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抄
-서정주
무어라 하느냐 너무 앞에서
아아 미치게 짓푸른 하늘
나 항상 나 배도 안 고파
발돋움하고 돌이 되는데
나도 가리라 너를 따라서
산과 산 새이 해질무렵엔
작은 배처럼 조용히 취해
바람과 같이 흘러 네리는
나는 한낫의 정령이로다
버러지 우는 하늘의 풀밭 우를
나는 오늘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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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미당이 31세에 발표한 작품이랍니다.
어느 시집에도 빠져 있는 것을 동아대 박철석 교수가 발굴했다는군요.
간간이 보이는 이상한 표현들은 제가 잘못 친 게 아니라
쓸 당시의 표현 그대로라서 그렇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적에 한참 좋아했던 시인이라 그런지
낯익어서 진부하게 느껴지기까지 한 표현들이
그냥 좋습니다. 가을이 너무 익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정말 미치게 '짓푸른 하늘'입니다.
할머니댁으로 가는 길을 신발도 안 신고 걸었습니다.
한참을 걸었는데도 위를 쳐다보니 아직도 다리가 걸려있어
꿈에서도 '아 참 여긴 시골이지'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골에서 그러잖아요. 조금만 가면 되유..
그리운 모양입니다. 천둥벌거숭이로 그저 뛰어다니던 행복한 시절이.
그 길을 걷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