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로 칼비노. 처음 듣는 이름인데 보르헤스와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함께 현대 문학의 3대 거장으로 손꼽힌단다.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에휴.. 어쨌거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은 오랜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에 든다. 매번 판형을 바꾸거나 겉표지가 바뀌면 사실 책을 모을 기분이 나지 않기 때문인데 그래봐야 내 책장에 민음사 책들은 사실 몇 권 되진 않지만 그래도 서점에 나란히 앉아 있는 그 책들을 보는 기분이 쏠쏠하다는 의미도 된다. 열두 살에 나무 위에 올라간 코지모는 죽을 때까지 나무에서 내려오지 않고 생활한다. 그게 가능한 일인지는 제쳐두고 이야기는 아주 흥미롭게 진행되는데 코지모는 나무위에서 도무지 못하는 일들이 없다. 사냥을 하기도 하고 물을 긷기도 하며, 세수도 하고 용변도 보고 잠도 자고 사람들에게 길을 알려주기도 하고 토론에도 참여하고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도둑을 잡기도 하고 그리고 그를 뒤흔들어놓은 평생의 연인 비올라를 죽도록 사랑한다. 매혹적인 인물이긴 하지만 뭔가 붕 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럴듯한 이야기에 잘 빠지는 편인데도 한 발은 땅 위에 딛은 상태에서 나무 위의 그를 훔쳐본 것 같다. 주석을 살펴보는 일이 글의 흐름을 방해한다고 느끼는 건 나뿐일 수도 있고 내가 모르는 어떤 사건이나 배경에 대해 주석이 달리는 일이야 어쩔 수 없지만 외국어가 등장하는 족족 외국어를 그대로 갖다 쓰고 무슨 뜻인지 알기 위해 주석을 봐야 하는 불편함이 책에 몰입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