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악이 반달문고 14
김나무 지음, 강전희 그림 / 문학동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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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근깨가 뺨에 뿌린 듯 돋아있고 눈이 안 보일 정도로 환하게 웃으면서 보자기 책보를 메고

그 넓은 오지랖 만큼 다리를 쭈욱 벌리고 어디론가 달려가는 싱그러운 춘악이 모습이

책을 덮은 후에도 계속 따라왔다.

제 일보다는 남의 일에 눈길을 더 주고 불쌍한 것도 불의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마음씨 착하고 당당한 춘악이는 시종일관 씩씩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어도 어머니와 동생들을 위해 힘을 내고 마을을 지켜주는 나무를

창해 아버지가 팔았을 때도 조목조목 따지고 들어 혼쭐이 났으면서도

창해가 물에 빠졌을 때 망설임도 없이 뛰어들고 보는 춘악이는 영락없는 큰언니다.

살림밑천이라고 부르던 맏이.

그런 춘악이를 엄마로 둔 지은이를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왠지 춘악이를 닮았을 것 같다.

그 사랑스런 마음을 닮아 이런 책을 써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읽는 데 부담이 없으면서도

산골에서 뛰어노는 한 여자 아이만을 재미있게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담담하게 그 시대가 갖는 아픔이 한곁에서 따라오는 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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