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는 길에 잠시 앉아 땀을 식히던 의자에서 바로 눈에 꽂히는 게 있었으니

바로 'KTX 타고 해병대 체험'이었다.

흠, 그거 괜찮겠다. 1박 2일인데다 특별히 다른 운송수단이 필요하지 않으니 한 번 시켜봐야지.

친절하게도 일정이 나와 있었는데 해병대 체험이라면 으레 들어 있어야 할 것들이 줄줄이 엮어 있다가

이틀째 일정에 아주 기가 막힌 게 나왔다.

눈에 확 뜨이게 노란색 글씨로 굵직하게 써 놓은,  이름하야 '이명박 대통령 생가 방문'이란다.

해병대 체험에 난데 없이 등장한 이 어이없는 일정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

아직 역사 속 인물이 되지도 않았는데, 현직 대통령 생가 방문이 그렇게도 필요했더란 말인가.

손을 마구 비비느라 누구 손바닥이 발바닥이 되지나 않았을까.

씁쓸한 귀가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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