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물의 마을을 꿈꾼다

-유하

 

내 몸 물처럼 출렁이는 꿈을 꿉니다

내 몸 그대에게 물처럼 흐르는 꿈을 꿉니다

나 그대 앞에서 물처럼 투명한 꿈을 꿉니다

물처럼 투명한 내 몸 속, 물처럼 샘솟는 내 사랑 보입니다

내 사랑에 내가 놀라 화들짝 물방울로 맺힙니다

드맑은 그리움 온통 무거워지면

물방울로 맺힌 내 몸 다시 흐르기 시작합니다

수만 가지로 샘솟는 길을 따라 내가 흩어져 흘러갑니다

그러나 물방울의 기억이 그대 눈빛처럼 빛나는 시냇가에

내 사랑 고요히 모이게 합니다

오오, 달비늘로 미끄러지는 내 사랑

갈대 밑둥을 가만히 흔들고 지나갈 뿐입니다

바위 틈에 소리없이 스미고 스밀 뿐입니다

내 몸 투명한 물이기에

이 세상 어느 것보다 낮게 흐릅니다

이 세상 모오든 것을 비켜갑니다

그대마저도 비켜갑니다

그 비켜감의 끝간데, 지고한 높이의 하늘이 있습니다

놀라워라, 그 순간 그대 가슴속에 끝없이

범람하고 있는 내 사랑 봅니다

나 그대 몸 속에서 오래도록 출렁입니다

나 그대 시내 같은 눈을 보며 물의 마을을 꿈꿉니다

그 물의 마을, 꿈꾸는 내 입천장에서 말라붙습니다

내 몸 물처럼 출렁이다 증발되듯 깨어납니다

오늘도 그대를 비켜가지 못합니다

 

****

어젯밤, 수영도 못 하는 내가 물 속에 들어가

허우적대다 급기야 기절하는 꿈을 꾸었다.

감기 걸려있어서 그런 꿈을 꾼 것일까?

물을 너무나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무서워하는 나는

이런 꿈에 약하다

 

물은 회귀본능을 나타낸다고도 하는데

난 엄마 뱃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은 걸까?
언제나 현실도피적인 나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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