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아이들 - 개정판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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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너무 좋아하는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가 가르쳤던 아이들과 영향을 준 많은 사람들로 인해 삶을 제대로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삶 속에서 방황하던 시절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곳곳에서 드러나는 아이들 모습 속에서 작가가 이미 작품으로 발표했던 모델들이 보이면

괜히 아는 친구를 길에서 우연히 만난 것 같은 반가움이 있고

존경해마지않았던 하야시 다케지 선생님의 교육관을 들으면서 아이들을 제대로 봐주지 않는 나를 반성하게 된다.

사람들 속에서 상냥함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분이기에

힘든 삶을 살면서도 그토록 맑고 아름다운 작품을 쓸 수 있었던 거구나.

 

지금은 태풍이 한창

- 5년 사사오 스스무

지금은 태풍이 한창

나는 태풍이 아주 좋다

남자다우니까

선생님도 틀림없이 태풍을 좋아할 거다

풍속 40미터면 어때

갑자기 편지를 쓰고 싶어졌다

정전이라서

촛불을 켜고 편지를 쓴다

지금쯤 선생님 뭐 할까

 

사사오 스스무는 선생님이 가르쳤던 아이로 거의 해독할 수 없는 글자로 글을 썼지만

선생님과 공책을 주고받으며 글을 쓰는 것을 참 좋아했는데 어느날 무심코 좀 알아볼 수 있게 쓰라는 말에

상처를 받고 "필요없어!"하고 소리친다. 이해해주는 척 했던 걸 알아챈 것이기에 선생님은 열흘을 거듭해서

사과를 하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다는 일화였다.

아이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진심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선생님이었기에

촛불을 켜고 편지를 쓰고 싶을 정도로 사랑받는 선생님이었을 하이타니 겐지로.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반성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을 생각하고 연구했던 진정한 선생님.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이면 이미 다 컸다고 여기지만 어쩌면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크는 존재가 아닐까?

손톱처럼 계속 자라서 중간중간 다듬어줘야 하는 마음이라는 존재를  키우며 산다고 우기고 싶다.

작가가 평생을 마음을 다듬으며 살았던 것처럼 나도 오늘부터는 인간이 가진 상냥함에 몰두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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