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프란스 인을 나서며 - 강화읍 선원면 신정리에서

-유인채


여기 더리미 마을에 종鐘소리 울리는데
내가 돌을 던졌구나
네 가슴에 쩡-금가는 소리

마음이 팍팍하다
그동안 저기 저 모래사장에다
사랑을 쌓았던가
여윈 바람에도 마음은 쌀겨같이
스르륵 스르륵 날려다녔던가

어스름 대낮, 하늘 빛은 온통 잿빛이다
우리는 톱밥난롯가에 앉아
아무 말 없이 톱밥 한 줌 불에 던진다
불꽃이 타다닥 튀면서
먼저 섭섭했던 내가 섭섭해하면 안된다고
윽박지르득시 지지지직- 타버린다
바닥에는 땅콩 껍지이 널려 있다
땅콩을 까서 탁자에 올려 놓는다
심통난 땅콩이 데굴데굴 굴러가며
그건 고의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실수였다고
말하면서 휙 토란진다

예상대로 눈이 오기 시작했다
잠깐 사이 세상이 하얘졌다
나는 점점 굵어지는 눈발을 보며
잿빛이 순백색이 되는 비결과
세상을 일순 순백으로 만드는 힘에 대해 생각해 본다

마음이 푸근해졌다
그래, 저 언덕을 내려가기 전에 너와 나는


****
오늘 같은 날은, 갤러리 프란스 인엘 가고 싶다
강화도 길을 돌아가면 조용하게 서 있는 그곳
조각하는 사람을 따라 몇 번을 가 본 곳
아주 늦은 가을녁에 한 번, 더운 여름 날에 한 번
그리고 동생과 아이들을 데리고 또 한 번
맨 나중에 갔을 때 거긴, 문을 닫아 둔 상태였다
왜 그랬을까?
얌전한 화장실 뒤로 낮은 담장과 그 담장 너머로 보이는
깨끗하고 순박한 시골길이 정겨워서
찾아가면 급한 볼 일도 없으면서 화장실 그 담을 먼저 갔었는데...

카페도 하나 붙어 있는데 거긴 주인을 불러 문을 열고 들어가야했다.
언젠가 한 번은, 그래..2000년 2월 20일이다.
박수근 판화전이 열렸다.
거기서 38개월 된 우리 명호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질문 던지기에 바빴다.
결국 엽서 한 장 고르랬더니 아주 귀엽게 생긴 호랑이 그림을 골랐다.
지 이름에 '호'자가 붙은 걸 알고 있었던 듯.
기념으로 그 엽서에 내가 글을 쓰고 코팅을 해 놓았다. 나중에 크면 보라고..

이 시에는 별로 갤러리 프란스 인에 대한 느낌을 많이 살려놓지 못했지만
선배에 대한 예우로 한 번 올려봤다
연휴도 끝나가고 몸이 조금 편해지니까 여행이 가고 싶은 모양이다
거기서 마시던 대추차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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