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둑 1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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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겁이 많고 소심했던 어릴 적의 나는 우연찮게 본 기사

- 유명 영화배우 00씨가 생리 기간 중 백화점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걸렸다 -때문에 한동안 마음이 휘둘려

물건이 많은 곳에 가면 괜히 의심을 살까 걱정이 되어 주머니에서 아예 손을 빼지 않을 때도 있었고

무슨 합창단원처럼 얌전히 앞으로 모으고 걸어다니기도 했으니 누가 보면 더 의심스러워 보였을 것 같다.

도덕적인 관점에서 도둑질은 참 나쁜 일이지만 왠일인지 리젤의 책 도둑질은 루디가 얘기하듯

도둑질이 아닌 듯한 생각이 드는 건 서점에 가서 그 많은 책들을 보며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기 때문일 게다.

열 권의 책이 리젤에게 생기는 과정을 '죽음'이 중계를 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 독특한 냄새를 풍기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암울하기만 한 것도 아니어서 읽을 맛이 난다.

처음에는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독일어(대부분은 욕을 뜻하는 말들)가 상당히 눈에 거슬려서

왜 이렇게 쓸데없이 그대로 옮겨놓았을까, 그 말들이 주는 어감을 주고 싶은 욕심이 너무 과한 거 아닐까

그렇다면 원서로 읽지 뭐하러 번역서를 읽는단 말이냐..혼자 주절주절 떠들고 있었지만

두 권을 다 끝내고 책장을 덮을 땐 나도 모르게 로자처럼, 리젤처럼 자우멘슈..이렇게 중얼거리게 되었다.

한스의 친분으로 숨겨주게 된 유대인 막스가 리젤에게 선물한 짧은 이야기는 또하나의 훌륭한 책이다.

히틀러가 등장하는 암울한 시기지만 책도둑 리젤을 통해 말이 갖는 힘을 느끼게 해주었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서 훈훈했다.

누군가 리젤처럼 내 방에 들어가 책을 한 권 훔쳐가고 싶어한다면 나도 시장부인이 그랬듯이

책 한 권을 삐죽이 세워놓아 눈에 뜨이게 하리라..바로 이 '책도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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