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비린 사랑 노래 2

-황동규

 

오늘은 안개비가 내리다 말고

다시 공중으로 올라갔습니다

먼지 너무 많아 땅을 채 적시고 싶지 않았을까요.

많은 사람 속에서 안 보이는 사람이 되어

거리를 걸을 때 그중 편안합니다.

두리번대며 상점 속을 살피기도 합니다.

얼마 안 가 안개비도 나를 피하겠지요.

그때 나는 내 몸 적실 비를 찾아

계속 사람 속을 헤매겠습니다.

 

******

 

나는 정말 미시령이 좋다

그것도 장마철의 미시령.

너무 위험해서 출입금지 자주 되는 그곳이.

멀미도 많이 하면서 구불구불한 그 길을 올라갈 때마다

느껴지는 아슬아슬함이 좋다

죽음 앞까지 왔다갔다 하는 그네를 탄 기분..

이 시가 들어있는 시집이 바로

<미시령 큰바람>이다.

 

미시령을 느껴보고 싶어서

이 시집을 펼쳐들면

어디에고 미시령은 없다

바람 뿐이다.

 

너무 추워져서 옷깃을 여미고 있다

여기도 외로움이 난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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