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 아래서 거울을 꺼내 들고 입을 최대한 크게 벌려본다.

각도를 이리 틀고 저리 틀어봐도 입 안은 제대로 뵈질 않지만

그래도 목젖이 흔들리는 오른쪽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또, 부었다.

편도선이 너무 자주 부어 어릴 때부터 수술하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칼 대는 게 별로 좋지 않을 거라는 주위의 만류로 인하여 아프면 아픈 대로 그럭저럭 참으며 살아왔고

그러다가 그게 큰 탈이 되었던 건 12년 전쯤. 감기 기운만 있으면 바로 부어버리는 편도선 때문에

겨울이면 매일 약을 대고 살아야 했지만 그땐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하던 시기였고

아직 진단이 내려지지 않아 약을 먹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고민만 하다가

결국은 물 한 방울도 못 삼키게 되어서야 울며 불며 병원에 실려갔다.

당직 의사가 커다란 주사기로 가득 고름을 뽑아내고 미련하게 왜 참느냐고 했을 때

아이만 낳으면 당장 수술하리라 마음 먹었건만, 아직까지도 이러고 있다.

제발 오늘 먹는 이 약으로 얌전하게 가라앉아주길..부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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