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고양이는 우리 집에 한 마리밖에 없었다. 우리 큰 언니.

식구들 중에 원산이 고향이신 울 아버지와 함께 딸 넷 중 유독 큰 언니만 생선을 즐겨먹었는데

본인은 정작 비린내를 못 참아 하시면서도 두 명이나 되는 사람이 좋아하는 지라

항상 밥상에 생선 반찬을 올리시던 울 엄마 덕분에 나도 구경은 실컷 하면서 자랐다.

어릴 때는 대문을 열기만 해도 맡아지는 갈치 굽는 냄새, 조기 굽는 냄새, 고등어 조림 냄새

갖가지 생선 반찬 냄새에 인상을 잔뜩 찡그리기부터 했는데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또 나와는 다르게 생선을 좋아하니까 울 엄마처럼 나도

생선 반찬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난 우리 엄마의 발 뒤꿈치도 따라가기 어렵다.

가끔은 억지로도 하지만 싫은 건 정말 싫어서 생선 냄새 안 맡아도 되는 멸치만 이렇게 볶아대고 있다.

이것도 생선이라고 자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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