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눈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이야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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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길다.
게다가 이 시는 내가 좋아하는 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를 올려본 까닭은
'지란지교를 꿈꾸며' 이 제목을 보는 순간
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시절 왜 이 시가 그렇게 유행이었는지 모르겠다
너도 나도 이걸 손수 정성껏 쓰고 코팅을 해서는
서로 바꿔 갖거나 선물로 주는 게 유행이었다.
글씨체도 하나 같이 끝을 심하게 꺾어 세모꼴이 되어버린
그런 글씨체로 썼었지..
그때 친구들..기억난다.
그런데 참 희한하기도 하지.
이름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얼굴들만 둥둥 떠다닌다.
아, 오늘은 졸업 앨범이라도 들춰봐야겠네..
얘들아, 어디서들 잘 살고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