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4월 8일, 부처님 오신날을 기념하는 등들이 내걸렸다.

기원을 담아 정성으로 내거는 등.

마음으로 거는 등이건만, 어느 절에서는 법당 부처님에 가까울수록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한다.

1년내내 걸어놓는 등이고, 교회처럼 십일조 헌금을 걷지 않기에 특별히 절에서 재원을 마련할 일은

없다고 하지만 너무나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한 절들이 가끔 보인다.

가족들의 건강을 기원하고, 내가 복을 많이 받기 바라는 대신 복을 많이 짓기를 기원하는 등.

그래서 연등을 만들 때 연잎 한 장 한 장을 떼어내서 한 쪽을 꼬아 붙이는 작업을 하는 동안

경건한 마음으로 만들어 불자들에게 건넬 때 기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등이건만

돈으로 환산되어 걸려 있는 등들을 보면 왠지 씁쓸하다.

어느 가난한 여인이 등을 밝힐 기름을 살 돈이 없어서 구걸하여 등을 밝혔더니

그 여인의 정성이 가득 담겨 있기에 부처님이 잠드셔야 할 시각까지 활활 타올랐다고 한다.

 

나와 이웃의 앞길까지 밝혀주는 등이 부디 그 가난한 여인의 등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환하게 켜지기를 기원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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