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째서 무엇이 이렇게
-이성복
어째서 무엇이 이렇게 내 안에서 캄캄한가
옅은 하늘빛 옥빛 바다의 몸을 내 눈길이 쓰다듬는데
어떻게 내 몸에서 작은 물결이 더 작은 물결을 깨우는가
어째서 아주 오래 살았는데 자꾸만 유치해지는가
펑퍼짐한 마당바위처럼 꿈쩍 않는 바다를 보며
나는 자꾸 욕하고 싶어진다
어째서 무엇이 이렇게 내 안에서 캄캄해만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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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린 목소리 하나가 아직도 남아있다.
누구냐고 물으면 조그맣게 내 이름을 말해주는.
순식간에 엄지손가락이 입속으로 들어가고
내 몸은 점점 움츠러져 태아와도 같은 자세가 된다.
어린 양하는 폼이 아주 역겹다.
나이도 많은 주제에 덜 들어 보이려고 노력하는 폼도 우습다.
이 나이에 아줌마라고 불리는 게 당연하거늘
누가 아줌마라고 부를라치면 뒤돌아보지 않으려 안간힘 쓰는 모습에
쓴 웃음이 날 지경이다.
왜 이렇게 유치해지는가
누가 날 이렇게 만드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