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안 쪽에 심었던 라일락은 담장을 따라 어디곤 향기를 흘렸다.
멀리까지 진하게 마중나오던 라일락 향기에 취해
집에 다 왔다는 안도감에 취해
봄 밤은 그렇게 향기로웠는데
이젠 그 집터에 5층짜리 빌딩이 들어서고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고스란히 넘겨줘야 했던 그 집도,
그 집에 대한 추억도 너무 아련해졌지만
봄이 되어 라일락이 피고 나면 다시 그 시절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