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넘 사진전

세계 거장들이 찍은 한국의 모습을 보러 예술의 전당에 다녀왔다.

한겨레에 몇 컷씩 감질나게 올라오는 사진들에 매료되어

정말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갔나보다.

처음 가보는 예술의 전당은 볼 거리가 참 많았지만

막상 보고 싶었던 사진전은 실망했다.

글쎄..

그들이 보는 한국의 모습은 어두웠다.

다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작품이라고 내놓은 사진들은

한결같이 그들이 살고 있는 곳과는 전혀 반대되는 이상하고

전형적인 동양의 모습을 찾으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할 뿐

생기있고 발랄하고 살아있는 한국의 모습은 그저 주제를 던져주고

여러 사람이 찍은 그곳에서만 볼 수 있었다.

얼마나 오래 한국에 머물면서 그런 사진들을 찍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마치 사람들에게 처음 알려지는 오지에서 나와는 문화가 다른 사람들을

마냥 신기하게 보면서 미개인이라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보았을 때

눈으로 느껴지는 그것들을 사진에 담은 듯 불쾌한 부분도 있었다.

모르겠다.

내가 마치 엄마의 심정으로 내 새끼 잘 난 것만 보여주고 싶은데

몰래 흉만 들춰내는 사람을 만난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그래도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돌게 만든 전시장을 걸으며

잊을 만하면 괜찮게 여겨지는 모습을 보았으니 위안을 삼아야겠지.

참, 사물을 쳐다보는 시선이 다른 건 배울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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