책을 읽은 다음 나처럼
'내가 방금 했던 말이 저 사람에게 어떻게 들렸을까?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 되는 게 아닐까? '
하는 생각에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물론 이런 사례들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는 자기의 모습은 없는지 돌아보는 일은
꽤 괜찮은 일이긴 하다. 나로 인해서 다른 사람의 삶을 망치는 일은 없어야 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