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
-김춘수
새벽 네시
이불 밖으로 나온
콧등이 시리다
세계의 모든 아침이 다
발을 멈추고 나를 본다
먼저 핀 시로미 꽃이 한데서
입술을 떨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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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에도 나는 낮밤이 바뀌어
엄마를 무척 힘들게 했다는데
다 큰 지금도
밤에는 잠을 자기가 싫고
아침이 부옇게 밝아올 때쯤이면
짧은 잠이나마 푹 자고 싶으니 참..
아침 일찍 일어나 이것저것 하리라던 계획은
어제 저녁 새로 얻은 책을 좀 보느라 늦게 잔 것을
핑계로 또다시 잃어버린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맞은 오늘 아침
무척 춥다
꽃샘추위
눈까지 내리시는데
이 눈이 내가 볼 꽃들을 얼리지 않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