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

-김춘수

 

새벽 네시

이불 밖으로 나온

콧등이 시리다

세계의 모든 아침이 다

발을 멈추고 나를 본다

먼저 핀 시로미 꽃이 한데서

입술을 떨고 있다고.

 

****

어릴 때에도 나는 낮밤이 바뀌어

엄마를 무척 힘들게 했다는데

다 큰 지금도

밤에는 잠을 자기가 싫고

아침이 부옇게 밝아올 때쯤이면

짧은 잠이나마 푹 자고 싶으니 참..

 

아침 일찍 일어나 이것저것 하리라던 계획은

어제 저녁 새로 얻은 책을 좀 보느라 늦게 잔 것을

핑계로 또다시 잃어버린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맞은 오늘 아침

무척 춥다

꽃샘추위

눈까지 내리시는데

이 눈이 내가 볼 꽃들을 얼리지 않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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